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씨였다면, 오후에 오십천을 따라 죽서루까지 걸어갈을 터인데..
워낙 더운 날씨라 포기하고 차로 죽서루로 이동한다..
죽서루에 들어서니 회화나무 꽃잎이 흩날리고 뜰에 가득하다..
선비들이란 집안에 회화나무, 배롱나무, 측백나무를 즐겨심엇다지...
죽서루..관동8경 중 제1경이 이곳이다..
죽장사 서쪽에 있는 정자라 해서 죽서루라 했다던가..경내에 대나무도 무성하다..
정자가 천연바위 위에 있어 별도로 게단을 만들어 놓지도 않았다..
관동제일루라는 이글씨..숙종때 삼척부사로 온 이성조가 썼고..
해선유희지소..."바다신선 노니는 곳"이라는 글씨는 현종때 삼척부사 이규헌이 쓴 것..
제일계정..현종때 삼척부사로 온 미수 허목이 썼다..
글씨 못쓰면 삼척부사하기 어렵겠다..
오십천 변에 선 죽서루에서 진주의 촉석루를 떠올린다..
왜 오십천인가?
<동국여지승람〉에 "오십천은 삼척도호부에서 물의 근원까지 47번을 건너야 하므로 대충 헤아려서 오십천이라 한다"고 기록되어있단다..
아름다운 오십천과 죽서루의 옛그림이다..
오십천을 거슬러 올라가다 천은사로 향했다..
천은사에는 고려 충렬왕때 문신 이승휴가 은거하면서 제왕운기를 집필하였다는 용안당 옛터가 천은사 자리란다..
그의 호가 동안거사라서 사당이름도 동안사라 지었나보다..
요동별유일건곤,[遼東別有一乾坤],ㅡ요동에 따로 한 천지가 있으니
두여중조구이분,[斗與中朝區以分].ㅡ두드러져 중국과 구분되어 나누어 졌네,
홍도만경위삼면,[洪濤萬頃圍三面],ㅡ큰 파도 수 만 이랑 삼면을 두르고
어북유륙연여선,[於北有陸連如線],ㅡ북쪽에 육지 있어 실처럼 이어져 있다.
중방천리시조선,[中方千里是朝鮮],ㅡ가운데가 천리니 이 땅이 곧 조선이라.
강산형승명부천,[江山形勝名敷天],ㅡ강산 좋은 경치 그 이름 천하에 알려졌다.
경전착정예의가,[耕田鑿井禮義家],ㅡ밭 갈고 우물 파는 예의의 나라이라.
화인제작소중화,[華人題作小中華],ㅡ중국사람들은 작은 중화라 부른다네.
초수개국조풍운,[初誰開國肇風雲],ㅡ누가 나라 열어 풍운을 열었는가.
석제지손명단군,[釋帝之孫名檀君],ㅡ천제의 손자,단군이라 불렀다네.
병여제고흥무진,[竝與帝高興戊辰],ㅡ(단군은) 요임금과 같은 시기 무진에 일어나.
경우역하거중신,[經虞歷夏居中宸],ㅡ우임금을 지나 하나라를 거칠 때까지도 임금자리에 있었다네.
어은호정팔을미,[於殷虎丁八乙未],ㅡ은나라 호정 팔년 을미에.
입아사달산위신,[入阿斯達山爲神],ㅡ아사달 산에 들어가 신이 되었다네.
형국일천이십팔,[亨國一千二十八],ㅡ나라 누리기 일천이십팔년이 되어.
무내변화전환인,[無奈變化傳桓因],ㅡ변화가 환인에게서부터 전해짐을 어이하리.
숲은 시원한데 가뭄이 심해 계곡 물은 마르고 깔따구가 난무하여 소, 당나귀 심정으로 걸어간다..
아.. 이 극락보전의 아미타불께서는 붉은 꽃 한송이를 내보이신다..
가만 생각해보니 웃지도 못하고 사진만 찍었으니 난 웃기는 놈이다..
천은사에 온 것은 쉰움산에 가기 위함이다..
산 정상에 50개의 우물 형상 바위가 있다하여 쉰 움 산이다..
자료에는 가벼운 걸음으로 2시간 반이면 다녀온다는데..
오전에 걸은 다리로는 너무 힘들다..
더구나, 날이 흐려 비가 올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고..우비를 가져오지 않아 걱정도 앞서고..
벌써 2번이나 쉬며 이것 먹고 저것 마셔도 발걸음이 무겁다..
더구나 10만 깔따구를 데리고 가자니 당양의 들판을 도망치는 유비의 피난군 같은 형상이라..
조조의 기마병처럼 들이 닥칠 비걱정을 핑계로 여기서 회군한다..
그래서 정상부근에서 본다던 이 장면을 보지 못햇다...
다리 심 좋은 사람은 천은사 - 쉰움산- 두타산 -무릉계곡 약 11시간 소요..코스를 걸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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