등선대에서 내려와 용소삼거리 방향(주전골)로 간다..

어차피 길은 외길이다..

 

내리막 데크길에 난간을 벗어나기 어려워 점심 먹을 곳을 찾기도 어려운데..

다행히 난간이 없는 곳을 발견하고 밖으로 나가 계곡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점심후 하산길 철망을 씌운 데크길이 나온다..

이 등산로에서 낙석사고가 생겨 7년간 등산로를 폐쇄한후 안전공사를 마치고 개방한 것이란다..

 

 

사방 기암이 둘러쌓인 곳에 등선폭포가 떨어진다..

신선은 떨어지는 물줄기를 타고 선계로 올라갔나??

 

 

 기봉 계곡 사이를 걷는 것으로 마음은 신선이 되는듯하니 "등선"이란 이름과 딱맞아 떨어진다..

 

아름답지 아니한가?

아이슬란드에서 온갖 지형을 실험해본 조물주가 완숙한 경지에서 이런 지형을 창조하고 마음 흡족하엿으리..ㅎ

 

 오솔길을 고색창연하게 장식하는 거목들..

 

십이폭 전망대에 올라 주변의  만학기봉을 둘러본다..

 

신선이나 나한이 늘어선 모습같기도 하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니 십이폭포가 시원하게 흐른다..

 

여산폭포가 비류직하삼천척이라면  십이폭포는 와류 쿨러닝 삼천척이다..ㅎ

 

급류기봉이 어우러진 멋진 계곡이다..

 

시원한 물줄기가 단풍갈증을 대신 풀어준다..<계속> 



원래는 화순 적벽을 가고 싶었는데..지난번에 비때문에 취소되고, 이번에는 인원부족으로 취소...

꿩대신 닭을 찾았는데, 닭 중에서 싸나운 쌈닭같은 길을 골라부렀네(송가인 버전..ㅎ)



버스도 퉁명스럽게 의암댐 부근 길가에 세워 놓고가버린다..

연락부절의 차들이 연신 빵빵거리며 달리는데서 대충 채비를 정리하니 입장표를 사란다..

잉? 입장료라 고라??

2000원을 받는데, 지역상품권 2000원짜리를 준다..

사실은 춘천시 상가에서 2000원씩 쓰고 가란 말씀이다..




오늘 코스는 의암댐 부근 매표소 - 상원사 - 깔닥고개 - 정상- 흥국사 - 등선폭포로 이어지는 코스..

안내에 의하면, 3시간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그리고 한 귀절이 마음에 걸렸다..악자 들어가는 산 답게 쉽지만은 않다는..

그러나 거리나 시간에 비추어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시작부터 분위기 각이 다르다..

바로 돌 너덜길을 오르기 시작한다..준비운동 구간도 없다..헐..




헥헥거리며 좀 오르면 숨돌리는 구간이 있다..

북한강과 의암댐이 등장한다...

아름다운 풍광으로 위안삼기로 한다...

미인을 좋아하면 호위무사의 고통을 감내해야하듯이..



북한강이 예언을 한다..

갱제가 조까 안좋으니 딸라를 많이 챙겨놔라잉~




다시 오르막을 올라간다...

앞으로 닥칠 구간에 비하면 아주 양반길이다..



상원사 대웅전에 가볍게 목례를 올리고 물을 마시고 숨을 돌린다..

수건을 꺼내 배낭에 단다..

단디 준비한다..


문득 대웅전 주련이 퀴즈를  낸다..


覓他不可見 멱타불가견

出入無門戶 출입무문호

促之在方寸 촉지재방촌

延之一切處 연지일체처


찾아보려고 하지만 보이지 않고

창이나 문 없어도 드나드는 것


작게는 사방 한치도 않되는데

커지면 이 세상을 채우고도 남는 것


??

무엇일까??


힌트.. 여기가 절이라는 거..

또 힌트 달라고??


아예 원문을 제시하마..


可貴天然物 가귀천연물

獨一無伴侶 독일무반려

覓他不可見 멱타불가견

出入無門戶 출입무문호

促之在方寸 촉지재방촌

延之一切處 연지일체처

你若不信受 니약불신수

相逢不相遇 상봉불상우

 

본디 생긴 그대로 소중하고 귀한 것

이 세상에 아무것도 짝할 수 없는 것


찾아보려고 하지만 보이지 않고

창이나 문 없어도 드나드는 것


작게는 사방 한치도 않되는데

커지면 이 세상을 채우고도 남는 것


그대 만약 안 믿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만났어도 보지 못하는 것


**

그래도 모른다고라??

삼악산 넘어가면서 "이 뭐꼬" 하면서 가시라..



그게 무슨 힌트냐고??

이사람아!!

이강인처럼 소화제를 씹어서 먹여주는 식의 힌트는 줄 수 없다네..


물을 마셔보면 알지..

찬지 따스한지.. 



그러나, 대웅전 뒤로 나서면 가파른 돌길에 "이뭐꼬" 할 틈이 없다..

내가 장담컨대, 대웅전 뒤에서 정상까지 구간에서 '이뭐꼬" 화두가 흔들리지 않으면 도통한다..ㅎ




정말 숨찬다..

깔딱고개 표지판 앞에서 쉬며 참외를 깍아 먹는다..

그러다 동행과 논쟁이 붙었다..

동행은 표지판을 대충보더니 깔딱고개까지 얼마 남았냐고 묻는다..

내가 여기가 깔딱고개니 잘 보라고 퉁을 놓았다...

