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걷기에 나섰다.

몇번의 기회가 있었으나 그때마다 일이 겹쳐 가보지 못한 금강의 발원지..

오늘 나머지 수업삼아 길을 나섰다..

전북 장수군 장수읍 수분령 휴게소에 도착..

수분령..물이 나뉘어 진다는 고개..고개에 떨어진 빗물이 좌측으로 흘러내리면 육자배기 부르며 섬진강을 따라 남해바다로..

우측으로 흘러내리면 금강을 따라 흘러 백마강을 부르다가 서해바다로 간다..

세상사도 이렇게 운명처럼 갈라지는 포인트가 있으리니...   

 

 

가는 날이 장날이고 노처녀 시집가자 등창난다더니..

비가 징징 거리는데..휴게소는 트롯트를 왜 그리 크게 틀어 신경을 거슬리는지..

수분리 앞산도 심사가 구름이 가득하다..

 

 

수분령 휴게소 건너 우측 길로 들어서면 수분리 마을길인데..

삼거리에서 잠시 혼란..

우측 생태공원으로 올라 간다..나중에 보니 좌측이 뜬봉샘 가는 원래 길로 임도로 연결된다..

생태공원에서 만난 이 상징이 무엇인지 처음엔 몰랏다..

뜬봉샘의 유래가 이성계의 개국설화와 관련된다..

이성계가 근처 신무산에서 백일기도 끝에 봉황이 날라가면서 새나라를 열라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봉황이 뜬 곳을 찾아 가봤더니

옹달샘이 있더라는..

전국 도처에 이성계의 개국설화 지명이 많은데, 그렇게 공들여 개국한 나라는 아들 태종에게 빼앗기고 허수아비 노릇을 한 것을 보면

설화란 어느 정도의 진실을 담고 있는지..

 

 

비가 부슬거려 우비를 꺼내 입고 우산도 썼는데..

저 빨간 열매는 정열에 겨워 빗방울을 가득 껴안고 있다..

비가 오는 날 마다 방황한다는 청춘시절 친구가 생각난다..

 

 

생태공원은 최근에 개설되엇는데, 공원 끝에는계단으로 올라가면서 실개천을 관찰하는 코스가 잇고..뜬봉샘가는 길과 연결된다..

뜬봉샘을 탄생이라 한다면..이 개울은 돌지난 아이라고 해야 하나..

 

 

가파른 계단을 따라오르니 제법 땀이 나고 숨소리 거세진다..

 

 

정자에 앉아 바위 글씨를 바라보며..

장수군수는 저 글씨를 붓으로 썼을까, 아님 싸인펜으로 썼을까 생각하면서 감으로 피로를 달랜다..

 

 

뜬봉샘으로 오르는 길..

 

 

강태등골..

뜬봉샘에서 나온 물이 첫 실개천을 이루는 곳..

백일을 지나 기기 시작하는 어린 아기의 모습이랄까?

 

 

여기가 뜬봉샘이다..

 

 

봉황이 뜬 곳에 있던 옹달샘..

 

 

뜬봉샘에는 무엇이 들어 잇을까 들여다 보았다..

 

 

나무와 하늘..

샘물은 안과 밖이 다르지 않네..

안밖이 다르지 않는 사람이 도인이고 성인이다..

 

 

그리고 한마디를 새겨놓앗다..

금강 천리물길 여기서 부터..

문득..여기 물방울이 바다에 까지 이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르던, 말던, 이 샘은 바다에 이를 수 있는 강이라는 시스템의 기초가 되었다는 점으로 기억되고 방문할 가치가 있다..

마치..골프 한류의 원조 박세리처럼..

 

 

그럼..천리 금강의 전모를 볼까?

무진장의 물을 모아 금산의 인삼을 키우고 영동의 포도를 음미하며 옥천의 향수를 부르다가 백마강의 탄식을 토하고는 서해바다의 용왕에게 물을 대주는 천리 장정..

 

 

자..출발이다..

 

 

금강 걷기의 출발에 서서..지난 금강걷기를 돌아다보니..

돌고 돌고 돌다가 물어 물어 찾아온 시원(始源)..

나의 걷기는 조상의 보검을 발견하고 뿌리를 알게되어 왕조의 복원에 나서는 전설 속의 왕자처럼 이제 새롭게 출발하는 느낌이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물줄기..돌도 안된 애기가 옹알거리며 쉬는 모습같지 않은가..

 

 

요 임도 4거리에서 아무 생각없이 수분리 마을로 방향(하산시 우측)으로 틀었다..

 

 

한데, 원래 기획 의도는 장수마실길을 따라 용계마을(하산시 좌측)로 가야하는 것인데. 반대방향으로 가고 말았다..

 

 

영문도 잊은채 그저 길을 즐기며 걸었다..

 

 

이런 길을 좋아하지 않을 사람있을까?

 

 

수분리 마을 내려가는 길..가득한 낙엽..

 

원래 마을 이름이 물뿌랭이 마을이었단다..간판은 넝쿨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뭉뿌랭이..물뿌리..수원(水源)..

 

 

어디 물뿌랭이 뿐이랴..풀뿌랭이도 한목한다..생명의 근원이 뿌랭이 아니던가..

 

시래기 널은 날에 비가 내리니

시래기는 흙, 비, 빛, 바람 골고루 범벅하며 마른다..

 

 

물뿌랭이 마을에서 제법 개울이 되어 흐른다..

이름도 수분천이라 지어 호적에 올렸으니 이젠 유치원들어갈 준비하는 아이 모습이다.. 

 

 

수분리 마을을 나오는데 비가 오지게 내린다..

시끄러움을 피해 수분령휴게소 옆 기사식당에 가서 된장찌게를 시켰는데..맛이 끝내준다..

점심후에 장수읍 왕대교에 가서 잠시 노하리 숲 쪽으로 걸어 본다..

이제 강물 형태로 틀이 잡히고 금강의 본류를 형성한 모습이 초등학생의 활기가 보인다..

 

 

음악시간인가..즐거운 노래를 부르네..

시냇물은 졸졸졸

고기들은 왔다갔다..

 

 

타루비공원에 갔다..

현감이 말을 타고가다 꿩소리에 놀란 말에서 낙마하여 못에 빠져 죽자, 이를 자책한 관리가 따라서 목숨을 끊어 순절비가 세워진 곳..

 

 

시대가 변하면 가치관도 변하는 법..

지금이야 순절할 상황도 아니고 칭찬받을 일도 아니지만..

칭찬받을 관리는 얼굴도 모르는데, 잘못한 말만 그림으로 영구히 남았으니 세상사 요지경이로다..

 

 

이 타루교에서 바라보는 장수쪽 금강..

타루사건 시절에는 양안에 제방이 없었을 터..타루 절벽 아래 소로 옆에는 강물 습지로 깊은 웅덩이가 잇었을 법하다..

이제는 제방이 생겨 타루절벽 옆에는 연못도 메워졌으니..

이렇게 강은 변하면서 세월따라 흐르고 사연은 모래처럼 쌓여간다..

 

 

이 물결은 하늘에서 내려온 냇물이라는 천천(天川) 소리를 들으며 정여립이 새왕국을 꿈꾸던 죽도로 향한다..

이제 주류가 된 강물은 금강의 깃발을 들고 각 지역의 지천을 포용하고 대의를 따라 서해로 간다..

 

(자..그림으로 요약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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