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무등산 옛길 걷기에 나섰다..
초출(初出)은 무조건 친다!! 고스톱이래의 철칙이라 모임 공지가 뜨길래 얼릉 찜을 한다..
맨처음을 뜻하는 꽃등이란 말을 오늘 처음 배웠다..
이번 무등산걷기야말로 나에게는 꽃등 걷기다..
오늘은 무등산 옛길 2구간(원효사-서석대)이다..
일반 도보코스가 아니라 등산길이다..
철광석을 캐내어 쇠를 만들던 곳..
임진왜란 때 충장공 김덕령장군이 창칼을 만들던 곳..그래서 주검동이다..
바위에 "만력 계사 의병대장 김충장공 주검동"이라 새겨졌다..
만력 계사년은 선조 26년 1593년이니 임진왜란 발발 다음해이다..
눈길을 걸어가며 충장공을 생각한다..
1596년 충청 부여 홍산에서 이몽학의 난이 발생한다..
진압명령를 받고 출정하였으나 도중에 이몽학군이 홍성에서 괴멸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회군하였다가 반란군과 내통하였다는 무고를 받아 억울하게 옥사한다..
그때 그의 심중이 얼마나 덥덥하였는지는 전해오는 시조에 나타난다..
춘산에 불이 나니 못다 핀 꽃 다 붙는다
저 뫼 저 불은 끌 물이나 있거니와
이 몸에 내 없은 불이 나니 끌 물 없어 하노라
치마바위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서석대로 오르는 길은 급경사라 가쁜 숨을 몰아쉰다..
서석대 바로 아래에서 추운 바람을 병풍삼아 점심을 든다..
광주 지역 길벗들과 불소주와 가양주를 서로 권커니 잣커니..추운줄도 모를레라..
얼큰하게 오르는 산길..
유붕(有朋)이 자원방래(自遠訪來)니 불역낙호(不亦樂乎)랴..흥얼거려본다..
마지막 고비를 올라서니 소백산 칼바람이 여기서 숨어 매복하고 있을 줄이야..
서석대..이름 그대로 상서로운 안개가 감돌고 바람은 거세게 불어닥친다..
약간의 상고대가 늙은 다방 마담처럼 한 구석에 앉아있고..
바람을 헤치고 입석대로 내려간다..
바위에 올라 너도 나도 자신을 표현해본다..
나는 나다..
7천만년전에 용암이 굳어져 생긴 주상절리대..
원만한 능선에 정상부에 우뚝 솟은 거시기한 모습에 나도 절로 당당해지는 느낌..
중장공도 이런 산세의 기를 받았으리..
장불재로 내려가다 아쉬움에 돌아보면..
하늘을 향해 우뚝 불쑥 솟아오른 거대한 돌덩이..
장불재는 능선에 우뚝 솟은 거대한 석탑을 향한 예배터..
억새 물결칠 때와도 아름답겟다..
우리는 장불재에서 임도를 따라 늦재를 향해 구비 구비 간다..
임도에 절묘한 얼음바위를 만났다..
얼음 굴에 들어가면 얼음공주가 되고...
거대한 고드름을 먹기도 하고..
그렇게 느릿 느릿 늦재를 향해 내려가는데..비가 추적 거리고 내린다..
늦재...한자로 만치..정자 이름은 만치정..
걷기의 종점 원효사에 다닿랐다...
원효와 요석공주가 프렌취키스를 나누는 현장을 적발했다..
비난할 마음 없다..오늘 내마음도 같으니..
일행을 태우려 증심사로 이동하여 실속있고 맛있는 보리밥 뷔페에가서 저녁을 들며 무등산 막걸리로 기분을 올린다..
행복식당에서 또 새로운 단어를 배웠다..
곰비임비..물건이 거듭 쌓이거나 일이 자꾸 계속되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행복이 곰비임비 영그는 날이다..
<오늘 걷기> 원효사 - 주검동-치마바위 -서석대-입석대 - 장불재 - 얼음바위 - 늦재 - 원효사 약1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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