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걷기에 나섰다..이번에는 제천 자드락 길이다..

청주 무심천변에 집결하여 버스로 이동..시계추처럼 머리를 흔들거리며 자다가 도착한 정방사..

 

 

 

길이 갈라지는 표지판..충청도 표준말이 정겹다..

 

 

 

길가의 돌탑에도 누군가의 정성이 서려있겠지?

 

 

 

정방사..창건설화에서 의상대사와 관계 애써 강조한다..

 

 

 

유운당..구름이 머무는 절..

절 안내판에 있는 싯귀 한귀절

 

山中何所有(산중하소유)

嶺上多白雲(영상다백운)

只自可怡悅(지자가이열)

不堪持寄君(불감지기군)

 

산중에 무엇이 있는가

고갯마루에 흰구름만 가득합니다.

다만 홀로 즐길 수 있을 뿐이지

당신께 가져다드릴 수는 없습니다..


원래 이시는 중국 양무제가 도홍경이라는 도가의 도사를 초청하여도 응하지 아니하여 하문(下問)하자

도홍경이 답하는 시다..

 

시는 좋으나, 불가의 산사에 도가의 시가 쓰여진 것은 좀 어울리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대웅전에서 바라보니 구름이 모두 물속에 잠겼어라..

 

 

 

 

 

 

 

개를 가슴에 안고 온 부부들이 있다..

문득 저 개는 혹시 전생의 선업으로 현재 극락에 태어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무심코 법당을 들여다 보다 

진달래 교회에서 보낸 "메리 붓다마스"에 미소가 번진다..

 

 

 

 

소제열뇌획청량..쇄수게(도량을 청정히하는 의식) 내용이 주련으로 걸렸다..

 

관음보살대의왕(觀音菩薩大醫王) 관세음보살님은 위대한 의왕이시니

감로병중법수향(甘露甁中法水香) 감로수병 가운데 담겨진 법의 물 그 향기로

쇄탁마운생서기(灑濯魔云生瑞氣) 탁한 기운 모두 씻어내고 상서로운 기운 생겨나니

소제열뇌획청량(消除熱惱獲淸凉)  극심한 마음의 괴로움을 깨끗이 하고 청량함을 얻도다.

 

 

 

그러하니 맑은 바람이 부는 누각..청풍루에 매화가 화사하다..

 

 

 

 

정방사 해우소에서 작은 근심을 풀면서 바라본 세상...

세상 근심 별거 있나?

내 몸 막히지 않고 잘 소통되는 것이 가장 큰 행복아니던가..

 

 

 

작은 근심 푸는 짧은 시간에 인생의 4대 지침을 하사받았다..

 

 

 

정방사에서 내려오는 길..인원 점검..

총원 18명..큰 근심 푼 분 9분..작은 근심 푼 분 9분..이상무..

이제 모두 만사 형통할 일만 남앗다..ㅎㅎ

 

 

 

내려오는 길에 지극 정성이 가득 모였다..

 

 

 

수국..누구는 사발꽃이라고 하고 누구는 함박꽃이라고 하는..

 

 

 

식당 가람에서 버섯찌게를 먹고 나오니..뒷터가 작약밭이네..

 

 

 

 

 

 

 

그야말로 천이랑의 작약밭이다..

 

 

 

오후에 괴곡성벽길을 오른다..

 

 

 

충주호에 유람선이 조심스럽게 달린다..

 

 

 

 

길은 계속 오르막으로 이어진다..점심에 마신 복분자 진땡이 취기를 누르며 걷는 길이 쉽지만 않다..

 

 

 

제법 올라 일차 조망처에서 바라본 옥순대교..

 

여기서 동행 한분이 시조창을 부른다..

 

바람아 부지마라 휘어진 정자(亭子) 나뭇잎이 다 떨어진다세월아 가지마라 옥빈홍안(玉斌紅顔) 공로(空老)로다인생이 부득항소년(不得恒少年)이니 그를 설워하노라..

 

**옥빈 홍안 : 옥 같은 귀밑머리와 붉은 얼굴 즉 젊은이     공로 : 헛되이 늙다    부득항소년 : 항상 소년일 수 없으니

 

 

 

시조창의 내공이 빛을 발하는 순간..

바람이 불고 비가 올듯한 기세가 잠시 몰아치다가..

다가오던 비 바람이 멀리 물러나네..

그 바람에 잠벗과 비올까 내기하던 내가 져버렸네..ㅋ

 

 

 

충청도 표준어로 쓰인 안내판..

최신 버젼으로 고치면 " 믿쥬"..요렇게 줄여야 하지 않을까..

 

 

 

전망대에서 풍광도 잠시..

 

 

 

돼지꼬리를 뜯는다..생전 처음 먹어본다..발광주와 함께..

다행히 먹구서 부작용은 없었다..ㅎ

 

 

 

이제 다불암으로 간다..

가는 길에 향기나는 더덕 몇뿌리 캐어 남은 술 안주로 씹어주고..

 

 

 

도처에 산개한 찔레꽃의 환영을 받으며 다불암에 도착한다..

 

 

 

원래 코스는 다불암에서 산길로 올라 지곡리로 가야하나..

사정상 원점회귀 코스로 걸어간다..

 

 

 

 

 

항상 이렇게 생각한다..

현재 걷고 있는 이 길이 가장 아름다운 길이다..

우리가 걷는 이유는 도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걷기 위해서다..

 

 

 

 

오늘 코스  : 능강교-정방사 왕복,

                 옥순대교-전망대-윗말-다불암- 굴고개재   총 10km

 

 

 

돌아오는 길..

부채를 선물로 받았다..

수처위주(隨處爲主)..

어디서나 주인노릇 하라!!는  임제선사의 설법이 들리는듯..

 

오늘 마법의 부채를 받았으니

어디서나 이 부채만 부치면

스스로 주인이 되고

술이야 안주야 밥이 술술 차려지는 그런 즐거운 일이 펼쳐지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오늘 걷기..

근심은 정방사에서 다풀고

배도 즐겁고 입도 행복하니 저절로 마음의 주인이 되는 그런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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