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을 걸으러 나섯다..

새로 뚫린 청원-상주간 고속도로를 타고 북상주ic에서 문경-안동-도산-가송리로 이어지는 3시간 반의 드라이브..

퇴계선생이 집을 나서 청량산까지 걸어 가면서 아름답다 찬탄하며 걷던 길..

일단 가송리 입구에 위치한 가송협을 보는 순간..백문이 불여일견..을 실감..

 청량산은 여기서 부터 3킬로 정도 더가면 된다..다음날 가기로 하고..

 

 

가송협 옆댕이에 서 있는 고산정(孤山亭).. 퇴계선생의 제자 성재 금난수가 공부하던 정자..

이런 곳에서는 공부가 저절로 되겟다..아님..술과 풍류를 즐기던지..

 

 

이 강물은 태백에서 내려오는데..강을 끼고 가는 이길은 예전 길은 아니란다..예전 길은 강쪽으로 잇었는데 근래에 만든 길이다..

가송협에서 1.5킬로 남짓 포장길이 끝나는 곳에 농암종택이 있다..

퇴계의 선배격인 농암 이현보의 종택.. 걷기를 마치고 묵을 집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흙길이 시작되고 걸을 만하다..종택의 애일당(愛日堂) 옆을 지나가는 길..

매일 매일을 아끼는 마음으로 살리라는 집.. 그런 심정으로 산다면 날마다 소풍을 나온 것 처럼 즐겁게 살리라..

"그대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어간 이가 그렇게 바라던 내일이다.." 이런 말은 왜 교도소 같은 곳에 써있는지..

그러나, 여기서 그리고 이길을 걷는 순간 저절로 이말을 실행하는 것이리라.. 

 

 

좌측으로 보이는 돌이 경암이다..지금은 별루여두 예전에 강복판에 크게 버티고 잇었나보다,,

 

 

경암을 지나며 되돌아본 정경..좌측으로 종택이 보이고 강물은 유유하다..

녹수청산리..녹수가 청산속에 누웠다..

 

학소대..아래서 사진을 찍으니 바위만 보이지 별거 없다..

그래서..경공술을 써서 훌쩍 뛰어 올랐더니..

 

짠~~ 이광경이다..

눈이 시원하고 가슴이 탁터진다..

(경공술의 비밀은 다음날 올라가는 것..ㅎㅎ)

 

학소대 정상 가는 길에서 보는 구비구비 흐르는 낙동강의 전모를 파악한다..뭐 대청호 주변의 절경도 자신감을 가져도 되겠다..

 

 

힉소대를 지나고 공룡발자국을 지나니 출입금지 표시가 있다..사유지 주인과의 트러블이 잇나보다..

이를 무시하고 들어가니 길은 잇다가 사라지고..헤메다가 다시 찾고..

길없는 길을 걸어간다..

그길을 걸어간 선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시와 땅주인의 분쟁 덕에 철리을 깨닫는다..

 

 

이 좋은 길에서 만난 연인나무..자세가 애로틱..물오른 버들 강아지..

 

 

우뚝한 바위 아래 푸른 물은 예안 유림들의 시퍼런 기개를 나타내는듯..

이런 비경이니..농암선생이 어부사를 지을만하다..

 

굽어보면 천심녹수 돌아보니 만첩강산

십장홍록이 얼마나 가렸는고

강호에 월백하거든 더욱 무심하여라..

 

녀던길 전망대..농암종택에서 여기까지 3km의 흙길이 끝난다..

전망대에서 걸어온 길을 바라본다..

여기서 건지산과 삽재를 거쳐 학소대-올미재-농암종택으로 이어지는 산길로 돌아가는 코스도 있으나 우리는 퇴계종택으로 향한다..

 

 

퇴계오솔길을 단장한다고 한 단천교에 이르는 길..포장길이 시대의 길이니..뭐라 불평하기도..

