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걷기에 갔다..
오늘은 충북 문의면 소전리 사향탑에서 능선을 타고 가호리 호반을 거쳐 후곡리 버스종점까지..
출발지 사향탑엔 대청호로 수몰된 인근 벌말 주민들이 고향을 그리는 애뜻한 비문을 간직하고 있다..
잠시 도로를 걷는 듯하더니 산길로 접어든다..
초장에 가파르다..휴게소에서 미리 마신 막걸리 탓인지..더위 탓인지..능선에 오르기도 전에 숨이 가프다..
이 길이 맞나 의심하며 첫 봉우리에 올라보니 이곳이 답사길임을 알리는 리본을 보고서야 안도를 한다..
파란 하늘을 보며 숨을 고른다.. 대청호를 바라보며 눈을 달래고..
오이로는 입을 꼬시며 다리의 불평은 짐짓 무시한다..
그러나 정비된 길도 아니고 며칠전 급조된 듯한 어수선한 길에다가 200미터급 산높이에 어울리지 않은 고된 산행길에 놀랜다.
첫 봉우리에서 바라본 가호리 능선이 낮긴 해도 25개의 봉우리가 이어진단다..
오르고 내리고 또 오르고...
덩치가 작아서 공룡능선에 비길 수는 없어도..자라능선 쯤은 되겟다..
좌간 오르고..내리고..
제법 고생한 끝에 점심 먹을 만한 자리..바람의 길에 자리를 잡고..바라보는 대청호의 풍광이 시원하다..
바람의 길에 앉아 식사를 하고 막걸리와 서양불소주도 한잔 쯤 곁들이고..
점심후엔 가볍게 누워 눈도 붙이고...
다시 걷는 능선 길..오르막 내리막..내인생의 반복을 닮아선지 싫어진다..
하지만..늘어선 소나무가 위로한다..
인생이 원래 그런거지 워..길이라고 별수 잇나..
가호리 호반의 조개섬을 보고..드디어 취소불가의 내리막으로 접어들엇다..
수풀에 가려 보이지 않는 길을 콜롬보 형사의 예리한 눈으로 찾아내고 규명하여 이리 구불 저리 구불 호반으로 다가간다..
여기가 가호리 호반..
마치 백두산 천지에라도 온 기분..
오늘 걷기는 설악산 공룡능선을 타고 백두산 천지에 도착한 기분의 1/100 정도의 미니어쳐라 할까?
오늘 만난 여름의 상징..좌..기생초..중..곤충..우...벌개미취 또는 쑥부쟁인가??
가호리 서낭당에서 후곡리 종점을 향해 임도를 걷는다..
후곡리 종점에 도착하여 수박을 잘라 먹으며 더위를 달랜다..
여름엔 어디를 걷든 덥고..
겨울엔 어디를 걷든 춥다..
그러나 걷는다..
왜냐고 묻거든
그저 웃는다..
**추가(나중애 어는 분이 추천하는 코스)
사향탑에서 도로를 따라 가호리 곡계고개 당산나무까지 걷고,
곡계고개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 호숫가 까지 내려갔다,
다시 신작로를 걸어오다가,
보마클(보은 마라톤 클럽) 표지 왼쪽 능선으로, 호숫가로 내려서 모퉁이 돌아,
진사골로 올라와 후곡 버스 종점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
옛 소전 분교에서 내려,
벌랏 한지마을 까지 걸어, 구경도 하고 한지체험도 하고,
벌랏나룻 까지 내려 갔다가 한지마을 에서 담근 동동주로 목을 축인후 돌아오는 것도
괜 찮은 도보 코스가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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