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째 아침부터 서둘러 삼척역으로 나갔다..해변열차 타고 추암역까지 가려고..
8시 10분 부터 표를 판다고 하여 역 건너편 시장 뒷골목 백반집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표를 살려고 하니..직원이 자꾸 묻는다..두 정거장 10여분 거리에 가격은 1인당 1만2천원인데, 괜찮겠느냐?
삼척항에서 추암까지 택시요금을 물어보니 1만원 정도라니 비싸기는 하다..
하지만, 관광인데 돈 좀 쓰지..뭐..하고 표를 사서 기차에 오른다..
하루 3번 운행하는데 첫차가 8시 40분 출발..
오늘 계획은 기차로 추암에서 하차하여 이사부공원 - 수로부인길 - 새천년해안도로 - 소망탑 - 삼척항(정라항)을 걷는 거다..
어쭈.. 열차 지대로 관광용이다..
궁딩이 데고 말고 할 것도 없이 벌써 추암역이다..
바닷가에 해암정이 있고..능파대..넘어 추암(촛대바위)가 있다..
고려 공민왕때 처음 세워진 정자..
우암 송시열이 함경도로 귀양가면서 들러 쓴 글씨가 현판으로 붙었다..
전서체 해암정은 이 지역 명필 계남 심지황이 썼다.."정"자를 고기 모양으로 쓴 위트..
삼연(三淵) 김창흡(金昌翕)의 시가 걸려 있다..
진경시의 창시자인 삼연은 겸재 정선과 사천 이병연의 스승으로 이들이 진경산수화, 시로 대표되는 진경시대를 여는데 기여한 인물이다..
그가 흠모하던 서인의 거두 송시열의 유적지에 와서 감회를 시로 쓴 것이라..
이거이 추암..촛대바위의 해돋이 장면이 애국가 영상에 등장한다..
추암 해수욕장을 걸으며 파도와 시시덕거리다 보면..
이사부 사자공원이 나온다..
신라장군 이사부가 이곳 실직군주로 있으면서 우산국(울릉도)를 정벌할 때 나무사자로 겁을 주었다는 설화...
이런 사자였을까??
"영웅의 한세기"라는 조각도 보이고..
마을 담벼락의 추암과 갈매기가 그럴듯..
증산해변을 걷는다..
여기에는 신라향가 헌화가에 등장하는 수로부인의 설화가 그려졌다..
붉게 핀 바회 가에
자바온손 암쇼 노해시고
나할 아니 붓그리샤단
곶을 것가 바자오리이다..
임해정..
신라 성덕왕 때 순정공이 강릉태수로 부임하던 중 이곳에 이르러 동해의 용이 나타나 동양의 헬레나 수로부인을 납치해 사라졌다..
이때 한 노인이 말하길,"옛말에 여러 사람의 입은 쇠라도 녹인다고 하였으니,
지금에 바다 속에 있는 미물이 어찌 여러 입을 겁내지 않을 것입니까? 이 경내의 백성들을 모아서 노래를 지어 부르고 막대기로 언덕을 두드리면 부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순정공은 노인이 일러 주는 대로 했다.
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놓아라
남의 아내 빼앗아 간 죄 얼마나 크랴
네 만일 거역하고 내놓지 않는다면
그물로 사로잡아 구워 먹으리라.
뭇 사람들이 모여 <해가海歌>를 부르며 막대기로 언덕을 쳤더니 용이 부인을 모시고 바다에서 나와 도로 바쳤다.
수로부인은 이렇게 청순햇을까?
아님.. 이렇게 농염했을까?
잠시 아스팔트 길을 걸어 삼척해변에 도착한다..
파도와 실랑이는 언제나 동심으로 이끈다..
이제 길은 새천년해안도로로 이어진다..
어느 구석에 해파랑 길이라는 표지가 겨우 한번 보인다..
삼척은 아직 걷기 코스에 대한 인식이 없는듯하다..
땡볕을 걸을 때는 자주 쉬어주어야 한다..
가다가 쉬면서 먹고 마시고 그늘 좋고 바람좋으면 자고 가고..
이곳은 바람좋은 곳이라 한숨 잠을 청해본다..
당랑권법 삼척도장 관장님.. 아무나 붙어보잔다..
여기가 소망탑이다..소망의 종을 울려본다..
식구들 소망마다 3번의 종을 울려본다..
이넘은 수로부인 납치하던 그 용이던가..
그물로 잡아 구워먹는다는 구라에 바로 꼬랑지 내린..
삼청항에 도착하여 바로 유명한 곰치국으로 점심을 먹는다..
동행 왈, 나는 곰취나물국인줄 알앗다...
다른 분들의 상식을 복습하는 의미에서 가게의 곰치사진을 올려본다..증말 바다의 곰팅이 같다..
<걷기 코스> 추암 - 이사부공원 - 임해정 - 삼척해변 - 새천년해안도로 - 비치조각공원 - 소망탑 - 삼척(정라)항 약 1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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