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가끔 가는 찻집..떼아뜨르에 앉아  카페인 성분이 적다는 에디오피아산 원두 예르가체프를 한잔 마신다..

마침 배경음악으로 내가 좋아하는 문리버가 흐른다..

 

주인장이 맞은편 벽에 걸린 서에작품을 가리키며 한마디한다..

저 글씨는 국전에 입상한 분이 쓴 작품인데..윤봉길의사가 백범선생에게 써준 한시를 쓴 것이라..

뭐? 백범선생??  그 말에 필이 꽃혔다..   

 

 

 

카메라 폰이라 사진이 잘나오지 않았는데..테두리에 한시가 써잇다..

 

 

白凡 先生

 

巍巍靑山兮(외외청산혜) 載育萬物(재육만물)

杳杳蒼松兮(묘묘창송혜) 不變四時(불변사시)

濯濯鳳翔兮(탁탁봉상혜) 高飛千仞(고비천인)

擧世皆濁兮(거세개탁혜) 先生獨淸(선생독청)

老當益壯兮(노당익장혜) 先生義氣(선생의기)

臥薪嘗膽兮(와신상담혜) 先生赤誠(선생적성)

 

높고 큰 푸른 산이여! 만물을 품어 키우고

울울한 푸른 소나무여! 사철 변함이 없네.

초탈한 봉황의 비상이여! 천길 드높게 날아오르고

온 세상의 혼탁함이여! 선생만이 홀로 맑으시네.

늙을수록 더 정정함이여! 오직 선생의 의기 뿐이로다

와신상담이여! 선생의 붉은 정성이로세.

 

윤봉길의사는  장부출가 생불환(丈夫出家 生不還)이라 써 놓고 집을 떠낫다..

백범선생을 만나 상해홍구 공원 거사를 게획하고 2일전 현장을 답사하였다..

 

그리고 자식들에게 유서를 썼다..

 

강보(襁褓)에 싸인 두 병정兵丁<모순(模淳)과 담(淡)>에게"

                                                   

"너희도 만일 피가 있고 뼈가 있다면 반드시 조선을 위하여 용감한 투사가 되어라.

태극의 갓발을 높이 드날리고 나의 빈 무덤 앞에 찾아와 한 잔 술을 부어 놓으라.
그리고 너희들은 아비 없음을 슬퍼하지 말아라.

사랑하는 어머니가 있으니 어머니의 교육으로 성공하여라.
동서양 역사상 보건대 동양으로 문학가 맹가가 있고 서양으로 불란서혁명가 나폴레옹이 있고

미국의 발명가 에디슨이 있다.
바라건대 너의 어머니는 그의 어머니가 되고 너희들은 그 사람이 되어라."

 

그리고 백범선생에게 위 한시를 써서 헌정한다..

 

저 시를 보며 가슴에 짜릿한 전율을 느낀다..

이완용의 글씨를 보고 그런 기분을 느끼겠는가?

 

차를 마시며 저 서예가는 왜 한시를 테두리에 쓰고 가운데는 문고리..시계..매미..로 장식했을까?

궁금증이 화두가 되어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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