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걷기에 갔다.
오늘은 무주 벼룻길을 걷는다..지난번에 걸은 적이 있는데..이번에 가보니 나무를 더 잘라 단장해서 그런지 지난번에 느꼈던
은밀한 소로길이라는 느낌이 떨어진다..
구간을 짧은데 너무 손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일기예보가 주말에 장마전선의 북상으로 비가 한참온다고 호들갑이어서..우비로 무장하면서..
카메라도 놓고왓는데..날은 점점 뽀송 뽀송해진다..
헨드폰으로 찍는 사진..감도는 떨어지지만 그날의 감정이 오히려 살아난다..
벼룻길이 끝나는 곳에서 만나는 복숭아..
수밀도하면..가슴을 연상하고..
천도하면 영생의 비밀을 연상하고..
도원(복숭아 과수원)하면 결의나 유토피아를 연상한다..
짧은 벼룻길은 왕복하기보다는 부남면 소재지 대소마을로 넘어가기로햇다..
길은 길게 걸어야 맛이다..
대소마을에서 머무는 곳을 아름답게 하는 사람들을 위한 회관에 들렀다..
거기서 모딜리아니를 만났다..
추억을 부르는 그림..시골 중딩시절..여선생님이 생각나고..
그가 이해도 못하는 촌학생에게 들려주던 인상파..세잔..마네..모네..고호..루오..그 끝에 모딜리아니도 있었다..
월남전 파병훈련중 부하들을 살리기 위해 수류탄을 감싸고 산화한 강재구 소령의 좌우명.."짧고 굵게"가 유행하던 시절..
모딜이라니는 "가는 똥싸고 오래살기"를 강조하던 모친의 구호를 완벽하게 뒤받침하는 것 같아서 호감이 갔다..
회관에 목욕탕이 하나인가 보다..
공사중인 옆에 "오늘은 남자 목욕하는 날" 표지판이 가슴속을 휘저어 심연에 가라앉은 추억을 솟아오르게 만든다..
첫번째 떠오르는 것..전국 쥐잡는 날..이다..그 시절..무슨 ..날들이 그리많던지..
강제독려도 당연하던 시절..하도 요란해 전국의 쥐도 그날은 근신했을 것 같은데..정작 홧김에 쥐약먹고 죽은 사람이 만만치 않았던 시절..
목욕이야..뭐 당연히..여름철에는 냇가에서 해결하고..기나긴 겨울에는 설날이나 닥쳐야하는데..
속모르는 여선생님이 배 때검사한데서 당황하던 기억이..ㅎㅎ
시골에는 그때의 추억이 아직 묻어있다..
마이카 시대가 내 생전에는 오지 않는다고 굳게 믿던 신념이 께진지 이미 오래..
그 지긋 지긋한 "먹고 사는" 문제만 해결되면 행복할 줄 알앗는데..
강은 상념을 따라 흐르고 알지 못하는 방향으로 우리는 이끈다..
이참에 가지 않았던 길로 걸어 가면서 "한반도 지형을 닮은 자연하천"이라는 표지판과 만난다..
대소면 봉길리 언덕에서 바라보는 금강의 물길이 한반도 지형을 달았단다..
그렇게 보이시는가?
우리는 출발지로 돌아와 밤송이 마을 정자에 앉아 점심을 먹고 신참의 신고를 받는다..
그렇다고 구참도 편하게 아니다..답례도 해야하니....
그리고나선 잠두마을 길을 걷는다..언제 걸어도 좋은 길..
이 좋은 흙길..오래 오래 보존하고..요즘 유행하는 ATV로 부터도 보호받았으면..
잠두마을길에서 바라보는 금강..요한 스트라우스의 왈츠와도 잘 어울릴 풍경..
이강에도 레프팅이 한창이다..
요즘 걷기열풍에 편승한 지역의 레저개발을 보면 천편일율..그중 대표적인 것이..레프팅..ATV..
아무데나 설치하고 굉음으로 고요를 파괴하는 몰개념의 레저개발..생각좀 하기를..
우측의 노란꽃은 루드베키아인지 멕시코해바라기인지..
좌측..사과..아직은 풋사과..우측..앵두..담장안으로 손을 디밀어 따먹으면서 한마디.."이것도 죄가 되는 거여?"
좌..잠두길에서 만난 5월의 벚꽃이 결실을 맺었다..버찌가 올망졸망..우..산딸기..새로 등장하여 인기몰이..
잠두길 끝..나무 아래 누워 하늘을 본다..
나무사이로 검은 구름을 보면서 장마 비예보는 기상청의 사기인지..하늘의 보살핌인지..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잠시 콧노래를 흥얼거리다..설핏 잠이 들엇다..
이 좋은 곳에서 만나는 또다른 세상..
인생은 한바탕 꿈이랑 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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