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 걷기 열풍에서 뒤쳐지지 않는 곳이다..

주변의 걷기 코스를 보면, 대전둘레산길, 대청호반길, 대청호 누리길, 대청호오백길길, 대전둘레길 등 다양하다..

그동안 바다를 배경으로 동네 고샅을 연결하는 제주 올레 정신과 고개와 고개를 넘어 지리산 자락 부락을 연결하는 지리산 둘레길의 정신을 제데루 이어받는 대전에서의 올레길은 무엇일까 고민하며 걸어왔다..

드디어 오늘 대전에서 그런 명품길을 발견했다..

기대하시라..

출발은 대전 대덕구 연축동 죽림정사에서 시작한다..

바로 연화사를 지나 고개를 오르면 계족산 임도가 시작된다..한적한 임도를 명상하며 걷다가 화장실이 있는 정자에 이르러 좌측 장동고개 방향으로 내려가 산디마을이 나온다..

 

 

여기가 산디마을 계족산성식당 앞 삼거리..좌측으로 고샅을 따라가다 끝에 이르면 계족산성가는 산길이 나타난다..

이길이 참 한적하고 멋지다.. 

 

 

 

동네 골목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자연스럽게 산길로 이어진다..

이 길이 이 코스를 올레라고 부르게 만들어 주었다.. 

 

 

참 맘에 드는 오솔길이다..마치 숨겨논 진주라도 찾은 느낌..

 

 

잠시 쉬면서 올려다 보니 계족산성 나무가 선명하다..

 

 

이길을 올라 계족산성 진입로와 연결되는 임도를 만나면 유명한 계족산 맨발 황토길을 걷는다..

 

 

 

임도 포차에서 오뎅과 막걸리로 요기를 하고..

외국인이 보면 기절할 일이 벌어진다..붓으로 오뎅에 간장을 바른다..

하긴 그들은 고깃집에서 가위로 고기를 자르는 문화를 보고 기절초풍했다니..

근데,, 공업용 붓이 이니고 식용 붓은 맞는겨~~

 

 

응달에 아직 눈길이 남아 있다..

화이트 카펫에선 등파인 롱드레스 대신에 아이젠 페션인가..

 

 

 

이제 유명한 계족산 맨발로 걷는 황토길이 시작된다..

와국에도 알려진 대전의 명물이 되었다..

충청인의 소주 린 회사의 아이디어로 탄생하였다..

 

 

햇빛의 공평무사..어느 지점에서는 응달과 양달이 갈라지는데, 햇빛은 한치의 사심도 없이 나눈다... 

 

 

이현동 방면으로 가다가 "대청호가는 길" 표지로 들어서면 메타세콰이어가 도열하여 반겨준다.

 

 

다람쥐야..다람쥐야..눈덮힌 산속에서 무얼 먹고 사느냐?

 

 

외길로 하산하면 지방도와 만나는데 길 건너편에 이현동 유래비와 당산나무가 반겨주네..

 

 

대보름날을 맞아 당산나무에 고사를 올린 모양이다..

 

 

200살의 풍모..이 자리에 이렇게 큰다는 것 자체가 영험이다..

 

 

당산나무에서 10미터 거리에 두메마을 들어가는 길이 있다.

두메마을 입구에서 만나는 미술체험치료센터..

 

 

 

 

 

 

두메마을 주차장에서 30여터 동네로 가다가가 좌측 골목길을 올라가면 산길으로 이어진다..

 

 

 

민박집 정자에서 만나는 추사의 글씨..

죽로지실(竹爐之室)은 ‘차(茶)를 끓이는 대나무 화로가 있는 방’이라는 뜻..

추사가 좋은 차를 선물한 황상에게 답례로 써준 글씨라고 전한다.

황상은 다산 정약용의 제자로 추사로부터 호남 제일의 문객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황상과 스승 다산의 만남이 참으로 감동적이다..

 

 

 황상이 강진에 귀양을 와 주막집 뒷켠에서 학동들 글을 가르치던 다산을 만난 것은 15살 때였다..

매사 자신이 없고 의기소침한 어린 시골 소년이 물었다..

선생님! 그런데 제게 세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는 너무 둔하고, 둘째는 앞뒤가 꼭 막혔으며, 셋째는 답답합니다.

저 같은 아이도 정말 공부할 수 있나요?

 

귀양살이를 시작한 서울 고관출신 다산이 말했다..

"공부는 꼭 너 같은 사람이 해야 한다.

배우는 사람에게 큰 병통이 세 가지가 있다. 네게는 그것이 없구나. 첫째 외우는데 민첩한 사람은 소홀한 것이 문제다. 둘째로 글 짓는 것이 날래면 글이 들떠 날리는 게 병통이지. 셋째 깨달음이 재빠르면 거친 것이 폐단이다.

대저 둔한데도 계속 천착하는 사람은 구멍이 넓게 되고, 막혔다가 뚫리면 그 흐름이 성대해진단다.

답답한데도 꾸준히 연마하는 사람은 그 빛이 반짝반짝 하게 된다.

천착은 어떻게 해야 할까? 부지런히 해야 한다. 뚫는 것은 어찌 하나? 부지런히 해야 한다. 연마하는 것은 어떻게 할까? 부지런히 해야 한다. 네가 어떤 자세로 부지런히 해야 할까? 마음을 확고하게 다잡아야 한다.”

 

 

황상이 스승을 만난지 61년이 지난 86세 때 임술기를 지었다.

