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둘레길 걷기..오늘은 경남 함양군 휴천면 동강마을에서 이어걷기..
장마전선이 넉넉히 풀어놓고 갔는지 임천이 푸짐하게 흐른다..
가제트형사도 아니고..좀 부시닥 거리고 나오다 보니 뒤늦게 카메라를 놓고 나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스마트 시대답게 스마트폰으로 스마트하게 대처한다..
마늘도 찍어보고..
길고 긴 날에 어여쁜 아가씨들의 사랑을 받는 꽃..봉선화..봉숭아..
손 대면 톡하고 터질 것만 같은 그대..
더 이상 참지 못할 그리움을 가슴 깊이 물들이고
수줍은 너의 고백에 내 가슴이 뜨거워
터지는 화산처럼 막을 수 없는 봉선화 연정
산청군 추모공원을 지난다..
6.25 지리산 빨치산 토벌시 부역혐의로 희생된 백성들..
그당시 부역죄는 유죄시 사형밖에 없었단다..
그무렵 기개있는 판사들은 부역죄로 잡혀온 사람 중에 사형당한만한 부역을 한 사람만 유죄를, 그렇지 않은 부녀자, 아이들은 무죄를 선고하여 살려주기도 하였단다..
그 넋들 새처럼 자유롭게 날아 천상에 오르라..
지리산 인근의 인간들의 비극이 어디 한둘인가..
미담도 잇다..
구례서장 안종삼..
6.25 발발 1개월후 480명의 좌경 보도연맹원을 "사살하고 후퇴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는 고뇌 끝에 명령을 거부하고, 모두 방면하고 나라에 충성하라고 당부했다..
수복후 돌아온 구례에는 좌,우익간의 피의 보복은 없엇다..
한 사람의 선의가 많은 사람을 구한다..
그가 구례서장을 떠날 때 군민들이 병풍시를 선물했다..
恩深洞庭湖 德高方丈山
은혜는 동정호처럼 깊고, 덕은 방장산같이 높다..
그래서 그의 호가 호산(湖山)이다..
지리산 하루강아지..귀엽기 그지없다..가방에라도 넣어 가고 싶을정도로..
세상물정 모르는 천진(天眞).. 그거이 불씨다..
원추리의 환송을 받으며 방곡마을을 지나
개울을 건너면..
상사폭포로 오르는 길이다..
숨이 차게 오르다 만나는 폭포의 물보라..
에라..뒤집어 쓰고보자..이럴 때 여자가 더 용감하다...
시원함도 잠시 고개길을 허이 허이 오른다..
썅~~ 소리 나올즈음 쌍재에 도착한다..
쌍재를 지나 산불감시초소를 지나서 점심을 먹고..
자외선 차단제도 뿌리거나 바르고 다시 출발한다..
심장의 고동소리가 최고조에 달할 때..
고동재 직전의 정점에 다다른다..저 멀리 지리산의 능선을 감상하며 잠시 숨을 돌린다..
고동재를 지나면 유장한 임도길이 이어진다..
돌고 도는 세상이라
구비 구비돌아간다..
고동재 맑은 물 대신 길가의 구멍가게에서 아이스께끼를 사먹었다..
이 심심산골에 가게를 차린 정성을 봐서라도 뭐좀 사먹을란다..
땡볕에 께끼 먹으며 걷는 기분이란 타임머신을 타고 50년으로 돌아간 느낌..
어중이 떠중이 다 지리산으로 오라...
호탕하게 큰 소리친다..
책임질겨~~
모든 것은 걸어가는데서 시작한다..
생각이나 말은 장식에 불과하다..
수철마을에 다왔음을 장승의 미소에서 느낀다..
오늘 큰 고생은 모두 끝난겨~~
잠시 수철마을 도랑에서 한바탕 물놀이를 즐긴다..
수철마을 논두렁을 지나 지막마을을 향해 간다..
참 운치 넘치는 길이다..
지리산을 등지고 지막마을에 들어서니..
다리 아래 얼라들이 물놀이 삼매중이다..
평촌마을을 향하니..
평촌마을이 물가에 섰다..
물가의 멋진 길을 오르다 잠시 수박, 오이를 축내고..
고개를 지나고 대장마을을 지나면
저 멀리 남강이 보인다..
산음마을 앞에는 레프팅하는 소리가 요란하다..
지리산 자락과 남강의 물줄기를 이어주는 멋진 꽃의 연분..
급나게 좋아부러..아님 징하게 좋아부러..
가로등 장식도 레프팅이다..
어디 스위스 알프스 자락의 풍광 같지 않은가?
내리교를 건넌다..오늘의 종착지..
경호강이라 불리는 남강은 레프팅의 보트를 가득 띄우고 유유히 흘러간다..
<오늘 코스> 동강마을 - 산청 추모공원- 상사폭포-쌍재 - 고동재- 수철마을 - 지막마을 - 평촌마을 - 대장마을- 산음마을- 내리교
약1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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