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에 지리산 둘레길에 필이 꽃혔는데..마음이 통했는지..

울릉도 일주팀들이 다시 뭉쳐 지리산둘레길을 걷게 되었다..

그런데, 노쳐녀 시집가는 날 등창 나는 격으로 비에 강풍에 날씨 시샘이 심하다..

 

 

 

우야튼, 걷는다..

다시 여기로 되돌아 오는 날까지..

 

 

봄비 수준을 넘어 여름 장마 같은 비 속을 뚫고 간다..

아직은 그런대로 바람은 거세지 않다.. 

 

저 멀리 지리산 운무에 가렸어라..

나와 지리산이 서로 내외하는 사이 같네..

 

화려한 꽃잎 아래 숨어 사는 이도

비가 오는 날이면 누군가 생각이 나겠지요.

 

 

개미정지 탕빈 고목도 세상을 품고 산다..

 

 

구룡치를 향해 올라간다..

 

 

진달래가 마중을 나왓다.

길은 빗속에 더욱 그윽해지고..

 

 

꽃비를 맞으면서 구룡치를 넘어간다.

 

 

 

 

영변 약산 진달래가 구룡치 진달래보다 더 이뻤으랴..

 

 

비와 진달래를 사이에 두고

할 말을 잊고 묵묵히 걷는다

 

 

감탄마저 잊은채 또 나마저 사라진 느낌..

 

 

함께한 당신이 있기에 문득 나를 돌아 본다..

 

 

비와 진달래 그리고 나는 함께 흐른다..

 

 

그래서 이길에 이런 사랑나무가 생겼나보다..

옆 팻말에 이르길,

"사랑은 하나이어라!"

 

 

꽃길이 우리를 하나로 이어주고..

 

 

사무락다무락을 지나 개울 징검다리를 건너 정자나무쉼터에 이른다..

마침 이곳 동네 행사 준비 팀이 막걸리와 두부김치로 인심을 베푸니 추운 바람 속에 벳속에 온기가 퍼진다

 

 

노치마을에 다가가는데 강풍에 몸이 날려갈 것 같다..

 

 

덕산 저수지를 지나 길에 심수정 정자..

마음을 닦는 정자..지리산 둘레에 살면 저절로 마음이 닦이지 않을까?

 

 

고난의 행군이 이럴까? 강풍에 우산을 접고 비와 찐하게 애무하는 사이 빗물인지 애액인지 줄줄 흐르는 사이

행정마을에 도착..마침 비바람을 피하기 좋은 유리정자를 발견.. 안에 들어가 오뎅을 끓여 식사를 하고..

마가목주, 매실주에 꼬냑까지 한잔하니..

몸도 풀리고 콧노래도 절로 난다..

   

 

후식은 마을 벽화에 달린 포도 한송이 떼어 먹고..

 

 

다시 길을 간다..

어찌 소식을 들었는지 벚꽃들이 도열하여 열렬히 환영하네..

 

 

때는 인연이라..

성숙한 꽃송이들이 비속에 젖으니 마치 미인 샤워쑈처럼 관능적일쎄..

 

 

 

아무도 미워하지 않았고

외로움도 주지 않는데

 

오늘 내가슴에 쏟아지는비

누구의 눈물이

비되어 쏟아지나

 

어제 나는 사랑에 젖고

오늘 나는 비에 젖네

                                                                                      

 

그렇게 비 노래를 부르며 운봉에 도착했다..

 

오늘 나는 비에 젖엇지만

내일 나는 사랑에 젖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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