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의 성산별곡..여태명 작..
학창시절엔 건성으로 지나간 가사를 이제사 자세히 살펴보니
절정의 풍류가 모두 모여 있구나..
목욕탕 주인왈
모든 사람에게는 때가 있다더니
그 말이 정녕 허튼 소리가 아니었구나...
매창 아침볕 향기에 잠을 깨니,
산늙은이의 할 일이 아주 없지 아니하다.
울타리 밑 양지 편에 오이씨를 뿌려 두고,
김을 매고, 북 돋우워 비 온 김에 가꾸어 내니,
청문의 옛일이 지금도 있다 할싸.
짚신을 죄어 신고 대나무 지팡이 흩어 짚으니,
도화 핀 시냇길이 방초주에 이어졌네.
잘 닦은 거울 속에 저절로 그린 돌병풍,
그림자 벗을 삼아 서하로 함께 가니,
무릉도원이 어디인가, 예가 바로 그곳일쎄.
남풍이 건듯 불어 녹음을 헤쳐 내니,
철을 아는 꾀꼬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희황 베개 위에 선잠을 얼핏 깨니,
공중 젖은 난간 물 위에 떠 있구나.
삼베옷을 여며 입고 갈건을 비껴 쓰고,
구부리거나 기대면서 보노라니 고기로다.
하룻밤 비 온 뒤에 홍백련 섞어 피니,
바람기 없으니 온 산이 향기로다.
염계를 마주하여 태극을 묻는 듯,
태을진인이 옥자를 헤혔는듯,
노자암을 건너보며 자미탄을 곁에 두고,
큰 소나무를 차일삼아 돌길에 앉으니,
인간 세상의 유월이 여기는 가을이로구나.
청강에 뜬 오리가 흰 모래에 옮겨 앉아,
흰 갈매기 벗을 삼고 잠깰 줄을 모르나니,
무심하고 한가함이 주인과 어떠한가.
오동나무 사이로 사경에 달 돋으니,
천암만학이 낮보다 더 아름답네.
호주의 수정궁을 누가 옮겨 왔는가.
은하수를 뛰어 건너 광한전에 올랐는 듯.
한 쌍의 노송 조대에 세워 놓고,
그 아래에 배를 띄워 가는 대로 내버려 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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