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식사후 원덕현마을에서 구신치를 넘어 구신치마을로 향한다..
구신고개..일명 덕고개라고도 부른다..
왜 구신인가? 귀신 아님 물개 거시기라도 되나했더니...
태조 이성계가 전라도 운봉 황산싸움에서 왜구를 섬멸하고 돌아가는 길에 이곳에 이르러 지세가 신하는 구하는 혈의 형국이라 하여
구신(求臣)리라 명했단다..
원구신 마을로 가는 길..
길은 마을로 마을로 구성지게 이어진다..
집 흙벽돌은 무너져도 기반석의 꽃들은 오래된 봄의 마지막을 폼나게 즐기는듯..
잠시 정자에서 숨을 돌린다..
오늘 이코스..
적당한 거리마다 마을있고, 마을마다 정자가 있으니 정자마다 한입, 한잔이다..
황희지라도 동행했다면 술한잔에 시한수라고 못박았을텐데
영험없는 술을 마신 것인지 노래 한곡조 안 나온다..
지칭개 가득한 게울을 걸어 하염북 마을을 지나고..
상염북마을 충목정에 도착했다..
충목정??
임진왜란이 발발하고 선조가 의주로 몽진하자 나무가 스스로 북쪽으로 엎드려 꽃을 피우지 아니하다 선조가 환궁하자
스스로 일어나 꽃을 피웠단다..
그뒤 1910년 8월 29일 경술국치를 당하자 갑자기 해는 사라지고 바람이 세차게 불면서 땅이 흔들려 늙은 큰 나무가 원통하여 북쪽(임금이 있는 서울쪽)으로 향하여 쓰러졌단다..
마을사람이 “염북(念北-임금이 계시는 서울을 생각)이니 나무조차도 사람 마음 같아서 나라 잃은 슬픔을 나타내며 북쪽으로 쓰러진 뒤 3년 간 잎이 피지 않다가 차츰 잎이 돋아나기 시작하면서 사람의 힘을 빌지 않고 스스로 일어났다 ”고 하며 마을에서는 이 괴목이 경술국치를 슬퍼했다 하여, 그 충정을 가상히 여겨 1920년 정자를 짓고 ‘충목정 ’이라 이름지었단다.
드디어 2구간의 테마인 "내동산 도는 길"의 내동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꼬불 꼬불 12고개..노래가 절로 나오는 고개길..
저멀리 후미 일행이 꼬물 꼬물하다..
중턱에 전망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산촌의 풍경..고원이라 해봐야 그저 또 산이다..
전망대 장대를 걸어가는 소년..
백척간두에서 진일보(進一步)하라는 화두를 상징하는 것인지...
이제 내동산 허리를 넘어 중평마을로 내려간다..
길은 유장하게 감아도는데..내리막 길의 아픈 내 다리를 위로하려 음악을 튼다..]
You Are My Sunshine
My only sunshine.
You make me happy
When skies are grey.
꼬불꼬불 첫째고개 첫사랑을 못잊어서 울고불고 넘던 고개 ..
꼬불꼬불 둘째고개 둘도 없는 님을 만나 정을 주고 받던고개..
꼬불꼬불 셋째고개 셋방살이 3년만에 보따리싸고 넘던 고개...
꼬불 꼬불 넷째고개
네가네가 내간장을 스리살짝 넘기는고개..
오동꽃을 보았니?
딸을 낳으면 집뜰에 오동나무를 심는다는데..이 산에는 돌보아줄 딸래미가 많은가 보다..
왜 오동나무를 심느냐고? 내 물을 줄 알았지..
딸 시집갈 때 농짜줄려고..
그럼 아들 낳으면 뭐를 심지? 소나무를 심었다..
왜...아들이 상주되어 부모 관을 장만하라고..
애기금풀이 가득한 길을 지나면 중평마을이다..
선행팀은 여전히 영험도 없는 술만 축내고 있다..
하여..내라도 노래를..부른 것은 아니고..스마트 폰 음악으로 립싱크 해본다..
"기쁜 우리사랑은"
언젠가 스마폰으로 립싱크 대회를 개최해볼란다..
(코스) 원노마을 영모정- 신전마을 - 은안마을 - 원반송마을
원덕현마을 - 원구신마을 - 하염북마을 - 상염북마을 - 중평마을 : 총 20km
중평마을에 작약이 활짝 피엇다..
출발할 때 영모정 주련에서 만난 글귀처럼..
"만 그루의 꽃과 천이랑의 작약"을 오늘 만났구나!!
꽃을 보고 꽃답게 살면서 스스로 꽃을 피우는 그날 까지
걷고 걷고 또 걷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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