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행사를 일요일로 당겨 치르기 하였다..

걷기 약속을 모두 물리고 고향 선영에 형제들이 모였다..

따뜻한 햇살아래 잡초를 뽑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

 

저 묘소 아래 우리 형제들 자리도 준비는 해놓았는데..

그뒤에 아들..조카 시대에도 이런 한식모임이 이루어 질까도 생각해본다..

 

퇴계선생의 유언 중 절차는  "지금 실정에 맞도록 하되 옛법도에 멀어져서도 안된다" 말씀<의어금이(宜於今而) 불원어고지(不遠於古)>..변화하는 시대 속에 지켜야할 것은 무엇인지..

 

 

묘소 정비후 제사를 올리고 음복을 한다...

사업이 안되면 조상묘소가 잘못되었나 돌아보러 온다는 사람 얘기도 들었지만..

그저 형제끼리 집안 땅가지고 소송안하고 서로 음복하며 덕담하는 것이 그야말로 조상의 큰 음덕이다..

 

(소동파의 황주한식시첩)

 

송나라 문인 소동파..

그는   황주에 좌천된 후 3년째 되던 해의 한식날 인생에 대하여 느낌을 시로 썼다...

시는 처량하면서 다정하게 썼고, 소식의 슬프고 고독한 심경이 잘 나타나 있다.

시로서 뿐만 아니라 행서체로서도 3대 걸작에 들어가는 글씨다..

 

 自我來黃州 已過三寒食

年年欲惜春 春來不容惜

今年又苦雨 兩月秋蕭瑟

臥聞海棠花 泥汚燕指雪

暗中偸負去 夜半眞有力

何殊病少年 病起頭已白

 

내가 황주에 온 이래로 세 번째 한식이 지나가는구나.

해마다 봄을 아끼려고 하지만

봄은 그냥 지나가버릴 뿐, 나의 아끼는마음을 용납해주지않내 그려.

올해도 또 괴롭게 내리는 비는 계속되어

벌써 두 달 째 가을 못지않는 소슬한 날씨

시름에 젖어 자리에 누운 채로 듣자니 벌써 해당화가 다 지고 있다는데

진흙탕 위에 떨어진 그 꽃잎은 연지 색갈많큼이나 붉으리라

한 밤중에 진짜 큰 힘을 가진 자가(自然)

어둠 속에서 봄과 꽃을 업어 가 버린다면

꽃잎이 떨어져버린 해당화와 병든 소년과 그 무엇이 다르랴?

병상에서 일어나 보면 머리가 이미 세어 버렸을 텐데.

 

春江欲入戶 雨勢來不已

小屋如漁舟 濛濛水雲裏

空庖煮寒菜 破竈燒濕葦

但見烏銜紙 君門深九重

墳墓在万里 那知是寒食

也凝哭窮途 死灰吹不起

 

불어난 강물이 집안으로 들이닥치려하는데도

비의 기세는 꺽이지 않고

내 작은 집은 이미 고기 배인 양

희뿌연 비와 물 속에 잠기어있네.

텅 빈 부엌에서 찬 나물을 데우려

갈라진 부뚜막에 젖은 갈대로 불을 지펴보는데

오늘이 한식날인줄은 어떻게 알겠는가

한식날이라고 사람들이 날려보낸 지전(紙錢)을 물고다니는 까마귀를 보고서 알았지.

임금 계신 곳은 구중궁궐 깊어서 내 마음을 알릴 길이 없고

조상님들의 분묘가 있는 고향은 만리 밖이어서 가 볼 길이 없네.

그 옛날 완적(阮籍)이 그랬던 것처럼 길 다한 곳까지 갔다가

길이 끊기면 주저앉아 통곡이라도 하고 싶지만

내 마음은 이미 스러져 죽어버린 재인가?

아무리 불어도 살아나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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