그러나, 뒤늦게 알았다..

그 표지판부터 깔딱고개가 시작된다는 것을



바위에 붙은 발판...어디서 많이 본 듯한 모습에 반갑다..

비금도 선왕산에 본 그 모습 그대로..ㅎㅎ



앞에는 악마같은 암릉이, 뒤에는 천사같은 풍광이..

인생이란 이런 양면의 길을 가는 존재들..

두 가지가 균형이 잡히면 살만하지만, 균형이 깨지면 지옥이 따로 없는 세상이다..





힘들면 돌아보라..

그리고 위로를 받으라..


우리의 인생길에서 위로를 주는 것은 무엇일까?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트레킹 길에서

트롯을 좋아하는 사람은 송가인의 노래에서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은 BTS의 춤과 노래에서




마지막까지 많은 땀과 거친 호흡, 안쓰던 근육과 자세를 집요하게 요구한다..








이 코스는 팜프파탈적이다..

틀림없이 내게 무언가를 요구할 것 같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저 아래 붕어섬은 유행에 맞춰 태양광 섬이 되었구나..

정권이 바뀌면 또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북한강과 서울가도 사이에서 삼악산 능선을 타고 정상을 향하는 사람들...

무탈하게 즐기는 사람은 산꾼이고, 머리에 쥐나는 사람은 걷기꾼이다..



드디어 삼악산 정상 용화봉에 도착..

여기도 인증샷찍느라 나래비를 선다..


삼악산의 유래..찾아 볼 것없다..

내 생각에는 올라오면서 세번 악 소리 친다 해서 삼악산이라 했을 거라고 본다..



정상 바로 밑 바위에서 점심을 먹고...몇백미터 내려오는 길 다운 길이 보인다..

이름하여 큰 초원..



큰 초원을 지나면 작은 초원이 나온다..

시간 여유도 있어서 벤취에 누워 처음으로 호사스럽게 오수를 청해본다..

자장가로는 송가인의 노래...

정말 좋았네...노래 재목이 그렇다는 말이다..

이어지는 노래는..

"술잔을 마주 잡고 행복만을 빌었소
그 누가 불러주나 추억의 노래"


그리고

"미련 없다 그 말이 진정인가요
냉정했던 그 마음이 진정인가요"


그래..삼악산에 대해서는 더 이상 미련이 없다..

벤취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제 길은 점점 성숙해진다..

흥국사를 지나자 광고인지 하소연인지 대자보가 눈에 들어온다..



한때 산속에서 자연인처럼 살던 사람도 막내리고 종치는 순간이 다가오는 것이다..



아..좋다..

이런 길을 걸어야 하는 것인데..고생 끝에 이런 길을 만난다...

8년의 무명가수로 고생하다가 이제사 때를 만난 송가인의 심정이 이런 것일까?





작은 계곡이 성의껏 내려주는 개울에서 삼삼오오 모여 발을 닦고 지난 고생을 씻어낸다...

그리곤 다 잊는다..그 때를 노려 세상 시름도 씻겨나간다..

그것이 길이 주는 매력이다...




등선폭포로 다가갈 수록 점입가경..

이구간은 주왕산의 주왕계곡의 느낌을 풍긴다..



갈수기라 고양이 오줌같은 물줄기지만 폭포의 사열이 이어진다..

여그는 주렴폭포...장마때 오면..ㅎ



비룡폭포는 지금 오줌소태 치료중이다..



옥녀담에 앉아 남은 참외 깍아 먹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마디 한다..

"선녀와 옥녀의 차이가 뭔지 아나?"

"몰러"

"선녀는 남자를 모르는 여자고, 옥녀는 남자를 잘 아는 여자지"


그럼 선녀과 나뭇꾼을 만나 결혼하면 옥녀가 되는건가?



승학폭포하고 별거 없다..

물들어 올 때까자 꾸사리 참고 살아야 한다..



마침 매표소에서 받은 지역상품권 찬스가 왔다..

2000원쩌리 1장을 아이스께끼 2개와 바꾸었다...

그러나 아이스께끼 즐길 틈도 없다..

바로 메인요리가 등장했다..

께끼와 사진기 사이에서 손이 당황스럽다..



저 아래 계곡 사이로 내려가 들여다 보면 승선제2폭포가 보인다..

갱년기 여인의 모습이다..ㅎ




어떻게 보면 미국 케년에서 만난 엔틸로프의 편린이 보이기도 한다..





승선 제1폭포 위에서 바라보면, 요르단 비경 페드라 계곡의 편린이 살짝 보인다..ㅎ

(나도 홈쇼핑 호스트할만 하겟지 ㅎㅎ)




25억전에 형성된 차돌(규암)이 만든 소품..




금강굴을 지나면 입구..



돼지는 "좋은 날"이라고 덕담하고, 소년은 대금을 불어 축하해준다..,




마누라 도토리 줍던 날 ..혼자 만든 등잔엔 언제 불을 켜나?

입구에서 남은 지역 상품권으로 군밤을 바꾸어 먹는다..



그렇게 외견상 나름 좋은 걷기로 결말이 나는 듯 했는데..ㅠ.ㅠ

버스가 휴게소에 도착하여 일어서는데 오른 쪽 무릎이 아프다...

아이고..웬일이랴~



<오늘 걷기> 춘천 의암댐 부근 등산매표소  - 상원사 - 깔딱고개 - 정상 - 흥국사 - 등선고개 - 주차장 약 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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