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걷기에 나섰다..
이번엔 진안 용담댐 옛길을 거쳐 선바위-감동마을 - 도소마을 - 덤덜교- 대소마을(부남면 면사무소)로 이어지는 길.
승용차에 분승하여 진안읍 운산리 언건로타리에서 우측 언건대교 건너기 직전좌측 하상으로 내려간다..
마침 전국이 비소식인데..여기 진안고원만 구름이 잔뜩 끼었을 뿐..바람이 살랑이고 걷기에 안성마춤이다..
노랑꽃을 꽃는 심정은 마음을 열고 즐거이 걸으리라는 다짐인지...
댐으로 수몰되기전 국도 길이 서서히 침식되어 가는 모습이 무상함을 일깨우고..
길가의 어린 개복숭아는 새로운 삶도 있음을 알린다..
지칭개 엉성하게 늘어서서 가는 세월 잡을 수 있을까?
아름다운 금강도 하품을 하나..크게 입을 벌렸네..
돌아보니 마이산이 귀를 쫑끗세우고 금강과의 속삭임을 엿듣고 있구나..
유장하게 돌아가는 길은 유유자적 걸어야 제맛이고..
아풀사..옛길이 여기서 잠겼있네..좀더 갈수기에 와야 모세의 기적과 같이 드러나는 옛길을 만날수 있다
그 물속에 사천 김씨의 세천지가 잠겼으니 고향 추억 묻고 떠난 이들 수심처럼 수초만 무성하다..
휘적 휘적 걷는 모습에 풍광에 취한 듯 취기가 묻어나고..
아쉽게 큰길로 올라선다..
차로 이동하여 상전 망향의 광장 "고향 그리운 집"에 앉아 점심을 들고..
용바위 전설을 보다가 옆에선 등산지도를 보고 문득 성주봉까지 왕복 40분간 산책에 나선다..
그런데...참 좋은 길이다..이런 걸 망외소득(望外所得)이라 하지..
물에서 잃은 길을 산 속에서 찾았네..
성주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용담호..저 물속에 옛길..옛집..옛추억 모두 잠겨있겠지..
오동통 살이 오는 송화..송홧가루 날리는 5월에 외딴 봉우리..
다시 차로 이동하여 용담댐 아래 선바위에 도착..여기서 감동마을로 향한다..비경이 준비되었다..
참앗던 비가 입술을 깨물고 흘리는 눈물처럼 은근하게 내리고..
선바위의 소나무는 빗속에 욕중미인처럼 자태가 곱다..
벼랑길을 화려한 야생화처럼 우비로 수놓으며 지나니..
고요하게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을 감상하는 금강을 만난다..
쇼팽과 죠루주 샹드의 애련이라도 떠올리는지..
不知身在畵圖中 (부지신재 화도중) 내 몸이 그림속에 있는줄 몰랐네..
정도전의 시귀절..바로 이장면이 아니던가..
우리가 그림속 꽃이 되었네..
금강도 한 소매를 길게 뻗어 애교를 부릴 줄안다..
소매가 길어야 춤이 이쁘다지..
찔레꽃이 피었네..박난아의 찔레꽃은 아니다..붉지가 않네..
감동마을을 지나면 아스팔트 길을 걸어 간다..
도소마을 부근에서 강변으로 들어선다..
예향천리 금강변 마실길이 펼쳐지고..빗속에 그림같은 강길을 간다..
함초롬이 비에 젖은 그대..아름답구나..
이런 풍광을 보았으니 금강을 비단강이라 이름지을밖에..
그렇게 걷다가 덤덜교..대문바위 바라보이는 곳에 도착..
이곳 부남면사무소에서..첫날 걷기를 마치고..적상산 숙소로 간다..
대구에서 온 막창이 불타는 밤..멋진 열창이 이어지고..
폭탄주 두어 순배..
술에 시한 수 없을 수 없지..지금은 잊었지만..그 시의 분위기를 살리는 노래.."기쁜 우리 사랑"이엇던가..
가는 봄날을 온몸으로 만끽하고..
늦은 밤 빗소리와 함께 우중도보로 마무리..
아침에 일어나 보니 이곳이 "언제나 봄날"이었네..
알 수가 없는 우리의 내일아니던가
지금 언제나 봄날처럼 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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