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그치자 눈길 걷기에 나섰다..
겨울 길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길을 찾아서..
아! 나무의 설경이 산수화가 아니라 추상화로 다가온다..
눈으로 인한 길의 변신..
마치 길거리에서 캐스팅한 여인을 블랙 앤 화이트 패션의 멋진 미인으로 변신시키는 프로그램이랄까?
두툼한 눈의 두께에 대청호도 침묵한다..
추동으로 가는 차량도 끊기니 독판으로 전세내어 가는 "대통령 걷기"다..
눈꽃 속에서 바라보는 대청호..
붉은 입술에 하얀 치아를 보이며 웃는 미인의 푸른 눈 같다..
덤으로 조선시대 부터 내려오던 비장의 설송도 한폭도 선물 받는다..
눈 가득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광에서 눈을 거둘 수 없다..
이 눈속에 고라니의 발자국이 선명하다..눈속에 먹을거리라도 찾았는지..
Toda una vida 라틴 음악에 흔들거리며 걷는다..
여기서는 음악이 바뀐다..
사랑한다! 사랑해! 가슴벅찬 그 이름..
가장 위대한 예술가는 자연이다..
거대한 켄버스에 흰색 하나만으로 감동을 주는 명작을 만들어낸다..
아이젠을 차고 하산한다..
멋진 눈세계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네..
푸르름 속에 눈이 더욱 희다..
비래사 아래 길에 동춘당 송준길의 글씨가 잇다..
在彼無惡 在此無斁 (재피무오 재차무역)
저멀리 있어도 싫지 않고 이 자리에 있어도 싫지 않네..
꽃피는 봄도..물길 걷는 여름도..붉은 가을도 좋지만..
눈이 가득한 길을 걷는 겨울도 좋다..
<걷기 코스> 대전 가양비래공원 - 추동임도 - 요산여호 임도 - 절고개 - 임도삼거리 - 비래사 약 1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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