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연휴에 군산에 갔다..
기차를 타고 가는데 이 기차는 서대전- 익산- 군산-장항-홍성-천안으로 연결된다..즉 호남선과 군산선 그리고 장항선을 연결하는 노선..
익산을 지날 무렵..구름 사이로 웃는 햇님을 찍는데 눈길이 오늘의 예고편처럼 등장했다..
군산역에 도착하여 금강하구 구불길을 걷는다..서해안에 대설이 내려 온통 눈밭이다..
이런 눈길을 걷는 것이 얼마만인지..어릴 적 기억 속으로 떠난 여행 같다.
금강 하류의 남단 길을 금강 하구둑을 향하여 걷는다..
저멀리 강건너 장항이 보인다..
눈길을 걸으며 옛일을 떠올리는 것은 최백호의 노래을 흥얼 거린 탓은 아니다..
하국둑 부근에 세워진 최무선의 진포대첩비..
고려 우왕때 왜선 500여척이 진포에 정박하고 내륙으로 약탈여행을 간 사이 최무선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화포로 적선을 불사른 전적지..
탑 맨위에 화포가 비석이 되어 걸려잇다..
지난번 지리산 운봉에서 만난 황산대첩비는 이때 내륙에서 약탈하던 왜구들의 소탕작전이었던 셈..
기념비는 아울러 화포 개발로 상징하는 우리나라 기술의 발전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주변에 설치되었다..마지막은 컴퓨터로 장식..
아마 수정판을 만든다면..국내기술로 만들어 성공시킬 우주로켓이 아닐까..
오늘 눈길 걷기를 상징하는 표상들,.고드름..철새..군산이 만든 걷기 코스 구불길의 시그널..폐교를 이용한 식당에서 만난 새해 복돼지..
강길에서 오성산으로 향한다..백제 최후의 날..백강입구에 상륙한 소정방에게 붙잡혀 부여가는 길을 알려주지 않아 처형당한 5사람을 기리는 묘가 있는 산..
발자국도 나지 않은 길을 걸어간다..산비탈에서는 돌아서서 비닐푸대를 깔고 미끄러져 내려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길..
산 정상 언저리서 금강을 바라본다..
채만식의 탁류의 강..하구둑으로 소통이 단절된 후에는 체념의 강이 되었는지..
점심식사후엔 다시 강둑길을 걷는다..
사실,,이길은 눈으로 포장하지 않앗으면 찬바람 가득한 황량한 길이었으리라..
때마춰 겨울이 여수를 떠느라 눈을 가득 뿌려주니 그야말로 흰디흰 백마를 타고 걷는 기분이다..
어느덧 해는 기울고 철새도 다 떠나 버린 강길..무수한 발자국만 남기고 우리는 간다..
갈대로 유명한 신성리 건너편 공주산 못미쳐 걷기를 마무리한다..
버스 시간도 모르고 기차시간에 늦을까 조바심치기도 전에 마침 버스가 당도한다..
군산역 가까운 속에 버스를 내려 잠시 걷는다..
새해소망을 접수하느라 지친 해가 이튿날은 조용히 쉬려는듯 서둘러 지려고 한다..
뒤늦게 붙잡고 한마디 한다..
햇님..금년에도 무탈하게 좋은 걷기에 매진하도록 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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