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도산 육사기념관에서 본 시 한귀절..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우는 소리 들렸으랴..(광야)
그런데..다음날 봉화 닭실마을에서 그 닭을 만났다..
청량산 앞을 흐르는 낙동강의 물결을 옆에 끼고 명호를 달려 봉화에 당도하였다..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우리나라의 4대 길지로 꼽았다는..경주의 양동, 안동의 천전, 풍산의 하회, 봉화의 유곡(닭실)..
그중 양동과 하회는 가보앗다..
닭실마을은 중종-명종조시대 사람 충재 권벌이 자리잡은 이후 500년간의 집성촌..
이른바 암닭이 알을 품고잇는 형상이라는 금계포란의 명당..
과연 동네는 야트막한 산에 감싸여 포근한 느낌이 든다..
아울러 동네 앞으로 국도, 철도등이 지나는데도 고요한 옛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니 과연 길지답다..
충재 고택을 들여다보앗으나 여기도 아직 봄꽃은 피지 않았다..
길지라해서 꽃이 먼저 피는 것이 아니구나..
이제는 닰실 한과마을로 자력갱생을 도모하는..
동네 끝자락에 충재가 지었다는 청암정이 잇다..
이곳에서 바람의 화원 촬영도 있었다..동네 입구에 촬영장 가는 곳이라는 간판이 있어서 의아하게 생각했었는데..
청암정의 글씨는 퇴계 이황의 글씨다..퇴계..농암..충재는 동시대인으로 서로 친인척으로 연결되고 지역적으로 가깝고 조정에 벼슬을 한 전직이라는 인연들이 작용하여 서로 교유하고 풍류도 나누었던 모양이다..
청암정에 잇는 또하나의 글씨는 청암수석이라고 전서체로 쓴 숙종때의 사람 미수 허목의 글씨가 있다..
노론의 송시열의 맞수 남인의 영수..
그의 글씨가 왜 여기에 잇을까?
허목의 당파는 남인..그의 글씨는 그의 뿌리라고 할수 있는 이황-유성룡으로 이어지는 동인-남인의 어른들 고택에 글씨를 올려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
따라서 하회의 유성룡의 고택에 가면 당연히 미수허목의 전서를 볼 수 있다..
대전에 있는 송준길의 동춘당..우암 송시열의 남간정사에 가면..당연히 미수의 글씨는 없다..서인-노론계열 인사의 글씨로 가득..
잠시 청암정 정자의 모서리..바람은 미치지 않고 햇살만 가득한 가득한 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소나무의 속사임에 귀 기울여 본다..
부질없다..
부질없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가는 법이다..
이렇게 속삭이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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