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째..삼척시 미로면 활기리 준경묘로 향했다..
준경묘는 태조 이성계의 5대조 이양무의 묘..인근의 영경묘는 그의 부인의 묘..
전주 이씨인 5대조의 묘소가 어찌 이곳에 있는가?
5대조의 아들 목조(이안사)는 원래 전주의 호족이었다. 그런데, 관기를 둘러싸고 산성별감과 시비가 벌어졌는데, 전주의 사또가 목조를 처벌하려하므로 목조가 부친과 가솔, 추종세력 170여호를 데리고 삼척으로 도주하여 이곳 활기리에 정착하였단다..
그러다 부친이 사망하여 이곳에 묘소를 모시게 되었다..
그런데, 운수사납게 그 산성별감이 강원도 안렴사로 부임하자, 위기를 느끼고 다시 함길도로 이주하게 되었고, 거기서 원나라의 관리가 되엇고 그의 손자 이자춘, 증손 이성계가 고려의 신하가 되어 쌍성총관부를 회복하는데 기여하게 된다..
마을에서 묘소에 이르는 초입은 포장길로 급경사라 제법 땀을 흘리게 만든다..
그러나 1km 남짓 가면 다시 멋진 소나무 흙길이 전개된다..
이런 아름다운 길만 걷는 다면 보약이 따로 필요 없을 것 같다..
쭉쭉빵빵 소나무 사이로 테두른 소나무가 보여 자세히 보니..
2001년 미스 소나무 선발대회에서 미스 진으로 선발된 미인 소나무란다..
수령이 100년, 허리 2.1m, 키가 32m에 달한다.
이 소나무는 지난 2001년 5월 전통혼례의식에 따라 충북 보은의 정이품송과 혼례를 올렸다.
군수, 시장이 혼주가 되고 산림청장이 주레를 맡앗단다..
겨우 100살된 어린 신부가 벼슬은 높아도 800살 고령에 한쪽 팔마저 부러진 늙은 신랑에 시집가서
자식은 많이 낳았는지 궁금하다..
너무나 짧은 시간.. 우리나라에서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묘소 입구가 보인다..
활기리에 살던 목조가 부친이 별세하자 묘자리를 찾기위해 산속을 헤매다가 한도인을 만나 이 묘터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5세손 안에 왕이 탄생할 천하의 명당인데, 반드시 소 일백마리를 잡아 제사를 지내고, 관은 금으로 만든 것을 써야한다”
소 백마리와 금으로 만든 관을 구할 방도가 없던 목조는 묘안을 짜내는데, 소 백마리는 흰백(白)자에 한일(一)자를 더한다는 의미에서 흰소 한마리로 대신하고, 금관은 황금색의 귀리 짚으로 대신해 장사를 치렀다하여 "백우금관"의 전설이라 한다..
이러한 풍수로 시작된 왕조의 전설은 수도 선정을 둘러싸고 신도안의 전설과 정감록을 거쳐 왕조 말기 흥선대원군의 남연군 묘에 까지 풍수로 시작하여 풍수로 끝난다...
하여간 직접 보니 묘터가 좋긴하다..
묘지 뒤는 온통 황장목(黃腸木)숲이다. 황장목은 겉은 누렇지만 속은 붉은 기운이 감도는, 소나무 중 으뜸이라는 소나무로 궁궐을 짓는 역사에 바로 이 소나무가 쓰였다.
숭례문과 광화문 복원에 이곳에 있는 금강송 소나무 20여그루가 벌채되었다..
벌채의식에서는 고유제에 이어 대목수가 도끼로 소나무 밑동을 찍으면서 “어명(御命)이요”라는 말을 세번 외치는 것으로 시작한다.
나무들이 100년 이상을 산 생물이기 때문에 목수들도 나무에 도끼나 톱을 대는 것을 꺼려 나랏님의 명령에 의해 부득이 벌채하게 됐다는 것을 알리는 전통 의식이란다.
정말 좋은 숲길이다..
차제에 준경묘에서 영경묘로 이어지는 소나무 숲길을 걷기 코스로 개발하면 참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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