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걷기-8월모임에 갔다..
옥천 오후 석탄리 금강을 걷고 반딧불이를 보기 위하여 출발했다..
가는 길에 정지용 생가를 들렀다..
월북이냐 납북이냐 논란이 가라앉은 뒤에야 복원된 생가..
입구에 노래로 더욱 유명해진 시비가 서있다..
생가 마루 천정에 입춘방이 붙엇는데..
엄나무를 엇갈리게 엮어 걸어 놓았다..
잡귀의 범접을 막기위해 그렇게 걸어논단다..
생가 안에 걸린 시..
그 때 대청호가 생길 것을 예상하지 못햇을 터인지만, 이제 금강 물줄기를 막아 눈감을 수 밖에 없는 크기의 그리움의 호수가 생겼다..
석탄리에 이르러 이장님의 안내 설명를 듣는다..
6월 15에 반딧불이 행사가 볼만하다며, 무주의 반딧불이는 300w라 하면 이곳 반딧불이는 3000w쯤 된다고 자랑한다..
그만큼 차량도 통제하고 관리에 신경을 쓴단다..
마을 입구에 꽃마차가 보이던데..위 말들이 마차를 끄는 주인공들인가 보다..
드디어 임도가 나타났다..
오르막 내리막이 엇갈리는 산길이다..
오후 5시무렵에 걷기 시작..
하늘엔 구름이 가득하고 산들바람이 불어 시원하기 그지없다..
참 걷기 좋은 날이다..
한참을 걷다가 땀을 닦고 숨을 돌리며
정지용의 작시 향수를 함께 불러본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 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 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
노래를 부르다 문득 깨닫는다.
"그곳이 바로 이곳이다.."
다시 한참응 걷자니
신록의 숲 사이로 금강이 얼굴을 내민다..
마치 숲의 치렁치렁한 치마를 깡똥하게 묶은 하리띠처럼 단정하게..
저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둔주봉이다..
그 봉우리서 이쪽을 보면 한반도 지형을 좌우로 바꾸어 놓응 듯이 보인단다..
다음엔 저 봉우리에 올라 이쪽을 보기로 했다..
강은 우측편- 둔주봉 부근 독락정과 그위로 청마리, 영동, 금산, 무주를 거쳐 으로 이곳으로 흘러 왔고..
왼편으로 흘러 장계 유원지 부근을 지나 대청호로 들어간다..
점점 날은 어두워져 더 늦기전에 강가가 바라보이는 길가에 들러 앉아 저녁 도시락을 먹는다..
다행이 아직 해가 고양이 오즘 만큼 남아있어 밥이 콧구멍으로 들어가진 않고 술도 입술을 타고 잘 흘러 간다..
중국 명주 노주가 뱃속에서 뜨겁게 기분을 달구는 동안 밤이 되었다..
다시 돌아오는 길은 오르막이고 칠흙같은 어둠에다가 배도 부르고 술도 얼큰하여 발걸음은 더디고 숨을 거칠어진다..
해거름에 출발한 걷기
구름낀 하늘 산들 바람
룰루랄라 내리막 길
땀흘릴 쯤
나무사이로 금강이 나타난다
푸른 신록을 질끈 동여맨 허리띠처럼
어둠과 함께 돌아선 오르막 길
노래소리 작아지고
숨소리 높아진다
구름 가득한 어둔 하늘
달빛도 별빛도 새지 않는 밤
소리없이 반짝이고
유성보다 낮게 흐른 것이 있다
아! 반딧불이다!
금강가 인적 드문 깊은 숲속에
그리운 옛추억이
별빛처럼 살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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