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금강걷기 모임에 갔다..

오늘은 오전에 새여울-갑천합류지점-불무교-구즉을 걷는다..

새여울을 한자로 표기하면 신탄(新灘)이니..이곳이 신탄진 지명의 발상지인 셈..

마침 눈이 쌓이고 간간히 내려 걷기에 너무 좋다..

 

 

잠시후 벼랑길..미끄러 질세라..조심 조심 걷는다..

눈 덮인 강가는 환상적인 길이 되었다..

 

눈길을 걸으며 생각한다..

사랑이 스킨쉽으로 익어간다면..

걷기야 말로 자연 사랑의 스킨십이라고..

 

 

대청호에서 내려온 물이 서류하여 불무산 앞에서 내가 사는 곳에서 흘러온 갑천과 합류한다..

그리고 다시 서북쪽으로 구비 구비 흘러 세종시 못미쳐서 미호천과 합류한다..

 

 

벼랑길을 벗어나서 신탄진 다리를 건너 다리 아래로 내려선다..

다리위에서 아쉬워 돌아본 벼랑길은 베일 속의 아랍 무희처럼 보일듯 말듯..

 

내처 강길을 걸어 블무산 앞에 당도..

좌측에서 흘러내려오는 갑천과 금강의 합류지점에 도달했다..

저멀리 불무교와 송강동이 보이고...그 너머 너머에 있는 우리 동네는 보이지 않고..

 

 

한겨울을 상징하는 것들.. 하얀 눈위에 발자국..올해 첨보는 고드름..몸받쳐 봉사한후 버려진 연탄재..텅빈 뱁새의 둥지..

 

 

식사후 오후엔 쇠여울(금탄)을 걸엇다..

길도 보이지 않는 눈 덮힌 비탈길을 조심조심 걷는다.. 

 

 

 

금탄동으로 들어가는 눈길은 아직 아무도 걷지 않았다..

이런 때 생각나는 서산대산의 시 한귀절..

 

눈을 밟으며 들길을 갈 때에는

모름지기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취는

후세들에게 이정표가 되리니..


 

踏雪野中去 (답설야중거) 

不須胡亂行 (불수호란행)

今日我行蹟 (금일아행적)

遂作後人程 (수작후인정)

 

 

오늘 만난 글씨..복(福)이다..

백복자집(百福自集)..온갖 복이 저절로 모이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길을 걷다가 한 농장 표석이 내눈을 끈다..

양한원(養閒園)...한가로움을 기르는 동산..이라

주인은 나무나 농작물을 기르기보다 한가움을 기른다?..

주인장의 심성이 느껴지고 슬며시 문두드리고 차한잔 청해도 받아줄 곳 같다..

담에는 한번 청해보리.. 

 

 

 

겨울 눈이 선사히는 아름다운 도형에 눈도장을 찍으며 오늘 걷기를 마무리한다..

 

봄에는 새가 울고

여름에는 천둥이 울고

가을에는 벌레가 울지만

겨울엔 바람이 운다..는데

 

아무도 찾지 않는 추운 겨울날

바람따라 휘바람이라도 불으렴..

 사랑하는 금강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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