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은 단풍 구경도 제대로 못가고 끝나나 했다.

우연히 TV에서 속리산 상고암을 보게되엇는데, 무거운 짐을 지게로 나르고 맥주를 만들어 보시하는 스님에게 필이 꽂혔다.

그래, 마침 속리산 단풍이 끝물이라도 보자는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새로 장만한 펠리세이드 성능도 테스트하고..ㅎ

삼성 이재용이 중고로 사서 운전햇다는 이 SUV차량은 네비도 실시간 최적경로로 안내한다. 

법주사 다와서 앞에 차가 밀리니까 골목길로 안내해서 교묘히 속리산 호텔근처 소형 주차장으로 안내한다.

 

지난 10월 3주말 - 4주초가 절정이었나 보다.

단풍이 법주사 입구에서 다홍치마로 치장하고 나와 서성이고 잇었다.. 곧 남쪽으로 떠날 차비를 하는 중이었다.

다행히 그녀를 만나 배웅할 수 있었다.

 

오늘은 법주사 입구 - 세조길 - 세심정 - 비로산장 - 상고암 - 천왕봉 삼거리 - 석문 - 상환암 - 세심정 - 원점회귀하는 약 14km 걷기다.

 

주차장 1차당 4000원, 매표소 1인당 4000원을 낸다. 영화 조조할인 값 정도 되나??

입구에서 하늘 다람쥐에 물었다.

"오늘 돈값할까??"

 

아직은 40대 붉음이 남았다.

새빨간 립스틱에 나름대로 멋을 부린 마담처럼 마지막 불꽃을 태울 수 있는 정도로..ㅎ

 

막이 올랐다..

제목은 "호서제일가람"이다.

테마 음악도 있다.

단풍일면 그대 오고 

낙엽지면 그대 가네

 

youtu.be/E7vgjQEQUZw

 

일주문을 들어서면 세조길이 시작된다.

세조의 속리산 법주사 방문은 정이품송 나무 설화에서 시작된다.

 

조카를 죽인 인과인지 자신의 장남도 요절하고, 온몸에 피부병이 난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컸던 모양이다.

세조가 수양대군시절 세종대왕의 명으로 석보상절을 편찬하면서 법주사 복천암 신미대사와 인연을 맺었다.

그를 찾아볼겸 심신수양을 할겸 이곳으로 행차하였단다..

 

단풍과 호수길은 찰떡 궁합이다.

 

그림 속으로 난 길을 걸어가는 느낌이다.

영화 "천국보다 아름다운"을 보면, 죽은 뒤에는 자신이 사랑하는 풍경 속에서 살아간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말이 맞다면 나는 이런 길 속에서 살아가고 싶다.

 

세조길은 입구~ 세심정까지 4km 거리로 끝나고 객들은 좌냐 우냐 선택해야 한다.

시대 흐름은 아니겠지만 좌파 추종자가 많다..

좌로 문장대, 우로 상고암 등 다수..

 

평소 잘 걷지 않던 사람이 단풍구경왓다면 이정도에서 만족하고 돌아가리라..

하지만, 상고암은 이제 시작이다.

 

붉음 아래에서 나누는 대화는 적심(赤心)의 토로일까?

 

삼거리에서 많은 사람이 상환암으로 간다.

우리는 이곳으로 내려온다..

 

무슨 게임 아이콘같은 바위가 대기하고 잇다.

등산객을 잡아 먹을 수도 있겟다..ㅎ

 

비로산장에 도착했다.

한 공무원이 속리산에 반해서 사표를 내고 법주사 앞에서 기념품 가게를 차렸다가 망했다.

그리고 산속에서 움막을 짓고 지내던 것이 산장으로 되었다.

1965년에 문을 열고 2대에 거쳐 운영중이다.. 숙박이 가능하지만 식사는 자취..

 

 

눈에 띄는 글씨 중

무괴아심(無愧我心)..부끄러움 없는 내 마음..

그런데 요즘은 부끄럼움을 모르는 사람이 많아졌다..후안무치들..ㅋ

 

무슨 글자인지 한참 고민했다.

일염연화(一染蓮花)??

일염실진(一染失眞) 한번 물들면(번뇌 망상 등) 참됨을 잃어 버린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연꽃은 더러운 물 속에 있으면서 맑고 향기로운 꽃을 피운다. 

 

** 고수에게 문의하니, 일량연화(一梁蓮花)..연꽃 한다발로 해석하더라..

 

다시 삼거리..경업대, 관음암과 상고암 갈림길이다..

 

벌써 분위기가 유장하고 그윽한 맛이 난다.

 

산길과 계단길이 반반이지만 길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아서 걷기에 나쁘지 않다.

 

바위와 나무..서로 배척하지 않으니 바위에 붙어 살 수있다.

 

원숭이 바위란다..

좌측상단에 원싱이 머리가 보인다..ㅎ

 

두개의 바위 틈을 지나고..

 

 

가파른 계단을 몇번 지나면 상고암이 지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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