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서원)
어려서 우리나라 제일의 양반은 광산 김씨라는 말을 들었다..
임금 앞에서도 자랑했다는..
왜 제일의 양반인가? 그 당시 듣기로는 대제학(요즘 서울대 총장쯤 될까?)을 제일 많이 배출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제와 생각하니, 그렇다면 대제학을 임명한 왕 앞에서 자랑햇다는 것은 과장된 말인 것 같다..
광산 김씨가 정녕 제일 양반이라면 그 소리를 듣게 한 단초를 제공한 사람은 사계 김장생이다..성리학 그중에서도 예학의 대가..
어릴적엔 송익필로 부터 배우고, 커서는 이이 율곡의 상수제자가 되었다..
나이 들어 고향인 연산면 임리에 양성당을 세우고 후학을 양성하였다..
그의 아들 신독재 김집은 물론 제자인 우암 송시열, 동춘당 송준길, 명재 윤중의 아버지인 윤선거 등 서인의 굵직한 사람을 키워냇다..
그러니 흔히 기호학파라 불리는 학맥의 태두격이다..
논산시 연산면 임리에 위치한 돈암서원은 그에게 내려진 사액서원(왕이 인증하는 서원)으로 대원군의 서원철폐시에도 에외로 인정받은 정통서원이다..
임진왜란후 전쟁의 당사자 3국 중 중국 명나라는 청에게 망하였고, 일본은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후계정권이 붕괴되고 도쿠카와 이에야스의 막부가 새로 성립되었다..
그러나 가장 혹독한 피해를 입은 우리나라는 왜 왕조의 교체가 없었을까?
이는 사대부들이 예학을 통하여 사회기강을 바로 잡고 가부장질서을 강화하는등 기반사회의 장악력을 높임으로써 사회의동요를 막았기 떄문이 아닐까싶다..
그 기초이론이 예학(특히 상례)이다..
현종년간에 벌어진 서인과 남인의 "예송논쟁"은 목숨과 권력을 건 일대 사투였다..그 중심에 사계의 제자 송시열이 있었다..
하지만, 영,정조 이후에는 교조주의, 형식주의, 허례허식에 빠지고, 세도정치와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변화에 대응할 수없는 불치병 환자꼴이 되었다..
(숭례사)
숭례사는 사계 김장생을 모시고 아들 신독재 김집, 제자인 우암 송시열, 동춘당 송준길을 배향한 사당이다..
이들은 모두 이른바 해동18현(海東18賢)에 추앙되어 공자를 모신 사당인 문묘(文廟)에 배향되는 영예를 얻었다.
해동 18현이란 신라, 고려, 조선조에 걸쳐 뛰어난 유학자 상위 랭커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 이름을 보면, 설총, 최치원, 안유(안향), 정몽주(포은), 김굉필(사옹), 정여창(일두), 조광조(정암), 이언적(회재), 김인후(하서), 이이(율곡), 이황(퇴계), 성혼(우계), 김장생(사계), 조헌(중봉), 김집(신독재), 송시열(우암), 송준길(동춘당), 박세채(남계)이다.
성혼까지는 별 논란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하지만, 그이후의 6명은 모두 서인 측 사람이다..
동인 쪽 서애 유성룡, 학봉 김성일 등과 비교해 보면 혹 인조반정으로 서인 집권후에 정하여진 결과가 아닌가 하는 논란의 여지도 있을 것 같다..
어쩃거나, 사계의 자손들은 아들 김집은 대학자로 추앙받앗고 손자 김익겸은 병자호란 때 강화도가 함락되자 순절하였고, 김익겸의 큰아들 김만기는 숙종의 장인이 되고, 둘째 서포 김만중은 한글소설 "구운몽", "사씨남정기"로 유명해지는 등 명문가로 성장하였다..
더구나, 김만기, 김만중 형제는 물론 김만기 아들과 손자 등 3대 걸쳐 대제학을 배출하였다.
그러니 제일 양반이라는 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양성당과 원정비)
양성당은 사계가 제자들을 가르치던 곳이다..
원정비는 돈암서원을 세우게 된 배경과 서원의 구조, 김장생의 행적 등에 관해 기록해 놓았는데, 제자인 비문은 송시열이 짓고 글씨는 송준길이 섰다 한다..
2사람은 그런 콤비로 서인 그중에서 노론의 지도자로 평생을 살앗다 한다..
원래는 돈암서원 이곳에서 떨어진 돼지바위(돈암)에 위치했다가 수해를 피해 고종연간에 이곳으로 이전하였다 한다..
(응도당 편액)
지(地) 부(負) 해(海) 함(涵)
땅이 온갖 것을 다 실어주고, 바다가 모든 물을 다 받아 주듯이 모든것을 포용하라는 뜻 ..
(사당 담장)
사당 담장에 전서체로 우측으로부터 지부해함의 글씨를 새겼다..
하지만, 이곳 학풍이 예학이라 그런지..
시비(詩碑)는 보이지 않는다..
영남학파인 서애 유성룡의 터전 하회 마을에서 느꼈던 시비들..형제간의 우애가 느껴지는 시가들은 이곳에 없다..
좀 근엄한 충청도 양반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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