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 걷기..

오늘은 경남 산청군 산청읍 옥산리 내리교에서 단성면 운리마을까지 21km 걷기.. 

 

 

오늘도 남강엔 레프팅 보트가 여름의 막바지의 흐름을 넘나든다..

 

 

 

 

초입에 만난 이 곰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은 몰랐다..

 

그러고 보니 마을 표지석도 곰을 닮았다..

 

 

 

초입에 강물따라 신나게 걷는다..

 

 

 

오솔길에서 만나는 첫 문장.."감 따지마라" ..

 

 

 

성심원..천주교 성당 부근에서 길을 놓고 설왕 설래..

 

 

 

고민할 필요없다..지리산 둘레길은 그런대로 표지가 잘된 편이다..

조금 가니 두가지 제안을한다..

1)안 내리교- 성심원 - 어천마을 - 아침재- 원점회귀

2)안 내리교 - 성심원 - 아침재 - 웅석봉을 거치는 둘레길

 

가볍게 걸을려면, 내리교 - 성심원 - 어천마을 - 아침재 - 웅석봉 오르막 직전 계곡 - 회귀- 아침재 - 원점회귀

그리곤 한방찜질을 하는 것..

 

 

아침재에서 웅석봉으로 가는 초입은 환상적인 소나무 숲길이다..

 

 

 

이 길에서 점심을 먹는다..풍취가 반찬이다..

 

 

두번째 글씨를 만난다.. 폭발직전이다..ㅎ

 

 

식사후 바로 출발하는 부담감을 계곡에서 발을 닦으며 푼다..

이제 부터 고생시작인 줄도 모르고..

 

 

웅석봉 헬기장으로 오르는 길은 둘레길이 아니라 등산길이다..

 

 

그동안 등산팀에 이리저리해서 잘피했는데..오늘 지데루 걸렸다..

 

 

거의 70도 정도의 가파른 길을 몇번이나 쉬면서 올랐는지 모른다..

원추리가 위로한다..조금만..

내리교에서 본 곰들이 결국 곰텡이 같은 뚝심으로 웅석봉을 올라가라는 계시 였구나..

 

 

헬기장에서 잠시쉬고 청계임도를 따라 간다..

 

 

 매미도 갈때가 된 걸보니  슬슬 여름도 갈 때가 되엇다..

그렇게 징글 징글하게 덥던 여름이..

 

 

 

청계임도 초입의 정자에서 다리를 걸치고 잠시 눈을 감아본다..

잠시라도 등을 대니 웅석봉 오름에서 가쁜 운기가 전부 빠져 나가는듯.. 

여름엔 잘 쉬며 걸어야 한다..

 

 

유장한 청계임도에서 풍입송의 노래를 떠올린다..

 

잠시 청산을 마주 해본다..

청산은 원래 말이 많아

어떤 사람에게는 말없이 살라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잊으라 잊어버리라 한다는데..

오늘 내겐 쓰다 달다 아무 말도 없다...

 

 

 

이리 돌고 저리 돌아 청계임도를 내려온다..

 

 

기대해던 계곡물은 쫄쫄..담근 발은 수두룩..

계곡물도 만원이구나..

 

 

여름이 가기전에 때늦은 로맨스..

 

 

 

탑동마을 직전에 아름다운 길이 펼쳐진다..

 

 

야..이넘아..쎄 빠지겠다!!

 

 

백합꽃이 조용히 피었다 지는 절에는..

 

 

동자승이 졸고 있고..

 

 

탑동마을도 적막 속에 오수를 즐기나 보다..

 

 

 

정당매...비각도 있고..

고려말 강회백이 이 마을에 터잡은 단속사에서 글공부를 하면서 심은 매화라니 수령이 635년이상이란 말씀..

그러고 보니 나무에 흰머리, 주름살이 보이는듯하다..

강회백이 우왕 2년 과거 급제후 벼슬이 정당문학 겸 대사헌에 이르러 매화 이름이 정당매라 불렀단다..

 

 

동네에 쌍탑이 덩그러니..말로만 듣던 단속사지..

신라때 창건되어 한때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던 절..

단속사의 초입에서 미투리를 갈아신고 절을 한바퀴 돌아나오면 어느덧 미투리가 닳아 떨어져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올 정도로

그 규모가 장대 했었단다..

 

 

임진왜란 전 남명 조식이 단속사에 들러 아직 무명인 젊은 스님 유정(사명당)에게 이별시를 주었다...

 

조연 돌 위에 꽃잎 떨어지고(花落槽淵石)

옛 절 축대엔 봄이 깊었구나(春深古寺臺)

이별하던 때 잘 기억해 두게나(別時勤記取)

정당매 푸른 열매 맺었음을(靑子政堂梅)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남명 조식의 제자 곽재우 등이 의병장으로 궐기하고, 유정이 의승장이 되어 함께 싸운 것을 보면

남명과 사명당의 첫 만남에서 서로 의기가 통함이 있었으니 위와 같은 시가 전해지리라...

 

단속사 기와전각은 사라지고

석탑과 당간만 남은 것이 아니구나

정당매 봄마다 푸른 매실 열듯이

대장부의 일화 해마다 피어나리라..  

 

 

경주 남산 경애왕릉에서 본듯한 소나무가 즐비한 당간지주터에 앉아 없는 막걸리 아쉬워하며

부침개 안주만 맛있게 먹는다..

 

 

 

오늘의 종착지 단성면 운리마을...

구멍가게 들러 시원한 막걸리 한순배..기갈이 풀리니 만사가 즐겁지 아니한가..

 

 

<오늘 걷기> 산청읍 내리교 - 성심원 성당 - 아침재 - 웅석봉 헬기장 - 청계임도 - 단속사지 - 단성면 운리마을 약 21km 

 

 

그렇게 돌아오는 길...구름이 몰려들듯 슬며시 다가오는 수마의 유혹에 즐거이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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