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걷기에 나섰다..
오늘은 오전에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 강변을 봉황천 합류 부근 - 난들 - 충북 영동군 양산면 가선리까지 간다..
천내리 강변에서 바라본 풍광..금강의 대표적 경관 중의 하나..
강변에 늘어서 미루나무들..
너무 평화롭고 잊혀진 추억 속의 풍경이다..
이 강물은 무주를 거처 금산 방우리와 수통리를 지나 이곳에 이른다..
강변이 넓어 들판은 난들이고..주변 동네는 홍수때엔 강속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천내(川內)리 했는지..
난들교를 지나 걷는데 거시기한 산 이름이 등장..
한자로는 고상한 자주빛 영지 버섯이 많은 산이라네..
코스모스가 제철이다...
이름만으로도 가을을 제대로 느끼게해주는 꽃..
강가에 흐드러지게 피어 한들 거린다..
우리는 난들을 향해 제방길을 걷는다..
구름이 차일처럼 드리워졌고 바람도 산들거리니 걷기가 즐겁지 않으랴...
제방아래 강변을 걸어 난들로 들어서니 맨처음 물웅덩이가 반겨준다..
마치 여주 강길에서 느꼈던 다양한 강풍경을 여기서 다시 맛본다..
강돌이 가득한 강변을 지난다...돌마다 누런 흙이 코팅되어 금광석처럼 반짝인다..
고기들은 누런 강물에서 고생햇겠지만..
난들은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넓은 들이라는 뜻..
난들에서 다양한 퇴적층과 만난다..
모래 더미에서 말조개처럼 큰 조개 껍질도 보고..
금강 사행천 구간은 보물찾기 코스..
구비도는 물줄기에는 아름다운 풍경이 숨어잇다..
좌로 자지산 언저리에서 인공폭포가 흐르고..우로 월영산이 가로 막은 곳..
그 사이로 흐르는 금강을 사람들이 가만둘리 없다...
다리를 놓고..기러기공원을 만들고..데크를 만들고...
난들 기러기 공원 잔디밭에 잠시 쉰다..
꽃도.. 하늘도.. 강물도 흡족하다..
난들 구간을 벗어나니 길은 차도로 이어진다..
연락부절인 차를 피해 걷다보니 도경계를 지나 영동군 양산면 가선리에 이르고..
점심식사할 식당을 지척에 두고 강가 바위에 앉아 발을 담구고 강물소리를 듣는다..
외래종 수크렁이 가득한 강변에서 나와 식당으로 향한다..
오늘의 메뉴..어죽과 올갱이국..맑은 강변의 별미..
벼는 푸른 하늘을 바라보지 못할 큰 죄라도 진양 고개를 숙이고 얼굴도 누렇게 떳다..ㅎㅎ
오후에는 천내리 저곡산성에 올라 천내습지를 조망한다..
저 멀리 보이는 강 우안의 녹색지역이 천내습지..
이곳 저곡산성은 임진왜란 전적지..
임진란 당시 금산군수였던 권종과 600의 병사가 전주로 진군하는 왜군을 막아섰다..
저 강 좌측 닥실나루 부근에 흙을 뿌려 강물의 깊이를 가늠하지 못하게하여 적의 도강을 막는데..
한 시골아낙이 치마를 걷고 강을 걷너는 바람에 이를 눈치 챈 왜군이 도강하여 접전하였으나 막지 못하고 순절..
이곳을 돌파한 왜병이 금산성을 점령하고 전주로 향하다가 대둔산 배티고개에서 권종의 사촌인 권율 장군에게 대패..
저곡산성에서 내려오는 길..
금강초등학교였다가 폐교가 되고 지금은 금강생태학습원으로 쓰이고 잇다..
노란색 작은 꽃들이 사라진 어린 학생들을 대신하고 있다..
천내습지로 향하는 길..
일부러 에둘러 마을 지나고 논길을 거쳐서 산길을 넘어간다..
홍록의 사이로 하늘은 더 푸르다..
천내습지는 장마기간이 지나면 둠벙이 형성되어 생태계의 자궁역할을 한단다..
버드나무가 가득하고 둠벙에는 가물치, 메기가, 새로는 원앙과 황조롱이가, 포유류로는 멧돼지, 수달, 고라니가 산다..
물론 제일 많이 습지에 출몰하는 짐승은 "털없는 원숭이"이자만..ㅎㅎ
여기는 습지내 3개의 둠벙 중 각시둠벙..부엉이 바위아래 위치한 둠벙..
뭐 각시의 죽음의 전설이 있을 법하다..
이런 숲속의 둠벙은 뱃속의 양수에 비교되는..
총 300종이상의 생명이 서로 어우러져 사는 곳..
각시 둠벙에서 본 우렁이 새끼..꽃처럼 가득하다..
하지만, 이곳 습지도 걱정이 많다..
이곳을 개발하려는 털없는 원숭이들의 집요한 책동과 생태계를 압살하는 가시박의 공세에서 어떻게 살아남느냐..
원래는 습지를 돌아나와 촤근에 공사중인 제방 길을 걸어갈 예정이었으나. 최근 강물이 빠져 여울이 얉다고 하여
습지에서 강건너 용화리까지 도하하기로 하였다..
아쿠아슈즈 없이 맨발로 걷는 여울..그야말로 바늘위를 걷는 기분이다..
"아이고~오"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강여울을 어정 어정 걷는다..
넓은 강여울이 정겹다..
아쿠아 슈즈를 신었다면 즐겁게 노닥거렸을 여울이지만, 아픔이 새겨진 발바닥으로 인해 오래도록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각인되었으리라..
9월에 보는 금산의 상징..인삼..오늘 제원막걸리에 홍삼절편으로 안주하였으니 구색은 갖춘셈..
지붕에 가득한 복..나두 받아왔다..
용화리의 이정표..내가 본 중 가장 아름다운 이정표..특히 저 사정(활터) 안내 표지는 너무 귀엽다..
용화리 마을의 용강정에 앉아 점심에 얻은 복숭아를 한입 베어 문다...
천장에 오늘의 덕담이 걸려 잇다..
만사형통...
정말 그리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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