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에 옥녀봉 걷기에 나섰다가 비가 구진 구진 내려 포기하고 돌아왓다..

두터운 구름장과 거미줄처럼 흐르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아침부터 따스한 찬 한잔이 생각난다..

 

어제 공주에 갓다가 어느 건물에 붙어잇는 글씨..

서예가 이름을 보다..반가움이 인다..화전선생 글씨..

내 사부의 제자로 서실의 총무로 여류 서예가로 입신한 사람..

홀로 아들을 키우다가 고교시절 아들의 귀가를 기다리며 한자씩 쓰다가 프로페셔널이 되었다..

 

그녀는 단아한 예서풍의 한글로 유안진의 설록차란 시를 썼는데..

오늘 같은 날..설록차 갈증을 느끼게 하기에 좋은 시다..

첫귀절을 "비내리는 새벽에는"으로 바꿔서..

한번 감상하시라..

 

 

설록차

 

눈 내린 한밤중은

설록차를 마실시간


옥잔에 흘러드는 대닢푸른 숨결
고독도 그 얼마나 호강스런 향기인가....

 

진실은 외로울밖에
순수도 눈물의 길...


 
달빛이 별빛이 괴어
이 호젓한 한 두 모금

 

산수화 한 폭 속에
선녀처럼 내 사는 듯....  

 

 

         ㅡ유안진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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