" 스승의 이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뼈에 새겨 감히 잃을까 염려하였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61년 동안 독서를 폐하고 쟁기를 잡고 있을 때에도 마음에 늘 품고 있었다. 지금은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글 속에서 노닐고 있다. 비록 이룩한 것은 없다 하나, 구멍을 뚫고 막힌 것을 툭 터지게 함을 삼가 지켰다고 말할만 하니, 또한 능히 마음을 확고히 다잡으라는 세 글자를 받들어 따랐을 뿐이다. 하지만 지금 나이가 일흔 다섯이 넘었으니 주어진 날이 많지 않다. 어찌 제멋대로 내달려 도를 어지럽힐 수 있으랴. 지금 이후로도 스승께서 주신 가르침을 잃지 않을 것을 분명히 하고, 자식들에게도 져버림이 없이 행하게 할 것이다. 이에 임술기를 적는다. "

 

이처럼 감동적인 사제의 인연이 또 있을까?

 

 

마을 입구의 표지가 부실하여 동네분에게 물어 뒷산으로 올라 여수바위로 간다.

 

 

서행용왕의 아들들이 고래들 타고 왔다가 돌아갈 시간을 놓치고 바위가 되었단다..

그래서 아름다운 물에서 온 바위라는 의미의 여수(麗水)바위라 한다.. 

전설이지만 한가지 통하는 진실은 이곳이 물길로 서해로 연결된다는 사실..

 

 

오잉! 바위 밑을 들여다 보니 용왕아들들이 여기서 도 닦고 있네..ㅎ 

 

 

고개에 오르면 만나는 요 쇠기둥 표지판에 속지 말고 우측 숲길을 따라 계속 따라가야한다..

제주올레의 정신은 발로 답사하여 걷는 사람의 시각으로 표지판을 설치하였다는 것..

근데, 뒤따라 관주도로 만든 길은 공무원이 책상에 앉아 지시하고 업자가 대충세우는 표지판으로 성의를 떠나서 아예 골탕을 먹인다..

대전시와 대덕구청 관계자는 잘들으소!!  아예 걷기꾼을 공무원으로 채용하소..ㅎ

 

 

업다운 하다가 길은 호반으로 내려간다.

방향이 고래골..용왕 아들이 타고온 고래가 돌아가면서 흔적이 남은 동네란다..

 

 

이코스의 하일라이트..환상의 벼랑길이다..

 

 

천 년에 한 알씩 모래을 나르는 황새가 있었단다.
그 모래가 쌓여 산이 될 때까지 너를 사랑하고 싶다.


천 년에 한 번 피는 꽃이 있었는데

그 꽃에 꽃잎이 쌓이고 쌓여

하늘에 닿을 때까지 너를 사랑하고 싶다.

 

학은 천 마리를 접어야 행복을 가져다 주지만

나에겐 너만 있으면 행복하다
하늘에게 소중한 건 별이고 땅에 소중한 건 꽃이고
나에게 소중한 건 바로 너란다.

 

- 월탄 박종화, 천년사랑 -


 

 

 

어릴 적 서울 친척이 주고간 처음 먹어보는 초콜렛..

달아 없어질까 조바심치며 아껴 먹던 그런 심정으로 조심 조심 길을 걷는다..

 

 

멋진 테크 정자에 앉아 한가움과 차한잔 나누는데..

 

건너편 묘자리가 지난번 성치산성 다녀오는 길에 앉아 이 호수를 바라보며 물비늘을 감상하던 자리임을 알겠다..

윤슬이 별밭을 끼고 있으니 이편 저편이 다 천국이로세..

 

 

벼랑길이 끝나는 마을길에서 지금 억새밭 조성공사가 한창이고 찬샘마을로 가는 걷기 코스도 조성중이다..

완성되기 전에는 탐험정신으로 가도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신발 세탁비 든다는거.. 잊지 마시고..ㅎ

 

 

대략 16km 딱 좋은 걷기 코스다..

마을을 잇는 고개를 넘고 명품 황토길을 맨발로도 걸어보고 메타세콰이어 길을 지나 호수의 벼랑길에 억새길을 걷으며 툭터진 호수를 감상하는 이 길이야 말로 대전을 대표하는 올레길이다...

할 수있다면 이길을 특허내고 싶다..모두 로얄티를 내고 걸어라..

로얄티는 여기에 추천클릭을 하는 것이다..

 

 

 

찬샘마을에는 대전역 가는 버스가 1시간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오후엔 3시 50분, 5시 10분 차가 있다..

내가 도착한 시간을 4시 30분이라 동네 파전 집이 있으면 파전과 막걸리 먹으며 기다리면 좋은데, 그런 곳이 없어

그냥 걸어가다가 버스를 타고 하였는데..

마침..포대화상 같은 마음씨를 가진 부부의 승용차를 만나 얻어타고 신탄진까지 나왔다..

이름 모르는 그 부부..복 받을규~~

 

 

 

 

 

<걷기 코스> 죽림정사 - 연화사 - 임도와 둘레산길 교차점(정자) - 장동고개 방향 - 산디마을 - 마을 뒷길로 게족산성가는 길- 게족산 황토길 - 이현동 -  당산나무 - 두메마을 - 여수바위 - 고래들 - 벼랑길- 억새습지 - 찬샘마을 : 약 16km

 

찬샘마을에는 버스가 1시간 20분 간격으로 다닌다..오후 3시 50분, 5시 10분에 있으니 참고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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