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걷기에 나섯다..
강풍, 황사로 기상상태 안좋으리하는 예보에도 불구하고..황사는 황사대로..나는 나대로 심정으로 간다..
그래도 찜찜해서 주역점을 쳐보니 화산려괘..
"조금 형통하다. 나그네가 바르게 행동하면 좋다( 旅. 小亨. 旅貞吉.)"
"나그네가 여관에 들고 재물을 품으며 어린 노복을 얻으니 곧다. 득동복정은 마침내 허물이 없다."
이번 소풍 길에 걱정할 일이 없다는 암시..
버스에서 꽃님이 식당 다음 정거장 신절골에서 내려 마을을 통해 들어간 꽃님이 반도..너무 환상적이다..
영화 제목처럼 바람이 불어 좋은 날..
푸른 하늘.. 파란 대청호.. 흰모래..바람에 나붓기는 갈대.. 좋다..좋다..를 연발하다..말을 잊다..
찬바람을 끌어 안기 위해..베낭에서 이집트산 양주를 꺼내 한잔 들고 흰 생밤을 안주로 씹으니..
내 가슴은 청춘을 찾은 양 뜨거워지고 끓어 안은 바람도 부드럽다..
여기 저기서 술을 달라 밤을 달라 즐거운 난리다..
꽃님이네 식당을 지나 호반의 돌탑으로 다가간다..
마치 이국에 온 느낌..
대청호 초창기부터 잇던 이 식당 이름때문에 지명이 속칭 꽃님이 반도가 되었다는..
꽃님이네 식당입구를 통해 국도로 나와 잠시 걷다가 한우마을 진고개 식당 부근에서 백골산성으로 오른다..
헌데, 어찌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절입구를 통하다 보니 잘못 길을 잡았다..그래도 능선으로 가면 길은 통하니..과연 그렇다..
백골산성 정상에서 바라본 대청호..
오래전 부터 와보고 싶엇던 백골산성..이름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
역사와 글씨에 관심이 많은 나의 호기심에 걸려든 이름...
그동안 검토결과를 요약하면 이렇다..
백골산성을 중심으로 저 호수 좌측편 분지에서성왕의 아들 태자 여창(후에 위덕왕)이 이끄는 백제 주력 부대가 관산성을 경계로 대치하다가 김유신의 조부 김무력이 이는 신라군이 진천, 청원, 신탄진 방면에서 남하하면서 배후를 기습하면서 대패하여 좌평 4명을 포함 2만명이 전몰하였다는 이야기..
아마도 이 산성이 그 싸움의 중심이었을 것이다..
이른바 백제 성왕, 신라 진흥왕 시절의 관산성 싸움은 신라의 나제 동맹파기로부터 시작된다..
분개한 성왕이 대군을 이끌고 옥천을 돌파하여 영동 굴산성 까지 진격하였다가 밀리기 시작..후퇴.
여창의 주력 부대는 백골산성에, 성왕의 기병은 금산 추부 쪽에 주둔하다가 태자 진영의 분위기(귀족과의 갈등 등) 이상을 감지한 성왕이 호위 기병 50기만 대동하고 지름길로 백골산성을 향하다가 관산성 접경인 구진벼루(옥천군 군북면 월전리)에서 매복 중이던 김무력의 부하 도도에 잡혀 참수당하는 사태가 발생..
이런 상황에 여창이 배후에서 위와 같이 기습을 당하여 대패를 거듭..
신라는 성왕의 머리를 신라왕궁의 계단 밑에 묻고 밟고 다녔다는..
그이후..백제와 신라는 불구대천의 원수가 되어 개이빨처럼 엮이여 물고 물리는 혈전을 거듭하다..백제의 멸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그 단초가 되는 백골산성 곳에 서서 이 산성에서 저 호수 밑에 이르까지 잠들어 잇을 고혼을 생각한다..
박병찬의 구음 시나위를 들으며 그 넋을 위로 해본다..
어떻든 산 사람은 살아얐기에 우리는 백골산성을 내려가 바람이 잔잔한 곳에 자리 잡고 점심을 든다..
양주에 25도짜리 두꺼비 소주에 막걸리에 라면국물에..성찬이다..
점심후에는 백골산성에서 강살봉으로 거쳐 요골로 내려온다..
다시 토끼봉길로 향한다..
흙길에서 느끼는 자연의 손길..왜 인간은 콘크리트로 범벅을 하고 살까?
토끼봉길에서 만나는 모래길..날 따시면 맨발로 걷고 싶은..
하얀 모래밭이 바다를 느끼게 한다..
오늘의 하일라이트..
소나무 사이로 반짝이는 금비늘 호수와 S라인 모래밭..걷는 사람..
이제 길은 막바지..방파제 같은 선상교 제방길을 걷는다..
올 곧은 길..그러나 자갈길..
이 봄을 상징하는 것들..좌상부터 터질 것 같은 꽃망울..백골산성을 같이 넘은 전우같은 동네 개..꽃님이 반도 호수에 취한 그림자..
중좌..토끼봉길에서 만난 백년고목 뿌리..봄날 소풍나온 왜가리..25도의 두꺼비 소주..
하..논에 피는 잡초에서 느끼는 무궁한 생명력..
금성마을을 지나 주산동 정류장에 앉아 버스를 기다린다..
오늘 날씨 화창하고 푸른 하늘이었다..파란 호수..그리고 파릇한 봄기운..봄을 키우는 바람과 함께한 오늘 주역점괘대로 아무런 허물이 없다..
걷기의 마지막은 길동무 잠벗이 여는 서예전에 들르기..
거기서 보여준 글씨 한 점이 오늘의 덕담이다..
"갈가다 꽃보고 꽃보다 해지고.."
아직 꽃은 피지 않았지만 곧 꽃내음이 가득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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