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걷기 2번째 모임..마령파출소에서 출발한다..오늘의 목표는 풍혈냉천을 거쳐 사선대까지 22km..
아스팔트를 길게 걷자 오늘도 지난 번 처럼 아스팔트길만 많이 걸을지 걱정하는 웅성거림이 들린다..
개울 하나를 건너 공사중인 제방길로 들어서자 안색들이 밝아진다..
겨울의 끝자락 부터 여지껏..장마처럼 내리던 비..
어제 비는 피했고..오늘은 예보대로 오전은 비맞을 각오하고 우비도 사고 우산도 꽃고 나섰는데..초반에 햇살까지 나서..제법 더운 기운..
잠벗은 방풍복을 벗더니 보온복 까지 벗는다..
길은 자갈이 많아도 푹신한 흙기운에 걷기에 흥이 난다..
좌포교를 건너 다시 제방길로 들어선다..
하늘은 다시 짙뿌린 모드..바람도 냉정해진다...열었던 방풍복의 지퍼를 여미고 저 고개 밑을 감도는 강을 따라간다..
봄의 양기를 품은 강길..겉으론 푸름을 잃지 않은 소나무만 생기롭게 보이지만..도처에 봄기운이 가득하다..
4월의 섬진강엔 각종 꽃이 지천으로 가득할테지..
좌포리를 지나 도통리 부근을 지난다..길은 더욱 오묘하고..
뒤따라오던 일행이 말한다..이런 길이라면 온종일 걸어도 좋겠다..
한 여름에도 찬바람이 나오고 찬물이 솟는다는..풍혈냉천으로 향하는 길..
누런소가 해설피 운다..시골에 몰려온 많은 사람을 보고 놀랐는지..
풍혈냉천 부근 주차장에서 점심을 들었다..지명에 걸맞는 찬바람 속에 냉막걸리까지 한잔하니 온몸에 냉기가 가득..
길도 아스팔트길로 이어진다.
잠벗이 한마디 한다..좋은 길만 계속되면 좋을텐데..
좋은 길만 계속되면 그건 좋은 길이 아니여..안 좋은 길이 있기에 좋은 길을 느끼는거여..
이런 길은 어떠하며 저런 길은 어떠하리..
용포리 반룡마을..옛다리와 마을이 그림같고 녹청의 물색은 거울처럼 고요하다..
지친 동행의 보조를 맞추다 보니 앞 사람들은 멀어지고 길도 고요해진다..
고요한 길..고요한 걷기..무념무상..무아지경..
오늘 만난 초봄의 상징들..좌상부터..녹청 강..청록 송(松)..좌포교의 상징..파란 들 푸른 솔..
하좌..백로 장식난간..도형같은 밭,,멧돼지 덫 설치, 사(死)- 돼지는 글을 못읽을 테고 멧돼지 같은 사람을 겨냥한 걸까?
아마 이쯤이 회봉리나 방수리 어디 쯤 아닐까?
섬진강도 대하의 틀을 갖추기 시작한다..소리없이 흐른 것이 대하의 기본이다..
사선대에 다가가니...구름과 햇살이 강물속에서 눈부시다..날이 밝아진다..
푸른 풀밭에 이어진 주차장..사선대..4명의 선녀가 내려와 놀았다는 이곳에..수십명의 선녀 선남들이 몰려와 한날 잘 보내고 간다..
후일 다선대로 개명되지 않을지라도..즐거운 걷기에 대한 추억은 몸과 마음에 각인되리라..
봄이여! 오라..꽃피는 섬진강아! 단장하고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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