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꽃필 때 나주에 가고 싶었다..

배꽃아래서 술 한잔 하고 싶엇다..

그 이유는 이화에 월백하고..의 시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술들고 배과수원 갈 수도 없고..

 

동네가 유성배로 유명한 과수원들이 널려 잇어 출퇴근때 개화를 관찰하는데

요즘 날씨 철이 없다고 하더만..

작년에 계절이 1개월 빨라 식목일을 1개월 당기자는 둥 떠들어대서

봄이 삐졌나..

올해는 엿먹으라고 1개월이 늦는건지..

하여간  배꽃이 필동 말똥하더니

요번 주초부터 배꽃이 제법 피어났다..

 

 

마침 과수원 옆 식당이 한군데 보이길래 하루전에 낮에 고객과 들러 점심을 하면서 배꽃을 들여다본다..

추위에 상한듯하나 어여쁘기 그지없다..

 

그래서 보름도 되었겄다 술기약을 한 친구들을 소집하였는데..

아침부터 비가 찔금 찔금..흐리다..

식당에 가는 길에도 구름이 가득하여 달을 보기는 글럿다고 생각햇다..

 

식당에 앉아 오리백숙에 구름에 가린 달 대신하여 흰 사발에 하얀 막걸리를 따르니 그대로 둥근 보름달이 되었다..

보름달 술을 거듭마시니 얼큰하기 이를데 없다..

 

 

수다끝에 집에 가려고 나왓는데...

휘영청 밝은 달이 떴다..

 

그야말로 이화에 월백이라..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는

다정(多情)도 병(病)인냥하여 잠 못들어 하노라 

 

작자 이조년( 李兆年)..고려 시대 사람..

호랭이 담배먹던 시절..옛날 고려적 사람은 돈보다 꽃을 더 사랑하였다..

 

배꽃 속에 서서 보름달을 바라보노라니

내 얼굴은 보름달을 닮아가는데

안색은 더욱 붉어지기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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