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걷기-9월 모임에 갔다..

오늘은 충북 옥천군 동이면 청마리-가덕교- 가덕리 윗청동으로 이어지는 강변길..

북류하는 금강을 따라 걷는 흙길..

지나가는 차량의 흙먼지 조차도 정겨운 길이다..

 

 

이길은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에서 진입하여 동이면 합금리를 거쳐 청마리로 접근한다..

신정일 저 "대한민국에서 살기좋은 곳 33"에도 소개된 청마리를 지나 가는 길이다..

 

 

저아래 강물에는 아낙네가 옆구리에 그물 주머니를 달고 손에는 수경까지 들고 올갱이를 채취하고 잇다..

보통은 다슬기라고 부르는데, 이지역애서는 특히 올갱이라고 한다.

올갱이는 물이 깊고 물살이 센 1~2급수의 깨끗한 하천에 바위틈에 무리 지어 서식한다.

올갱이 해장국이 일품이다..

올갱이 채취하는 모습을 보니 아직 금강은 깨끗함을 알겠다..

 

 

강변을 따라 걷는 길에  밤이 널려잇다..

바람이 부니 밤알이 뚝뚝 떨어진다..

물길따라 바람따라 걷는 내 마음 만리인들 못닿으랴..

 

 

저멀리 가덕교가 보이고 그 아래 우리를 기다리는 차에는 삼결살 드람통 불판이 대기중이다..

바위에서 낚시를 드리운 강태공의 모습도 흘러가는 물결과 함께 가을 풍경이 되었다.

 

 

물은 북으로 흘러 흘러 독락정을 돌아 둔주봉을 휘감고 석탄리를 지나 장계유원지를 거쳐 대청호로 향한다..

 

 

몇십억을 들여 지어진 가덕교가 아닌 콘크리트로 만든 옛 다리로 금강을 건너 가덕리로 간다..

억새가 손을 저어 환영하는 멋진 가을이다..

 

 

대추나무에 대추가 익어간다..

어느 분이 "대추보고 그냥 지나가면 주름이 생긴다"고 한다..

아마 대추 성분에 주름개선효능이 있는갑다..

하여 대추를 줍다가 오버하여 담에 올라 따다 주인댁의 타박을 받았다..

주인댁의 대추 서리에 대한 관대한 선처에 감사드린다..

 

홍동백서의 밤..때가 되면 밤송이는 저절로  벌어지고 지나가는 객의 머리위에도 떨어진다..

다행하게도  밤의 크기가 호박보다 작기 망정이지..

 

김삿갓의 의심을 풀어주었다는 시 한귀절..

 

 후원황률불봉탁(後園黃栗不蜂坼)
 계변양유불우장(溪邊楊柳不雨長)

 

뒷동산의 익은 밤송이는 벌이 쏘지 않아도 저절로 벌어지고
시냇가의 수양버들은 비가 오지않아도 저절로 자라니라...

 

  

 

 감도 익었다..

감잎에는 피가소의 솜씨와 루오의 색채가 배어잇다..

작은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달린 모습을 보며 어머니를 생각한다..

작은 체구에 자식을 주렁주렁 낳아 길으신 은혜..

   

 

 고추도 익엇다..빨갛게..

달뜬  담쟁이는 노란 하트를 연신 날린다..

가을이 깊어간다.. 

 

 

가을을 황금의 계절이라 부른다..

음양 오행설에 의하면, 가을은 음이고 금(金)에 해당한단다..

가을에 부는 바람을 금풍이라 하니..

황금의 계절이라 부른 것은 시각적으로나 오행설에도 맞는 말이라..

 

윗청동 마을에서 되돌아 나오는 길..

구비도는 저 길에 어디서 판소리라도 들려 올듯하다..

 

 

강가에 불판을 차리고 막걸리..매실주..소주..맥주..양주..그야말로 오색주를 벌려놓고 한잔..

술김에 신입회원 가입송..

한분이 대학시절 옛추억을 불러 일으킨다..

"에혜야 가다못가면 에혜야 쉬었다가세. 호박같이 둥근 세상 둥글 둥글 삽니다.."후렴에 맞춰

"공대생 연애는 삼각함수 연앤데~~"

흥이 나자 대표님이 한마디 거든다..

"뒤산에 딱다구니는 생구멍도 뚫는데~ 우리집 영감은 ~~~"

 

이어지는 신입송은 진주난봉가..

"~오색주를 벌여 놓고 기생첩을 옆에 끼고서 권주가를 부르란다..

~~아홉가지 약을 먹고 명주 3자 버혀내어 ~~~"사랑 사랑  내사랑아~~'

 

술김에 나도 거든다..

"코스모스 피어 있는 정든 ~~~"

 

 

돌아오는 길..석양에 물비늘이 반짝인다..

....

수심愁心이 깊은 자리마다 빛을 낸다
저리 빛나는 줄도 모르고 강물은 가끔 빗살로 흐느낀다
굴절의 그늘이 더욱 눈부시다

-물비늘을 읽다-

 

산과 강은 서로를 탓하지 아니하고

빛을 중재자로 서로 공존한다..

 

 

돌아오는 길은 술에 취해 구름 속을 걷는지..꿈속을 걷는지도 모르면서

바람같이 간다..

 

 

어느 풀잎은 길가에 먼지를 쓰고 흰꽃 처럼 살고..

어는 꽃잎은 빨갛게, 노랗게 분단장하고 산다..

인생도 그런 것..

  

 

돌아오다 근처의 별장에 들려 차대접을 받았다..

거실 장식장에 피리불고 바이올린 키는 조각상이 정겹다..

 

相與逍遙日  상여소요일

淸緣自有餘  청연자유여

 

서로 어울려 소요하는 날에

맑은 인연이 저절로 남는다

 

오늘 모임도 그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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