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함라산 둘레길 걷기에 나섰다..

내비에 함라파출소를 치고...도착하여 삼부자집 골목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한 때의 영화는 사라지고..

이제는 퇴락의 그늘에서 그 화려한 시절을 넉두리처럼 되내이는 촌로의 모습이다...

 

 

 

 

 

마지막 충정을 간직한 노복인양 말린 콩대가 양반집 구들을 따뜻하게 데우기 위해 대기중이다..

 

 

정자 추억남기기..

오늘은 어떠한 추억이 새겨질 것인가?

 

 

 

길입구에 이런 글씨...

주변에 개소리도 요란하고...이런 거 자율 정화해야 방문객이 늘지 않을까?

 

 

개소리를 듣고 도통했다는 사람 없다..

한낮에 닭우는 소리에 도통했다는 사람은 있다..

누구냐구?  서산대사..

 

 

얼릉 숲길로 접어든다..산죽이 뒷단속을 해주는 듯하여 금방 평정심을 찾앗다..

 

 

솔숲길을 걸어가노라면 마음은 한가로워진다..

 

 

함라재..

웅포 나루에서 금강을 통해 들어온 물산을 이 고개를 통해 양반동네로 운반했단다..

이 낮은 고개도 왕년엔 호랑이가 출몰하였단다..

 

 

"똥바위" 이름도 거시기한 쉼터에 앉아 바라보니 베어리버 골프장과 금강이 보인다..

 

 

베어 리버..곰강..금강이 비단강보다는 곰강에서 기원헸다는 설이 맞는 것 같다..

한때 저 골프장에서 라운딩한 적이 있었지..

버디 퍼팅을 놓치고 허탈하게 쳐다보던 산이 산이었다는 거..

 

 

금강 건너편은 서천..신성리 갈대밭이 있는 곳이다..

황포돛배가 유유하다..

 

 

함라재에서 내려오면 여기에서 임도를 만난다..

저 방향으로가면 1코스..반대 방향으로 가면 2코스 병풍길이다..

 

 

임도는 맘에 든다..

인적 드문 길에 죽장망혜 느낌으로 터벅터벅 간다..

 

 

갈림길에서 숭림사 가는 건강길로 접어들어 산길을 걷다 보면 너른 정자가 나온다..

양지바른 마루에 앉아 점심을 먹는데..

한 쪽엔 익산 벌판 속에 산등성이 잠들어 있고..

 

 

다른 한쪽에 금강이 장사진을 이루며 흐른다..

 

정자에서 율재에 이르는 길은 막판 급경사에 우거진 잡목으로 가끔은 제대로 가는지 의심이 들 정도..

하지만, 바로 율재에 당도..건너편 임도에 아무런 표지가 없어 차도를 따라 숭림사로 간다..

오늘의 실수..아니 코스관리자의 실수..표지 좀 잘 정검해주길..

 

 

달마대사가 수도한 중국 숭산 소림사에서 따온 숭림사..

 

 

 

학수잠휘시적멸 ( 鶴樹潛煇示寂滅 ) 사라쌍수 아래 광채는 적멸을 보여준다..

인도 구시나가라의 사라쌍수 아래에서 입적한 석가모니 부처님을 이름이라..

 

 

숭림사 앞 사거리에서 웅포 곰개나루 방향으로 직진하면 우측에 송천저수지가 나오고..

좀 더 가면 좌측에 금강생태공원이 나오는데..그곳이 임도의 출발점이다..

 

 

입구 태봉골 가든에서 들깨 수제비를 먹는데 맛잇다..

 

 

호리 낭창하게 휘드러진 숲길이 매혹적이다..

 

 

오시는 듯 가시는 길..

인생살이도 이처럼 에둘러 가지않던가..

 

 

 

자유로운 것 치고 외롭지 않은 존재가 어디 있으며,

어떤 달관와 여유인들 쓸쓸함 속 에서 배태되지 않는 것이 있겠는가..

 

 

 

내가 기도한 대로는 아니지만 지금 내가 걸어가고 있는 길에 만족합니다.

더 쉽고 빠른 길로 가게 되기를 바랐지만,

만약 그렇게 되었으면 지금 소중한 것들을 보지 못한 채

외롭고 지친 몸으로 앞만 보고 달려갈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 걷고 있는 나의 길에 감사할 뿐입니다.

( 정용철, 가슴에 남는 좋은 느낌 하나)

 

 

이 길에서 자적(自適)을 느낀다..

걷는 이유는 도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걷기위해서다..

그래서 유유자적이라 하지..

 

 

 코스모스 피고 어머니가 있는 역은 다 고향역이다..

서로 다투어야 뭐하나..

이제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기차는 서지 않는데..

 

 

붉은 낙엽이 겨울 길을 위로한다..

겨울엔 겨울의 아름다움이 있을 거야.. 

 

 

오늘 내 마음속에 붉은 열매 맺었다..

푸른 하늘을 뒤로 한채..

 

 

그렇게 돌아온 삼부자 집..

텅빈 고목은 보리의 마음을 알까? 

 

 

<오늘 걷기> 함라 삼부자집 - 함라재- 병풍길 - 건강길 - 숭림사 - 생태공원 임도 - 함라재 - 삼부자집 약 14km

 

<추천> 이길엔 도시락 싸갈 필요없다..따스한 물과 약간이 간식..태봉골 가든에서 따끈한 들깨수제비를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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