그저 걸을 뿐..강을 따라 걷는 길..찬 바람이 등을 밀어준다..

 

 

강변에 앉아 술한잔 하면서 퇴계선생의 도산12곡 한귀절을 읊어본다..

 

청산은 어찌하여 만고에 푸르르며

유수는 어찌하여 주야에 긋지 아니는고

우리도 그치지 말고 만고상청하리라..

 

萬古常靑..그가 원햇던 정신세계를 단적으로 표현한 단어..

그도 50세 지천명의 나이에 이르기까지 숙성단계를 거쳤다니..우리도 주야로 긋지 말면.. 

 

 

 

단천교 앞에 세운 녀던길 비석..우리는 저 표지판에서 무턱대고 좋아보이는 직진 제방길로 걸어갓다..한참을 가다 동네분에게 육사기념관 가는 길을 물었더니 동네를 거쳐 큰길로 나가란다..다시 아스팔트 길을 걸어 당도한 이육사기념관..

이육사도 퇴계의 후손이다..

 

전망대- 이육사기념관 -퇴계종택까지 5KM..아스팔트길로 걷는 것 쉽지 않다..

물론 우리는 도산온천 폐장시간에 맞추느라 마음이 조급해  축지법을 좀 섰다..

축지법..별개 아니다..지나가는 근두운 세워 타면 된다.. 

 

퇴계종택..

퇴계선생이 서당을 아직 열지 않고 이곳에 터를 잡기전에  동네에  백수 비슷하게 지낼적에 동네 노인이 무슨 일 하는냐고 물엇던 모양이다..

그의 답..

노인이 웃으며 나의 일을 묻기에

몸써서 밭가는 대신에 혀로써 갈려하오..

(山翁笑問溪翁事 只要躬耕代舌耕)

 

그는 50의 나이에 이곳에 집을 짓고 토계 건너편 계상서당을 짓고 설경(舌耕) 농사를 짓기 시작햇다..

대풍이었다..

 

 

 

퇴계종택의 현판..추월한수정..가을달이 비치는 강물 같은 집이라..

위 편액의 이름은 퇴계와 논쟁으로 유명한 고봉 기대승의 " 선생의 마음은 마치 물에 비친 가을달과 같다(先生之心 如秋月寒水)에 따왓다..

물론 위 글도 따지고 들어가면 주자의 "천년을 전해 내려온 마음이 마치 물에 비친 가을 달과 같다(恭惟千載心 秋月照寒水)"에서 취한것..

그런데..18세기초 종택은 불타고 터만 남은 자리에 모금을 하여 종택을 다시 짓고 이런 멋진 편액을 달아 놓았단다..   

 

 

 

종택을 지나 도산서원 갈림길에서 도산온천 2km라는 표지를 보고 우습게 생각하고 걸었다가 생고생을 한다..온천주인이 표지판에 에누리 좀 한 것 같다..

그래도 가는 길에 토계천을 만낫다..

퇴계선생이 벼슬을 버리고 낙향을 결심하고 이곳에 왔을 때 토계를 퇴계로 개칭하고 자신의 호로 삼앗다는 그 토계다..

 

 

어찌해서 도산온천에 도착하여 목욕을한다..온천수는 끝내준다..시설이야 시골이니 그러려니하고..

목욕후에 택시를 불러 근처식당으로 간다..

기사에게 먹을 만한 식당을 문의하니.."그런디 없는데.."

그래서 점심을 먹은 몽실식당으로 다시 갔다..이름이 정겨워서..

술도 한잔하고 얼큰한 마음에 택시를 불러 농암종택을 향해 간다...

 

'걷기道'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량산 걷기  (0) 2010.04.02
낙동강걷기-도산서원  (0) 2010.03.30
대청호걷기-꽃님이반도  (0) 2010.03.21
낙동강걷기-하회마을  (0) 2010.03.14
섬진강걷기-사선대  (0) 2010.03.0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