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 신채호 생가에 갔다..

대전 중구 어남동 도리미 마을..

 

단재...붉은 마음을 가슴에 품고 살았던 사람..

 

 

지금도 외진데..조선 말기엔 정말 심심산골이었으리..

산으로 둘러싸인 분통만한 이곳에 도리산 정기를 타고 났단다...

하여 세수할 때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니 그 기개 그대로 일생을 살았다..

 

 

단재가 8살까지 이곳에 살다가 부친 사망후 청원군으로 이사갔다.. 

생가에 예서로 쓴 단재의 시가 걸렸다...

 

人生四十太支離(인생사십태지리) : 인생 사십 년이 너무도 지리하여

貧病相隨暫不移(빈병상수잠불이) : 가난과 병 잠시도 날 떠나지 않는구나

最恨水窮山盡處(최한수궁산진처) : 한스러워라, 물 다하고 산 다한 곳

任情歌曲亦難爲(임정가곡역난위) : 내 마음대로 노래부르기도 어렵구나

 

- 백두산도중(白頭山途中 -

 

 

또 한쪽엔 "가을 밤에 읊다" (추야술회秋夜述懷)의 시가 행서로 써있다..

                                            
孤燈耿耿伴人愁   고등경경반인수   가물거리는 등불아래 근심만 가득하여
燒盡丹心不自由   소진단심부자유   일편단심 다 태워도 자유롭지 못함은
未得天戈回赫日   미득천과회혁일   하늘이 준 창으로도 밝은 해 되돌리지 못했으니
羞將禿筆畵靑丘   수장독필화청구   몽당붓으로 청구강산의 역사를 끄적임이 부끄럽구나
殊方十載霜侵鬢   수방십재상침빈   이역 땅 방랑십년 귀밑머리 서리내려
病枕三更月入樓   병침삼경월입루   병들어 누운 베갯머리 삼경의 달빛만 비쳐드네
莫說江東鱸膾美   막설강동노회미   말하지 말게나! 강동의 농어회 맛이 좋다고
如今無地繫漁舟   여금무지계어주   지금은 고깃배 맬 땅 한뼘도 없다네 

 

 

저 앞산이 도리산인가..

외가인 안동권씨의 터전에서 태어나 초년을 보냈다..

 

 

생가를 나오다 옆 임도로 접어 들었다..

응달의 눈길 오르막을 지나니 어쭈..제법 그듯한 임도가 전개된다..

 

 

생각지도 않게 진흙 속에서 진주알을 줏은 양 즐겁다..

 

 

단지 좀 짧은게 흠이다..

 

 

돌아오는 길에 언덕에서 바라보는 생가..양지바른 곳이다..

 

 

 

정류장 건너 동네 뒷길을 가서 걷기도 하고..

 

 

돌아오다가 무수마을 안동권씨 유회당을 방문한다..

부모를 생각하는 그 마음을 간직한다는 집.. 

 

 

정갈한 동네..소나무처럼 청청하다..

 

 

겨울엔 이런 담벼락이 해바라기 하기 좋은 곳이지..

 

 

겨울에도 붉은 것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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