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걷기에 나섰다..
오늘은 용담댐 아래 첫 마을 감동마을..
용담면 사무소에서 고개를 하나 넘어 감동교에서 강변으로 내려섰다..
금강이 흐른다..댐으로 막히고 돌다리로 막더라도..
정겨운 징검다리를 건너다 강물과 종알거리는 햇살의 대화를 엿듣는다..
이동네엔 팬션이 몇군데 있는데.. 강가집의 간판이 예쁘다..
마을 감나무엔 홍시가 달려있다..까치는 배터지겠다..
강가를 두리번 거리는 사이 아쉽게도 마을길이 끝낫다..
그런데, 감동마을이 끝나는 이 지점에 오늘의 진정한 감동이 시작되었다..
숲속으로 보일 듯 말듯..이어지는 벼룻길..
이 곳 바위에서는 자취도 없다가도 저 너머로 이어진다..
돌아보면 금강은 아름다운 뒷태를 보이며 감동마을을 향한다..
뭐든 뒷태가 아름다움의 완결판이다..
가파른 벼룻길에 세심하게 로프를 달아놨다..
날망에 올라서서 섬바위 쪽을 조망한다..저 곳에 비경이 자리잡은 줄도 모르고 있엇다..
돌아 오는 길에 이곳 진안마실길의 개척자 정병귀씨를 만낫다..
걷기 열풍에 힘입어 진안에서도 뜻잇는 분들이 진안 마실길 193km를 개설하였단다..대단한 열정이다..
내년에는 진안 마실 길에 도전해봐야겠다..
벼룻길을 통과하여 습지를 지난다..마치 황무지를 걷는 기분..
날파리도 윙윙거리지만 대세는 기울엇는데 찬바람을 어이 견디겟는가?
섬바위 유원지에 어린 단풍이 제법 물들엇다..
마치 할아버지 술 심부름 다녀오다가 호기심에 주전자 막걸리 한모금 마시고 얼굴이 붉어진 꼬마같다..
붉은 단풍..흰 백사장..누런 갈대..푸른 강물..파란 하늘..
어디 한 점 교정할 곳이 있다면 백금을 주리라..
오늘의 하일라이트..섬바위 앞에 낚시를 드리운 태공..
머리는 억새처럼 희진않아도 마음은 흰 종이배 타고 청산 녹수를 흐른다..
아쉬운 경치를 뒤로하고 용담댐으로 향한다.. 용담이라는 지명으로 불릴 때 오늘의 이 모습을 예상햇을까?
선인들의 선견지명이 놀랍다고 할까?
용담의 아래와 위를 바라본다..
이로써 물의 주도권은 전북이 쥐엇다..전주사람들이 금강하류 익산에서 물을 먹다가 이젠 상류인 이곳에서 취수한다..
무주,진안, 장수에서 무진장 내려온던 물이 줄어들자 충청도 사람은 갈증을 느낄런지..
용담호의 글씨..용이 사는 연못..
덕산이 용담에 이르러 소리쳣다.."담(못)도 없고 용도 없구나.."
하루 밤도 지나기도 전에 용담선사가 촛불을 한번 켜고 끔에 문득 자신을 깨달앗다..
"이후엔 천하의 노화상의 말씀을 의심하지 않겟습니다!"
마치 베드로가 겟세마네 동산에서 첫닭이 울기 전에 예수님을 3번 부인하고 뉘우치며 우는 장면을 연상케한다.
이 장면을 바하는 마태수난곡 " 나의 하느님! 불쌍히 여기소서"로 심금을 울리며 그리고 있다..
여기 용담에서 "마음이 어린후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는 퇴계 선생의 탄식을 생각한다..
오늘 만난 생명들..
가두어지고 묶이고 몸부림치는..검은 염생이..누렁이 송아지..촐랑이 강아쥐..
살아있는 모든 것이 행복하여야 할터인데..
용담의 다리 아래 거목이 오늘의 덕담을 날린다..
본립도생(本立道生)이요 체로도현(體露道見)이니
독립불구(獨立不懼)하고 둔세무민(遯世无悶)하라!
근본이 서면 길이 저절로 열리고, 본체가 드러나면 길은 자연이 드러나나니
홀로 가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세상을 벗어나도 번민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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