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동천 나들길 걷기에 나섯다..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 운강 이강년 기념관에서 시작된다..

운강 이강년..조선말 무과에 급제하여 선전관을 지내다가 갑신정변때 낙향하여 은거..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계기로 을미의병을 일으켜 활동..

그후 정미년에 일제가 헤이그밀사사건을 계기로 고종을 강제퇴위시키자, 다시 의병을 일으켜 도창의대장에 추대된다..

문경 길평전투 등 40여차례 전투를 치뤘으나 작성 전투에서 적의 총탄을 맞고 체포되어 순국..

 

일평생 이목숨을 아껴본 바 없거늘

죽음을 앞둔 지금에사 삶을 어찌 구하랴만

오랑캐쳐부술 길 다시 찾기 어렵구나

이 몸 비록 간다해도 넋마져 사라지랴..

 

 

그런데 100년전의 비분이 100년후에도 풀리지 않는다.. 요즘 독도를 둘러싼 일본 애들의 작태를 보면 더 쌓인다..

그런 강개한 기분으로 걷는다.. 

 

 

 

초입에서 만나는 징검다리..

엊그제 비로 제법 물이 흐른다..

 

 

벼가 익어가고..

 

 

이길은 칠우정 가는 길로 이어진다..

 

 

7우란 구한말 이 부근에 살던 유지 7명의 모임을 일컫는다..

벽에 7명의 이름을 새겻다..

그들이 위 절벽 옆 망화담위에 칠우정 정자를 짓고 7경을 감상하고 7곡을 즐겼단다..

 

7경은..

둔덕청풍(屯德淸風), 강복신월(降福新月), 봉암조양(鳳岩朝陽), 용추모우(龍湫暮雨),

주항낙조(舟項落照), 완계수석(浣溪水石), 고사송등(古社松燈)

 

둔덕산에서 부는 바람, 봉암산에서 떠오르는 아침햇살, 용추에 내리는 저녁비..

 

7곡은...

 칠리계(七里溪), 월파대(月波臺), 홍류천(紅流川), 와룡담(臥龍潭), 백석담(白石潭), 망화담(網花潭), 완심대(浣心臺)..

 

어리석을 우(愚)자를 돌림자로 썻던 그들은 망국시절의 죽림칠현을 자처했는가?

 

 

백석탄을 건너고..

 

 

와룡담을 바라본다..

 

 

 

홍류천엔 보라빛 쑥부쟁이가 피었고..

 

 

물소리 들으며 걷는 길이 좋지 아니하랴..

 

 

월파대는 달밤에 보아야겟지..

 

 

장군손바위..

도인의 손자국이란다..조선 시대에 이곳에 도인들이 은거하였단다..

 

 

이제 계곡은 선유9곡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우리나라 산이름 옥녀봉 못지 않게..흔한 계곡이름이 선유동이다..

이곳 대야산의 선유동에서 좀 떨어진 곳에 괴산의 화양계곡에 인접한 선유9곡이 또 잇다..

그래서 택리지의 이중환은 문경 선유동을 내선유동, 괴산 유동을 외선유동으로 구분하기도 했다.

 

 

선유9곡은  옥하대, 영사석, 활청담, 세심대, 관란담, 영규암, 난생뢰, 옥석대라 이름이 붙었다..

 

 

비스듬이 누운 자부송 사이 징검다리를 건너간다..

 

 

9곡에서 1곡을 향해 걸어가는 길..

 

 

어느새 1곡 옥석대가 보인다..

 

 

전서로 쓴 옥석대 아래로 옥구슬이 흘러간다..

 

 

 

 

학천정..학의 샘..

 

이 정자의 주인공 도암 선생의 시 한귀절

 

晩識玆山面    늦게야 이 산의 좋은 경치 알았으니

若有前世期    전생의 인연이 있었던 것 같구나

 

 

학천정옆 바위에 산고수장(山高水長)..

산 높고 물 길다..

 

 

여기가 선유계곡의 입구다..

 

 

이제 길은 용추계곡 방향으로 이어진다..

 

 

길 물의 연원은 대야산 용추계곡이다..

 

 

이런 숲길은 너무나 정겹다..

 

 

며칠전의 비줄기가 이렇게 줄기찬 계류가 되어 힘차게 흐른다..

 

 

계류에 발을 딛고 건너기가 힘들 정도..시원하기 그지없다.

 

 

문경의 특산 오미자도 익어가고..

 

 

매미는 갈 날을 받아 놓은듯 풀이 죽었는데..

 

 

벼익기를 기다리는 참새의 심정은 설레는가 보다..

 

 

용추계곡입구에서 파전에 시원한 맥주 한잔 들이키고 돌아오는 길..

칠리계에 자리펴고 비옷을 베고 누웠다..

 

飯蔬食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基中

반소사음수하고 곡굉이침지라도 낙역재기중이라..

 

 

 

 

계곡 한모퉁이에 쑥부쟁이 피었다..

지구의 각도가 살짝 기울고 햇살이 조금 비껴지면 꽃도 바뀐다..

꽃이 바뀌어 피면 사람 마음도 변한다..

 

 

<오늘 걷기>  이강년기념관 - 칠우정 - 칠곡 - 선유9곡 - 학천정 - 대야교- 용추계곡 입구..원점회귀 9km

<추천 걷기> 위 코스 + 용추계곡 트래킹을 더하면 13km 정도 적당히 즐거운 걷기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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