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손바닥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흐르고

여름은 삼베바지 사이로 방귀 빠져나가듯 은근 슬쩍 지나치니

코스모스가 가득한 9월이다.. 

 

 

언제 달밝은 밤 이 정자에 앉아 붉은 와인 한잔 걸치고 단소를 불어볼 참이다..

 

 

어설픈 단소소리에

이렇게 붉은 마음을 가진 충정지인을  한 사람이라도 울릴 수 있을까?

 

 

코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한빛탑..

이쁜이 곱분이 모두 나와 즐길 수 있는 엑스포 공원을 만드는 것이 요즘 대전의 고민거리다..

 

나에게 전권이 주어진다면..

한빛 탑 주변 100 미터 이내 거리의 건물을 다 헐고  잔디 광장을 조성하리라..

넓은 잔디밭에 누워 흰구름 보며 빈둥거리는 자유를 만끽하게 하면 에펠탑보다 더 유명해 지리라..

그리고 과학공원의 시시부진한 건물은 리모델링하여 과학과 미술의 만남이라는 주제의 미술 전시관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음악 공연과 3D 영화관, 아이맥스 영화관으로 구성한다..

뭐..이런 구상으로 바쁘게 걷는 길에는 항상 발밑을 조심해야한다..

   

 

엑스포 과학공원의 육교를 건너 중앙과학관으로 가면  자기부상열차 선로 옆 주차장에서 사이언스 길이 시작된다..

저 "길" 표시처럼 도시에..연구소, 대학이 밀집한 공간에 강길, 산길이 아기자기하기 이어지는 즐거움이 잇다니 믿기지 않는다.

 

 

탄동천에는 가을의 전령..강아쥐풀이 대기중이다.

탄동천(炭洞川)..숯골을 흐르는 개울이라는 뜻..

옛날 옛적에 저승사자가 삼천갑자 동방삭을 잡으로 다닐 때 이곳 탄동천에서도 숯을 씻지 않았을까?

 

 

새터교를 건너 과학관 뒷쪽으로 성두산 공원으로 가는 산길이 이어진다..

 

 

산갈을 요리조리 즐기다 내려오면 연구소 순례코스가 이어진다..

 

 

먼저 과학고등학교 앞에 선 돌솟대..

돌솟대는 처음 보는 것이지만 참신한 아이디어..

 

 

카이스트..과학기술원..원자력안전기술원..화폐박물관..지질연구소..항공우주연구원..을 지나는 길에 의리있는 탄동천이 함께 간다..

 

 

김난도 교수의 인생시계에 의하면  내 시침은  오후 3시를 가리킬덴데..

그 시간이 넘은 4시에 걷기에 나선 오늘 햇살이 여기까지 걸어 오는 사이 벌써 누그름해졌다.. 

 

아름다운 탄동천을 바라본다..

영재들이 첨단의 지식을 탐구하는 이 시대에도 자연은 태고적 모습에 다가갈수록 신비감을 주기 마련이다..

 

 

탄동천은 어머니 모습으로 오리 백로를 보듬고 호박을 키워낸다..

 

 

시민천문대 입구 부근에서 산길을 오른다..

아니..이런 길이 숨어 있었다니...

 

 

커다란 오동잎이 하늘을 가린다..

오동잎..가을을 즐겨라..

 

 

이 길은 천문대를 지나면 충남대 뒷산으로 이어진다..

그 길 정상에 수당정이 잇다..

충남대 영문과 교수를 지낸 수당 김봉주 선생이 지어 학교에 기증한 정자..

 

 

수당정 현판..

수당의 시..하늘에 쓴 연서를 볼까?

 

 파아란 하늘 위에
은하물 찍어
계수나무 붓으로 메워 봅니다

별보다 많은 사연
다 쓸 수 없어
못 맺은 채 바람결에 실어 보내니

대낮엔 햇빛 부셔
못 읽을세라
고요한 밤 달빛에 비춰 보소서

 

 

수당정에 앉아 내려다보니

고기가 숨어 있다는 의미의 어은동..

이제는 사람이 숨어사네..

 

 

낮달..

푸른 하늘에 계수나무 한그루와 토끼를 실은 하얀 쪽배..

아니면 참았던 눈물이 솟아나게 만드는 살빛 낮달..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이렇게 걸으니 더 좋다..

 

 

궁동공원에서 택시타고 숯골 원조냉면 집으로 간다..

시원한 냉면 한그릇으로 마무리..

 

<길평>

코스  : 과학공원-중앙과학관 주차장-탄동천-새터교-성두산공원길-과학고-탄동천길-시민천문대 입구-충남대 뒷산길- 중앙도서관길-궁동공원길 -총 8Km

총평 : 도심에서 강길-산길을 즐기기란 쉽지 않다..표지 좀 제주올래처럼 많이 눈에 뜨게 늘리면 좋겟다..

         대전에 잠시 머물때 3시간 정도 이 길 걷고 유성온천서 목욕하고 숯골 냉면 먹고..추천..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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