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쨋날이 밝았다..
비는 그치고..솔잎에 빗방울을 묻힌채..
금낭화..복주머니 주렁 주렁 달고 오늘 누구에게 복을 나누어 줄 모양이다..
숙소..적상산황토팬션..아침식사는 앞 선배식당에서 하고..
보호수가 멋진 자태를 자랑하고,,
나는 당신을 위해 이렇게 서있습니다..
이 땅에 일어났던 모든 재난 속에서도 오직 당신을 위해 의연히 서있습니다..
숙소앞에는 갤러리가 있는데..적상산을 참 이쁘게 디자인했다..
차..무심히 쓴..그러나 깨진 파편..우리 일상의 여유도 저런 모습일게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어제 출발지 부남면사무소에 집결..
무주의 벼룻길을 걷는다..
밭두렁의 파꽃이 머나먼 외계의 성같고..
노란 5월길을 따라 대소마을 어귀를 벗어난다..
신비한 길..벼룻길..돌을 쪼개고 굴을 파서 만들어 놓은 길..
찔레꽃 흐드러진 은밀한 숲을 지나면 벼룻길은 끝난다...
아쉬워 한가락 뽑아 본다...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고향
언덕위에 초가 삼간 그립습니다..
율소마을을 지나면서 가막바위 부근 앞산 하트를 바라보며..마음속 화살을 날려본다..
대티교를 지나 굴바우가든 지나기 전 좌측 강길로 들어서면...
은밀한 비경이 시작된다..
길은 촉촉한 스킨쉽으로 다정스럽고..숲은 농익은 향기로 몽롱하게 다가온다..
산명수려(山明水麗)..산색이 아름답고..물이 맑다..
이곳에 앉아 요기를 하고..
상굴교를 건넌다..
다리엔 반딧불이 상징이 새겨지고..
반딧불이는 다슬기를 먹이 삼아 산다..
상굴교를 지나 굴암슈퍼에서 아이스크림 먹자했는데..가게는 문을 닫고(여름철에만 연단다..)..우리는 강변으로 내려선다..
벚꽃 가득할때는 꽃따라 아스팔트 길을 걸었는데..
꽃 진 계절에 와서야 강길을 찾게된다..
참 아름다운 강길을 따라 걸었다..
고속도로 굴암교 아래서 징검다리를 건너는데..
누군가 돌을 던져 훼방을 놓는 장면이 지데루 걸렸다..
강길이 물에 잠겨 다시 도로로 올라서는데..아까시아 향기가 발을 잡는다..
여기 잠두길이 시작되는 지점에 앉아 마지막 간식을 털어내고..
4월 복사꽃,조팝꽃이 어우러지는 계절에 왔다가 5월에 오니 분위기가 또 다르네..
30대 미시의 농후함이 있다고 할까?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달처럼 슬픈 찔레꽃..
장사익은 서러움을 노래햇지만 이길에서는 방긋웃는 찔레꽃이다..
금강마실길은 무주군 부남면 도소마을에서 출발.
대문바위-부남 면소재지-벼룻길-각시바위-율소마을-굴암리-잠두마을 옛길-요대마을-용포교-서면마을까지 총 19km..
그중 접근성이 좋은 무주 부남 면소재지에서 서면마을까지는 약 17km로 5시간 가량 소요.
혼자 가려면 부남면사무소까지는 무주터미널에서 시내버스를 타고..서면마을에서 버스 연결됨..
아카시아 한 송이 따서 한잎 두잎 씹으며 추억 속을 걷다가..
요대마을 지나 강변길에서 찔레꽃을 다시 만나네..
저 순박한 꽃이 나를 스토킹하기라도 하는지...
용포교를 건넌다..
왼쪽으로 더가면 세월교를 건너 서면마을에 이르지만..(요 코스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오래된 다리..글씨가 운치잇다..
아쉽게 금강과 작별하고..
용포교를 건너 저 식당에서 어죽으로 늦은 점심을 대신하고..
일어서다 보니.. 유재석의 "패밀리가 떴다"를 이집에서 촬영한 적 있나보다..
벼르던 아이스 크림 입에 물고..문득 검고 루른 하늘과 만난다..
1박 2일의 진안, 무주, 금강..참 아름다운 인연으로 만낫다..
아름답지 않은 꽃이 있으랴..
더구나 인연으로 맺어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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