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경주 나들이..

재즈가수 말로가 부르는 "신라의 달밤"을 들으며 경주 시내로 들어선다..

우선 블루원 보문c.c.에서 라운딩..

남쪽나라선지 벌써 그린을 깍고 눌러 놓아 무슨 PGA대회 그린 같다..어찌나 빠른지..

하여간 17번 숏홀에서 120미터 거리를 8번 아이언으로 1미터 붙여 니어, 버디에 스킨해서 배추잎 4장을 쓱싹.. 

 

 

저녁은 보문호 부근 식당에서..양도 적게 주는 식당에 궁시렁 댔더니 써비스로 오댕찌게를 주네..

리얼다큐가 휴먼다규로 바뀌는 순간..술 맛 땡긴다..

 

 

보문호에 야사꾸라가 피었네..

젊은 시절.. 창경원 야사꾸라 데이트는 못했어도 장년에 즐기는 야사꾸라도 나쁘진 않네..

 

 

 

진주알 송이 송이 달린듯..황홀한 벚꽃길..

 

 

솜사탕도 먹고..이젠 달콤하고 즐거운 인생을 살자!!

 

 

시시덕거리며 걷는 길..밤 깊어도 멀리 돌아가지 않는다는 한가로움이란..

 

 

벚꽃하면 진해만 생각했는데..이젠 경주로 생각이 바뀐다..

한가로우면서 운치가 잇네..

 

안압지 야경 구경갔다가 차가 어찌나 많은지 포기하고 숙소에 돌아와..

밤늦도록 경주법주 술잔을 기울이다..숙소방바닥을 찜질방처럼 따시게 올려놓고 뒹굴 뒹굴 잔다..

옆자리 탱크소리같은 코골이도 자장가처럼 정겹다..

 

 

아침 6시 눈을 뜨자, 콘도 주변산책 나갔는데..빈택시가 온다..

때는 찬스라..

얼릉 집어타고 기사에게 황룡사 마루길 입구에 가자니..분황사 네거리에 세워준다..

벚꽃이 피기 시작하는 마루길..제때에 잘 찾아왔네..

 

 

황룡사 마루길은 폭 2미터의 마루 데크를 설치한 길이다..아마 기존 차도 옆에 확장 공간이 없으니 난간과 다리을 설치하고 데크를 깐 것 같다..멋진 아이디어다..이런 것이 창조 경제아닌가??

 

 

 

신라 천년의 미소가 야간 조명을 밝히고..

 

 

 

첨성대도 야간 조명에 가세한다..

그러나 어제 본 바로는 너무 어두운 것 같다..헤드랜턴이라도 지참해야..

 

 

저기 황룡사터가 보인다..

선덕여왕이 국가의 안녕과 통일을 꿈꾸며 지었다는 80미터 높이의 9층탑을 상상해본다..

 

 

벚꽃 길 사이로 경주 남산이 꿈속에 잠겼어라..

이길은 황룡사 터- 안압지 - 박물관- 월정교 까지 1.5kM 이어진다..

 

 

벚꽃, 기와지붕, 남산 능선이 그대로 삼종세트다..

 

 

 

신라의 왕성 월성(月城)이다..

 

박혁거세가 등극한 치소는 여기가 아니다..금성이다..여기로부터 서북쪽 2-3 km 떨어진 곳이다..

이땅에는 호공의 집이 있었는데..뜨네기 귀족 석탈해가 숯을 몰래 묻어 놓고 땡깡을 부려 차지한 땅이란다..

아마 요즘 같으면 민사소송해서 석탈해가 패소했겠지만, 그 옛날엔 주먹세고 말 센 놈이 이기는 법..

 

그런 석탈해의 수완을 보고 남해왕이 사위를 삼고 대보로 임명한다..

처남 유리왕이 죽은뒤 니사금 운운하며 실세인 석탈해가 왕위 등극한다..

쉽게 애기 해불면, 동남아에서 한류따라온 이민자가 당대에 대통령이 되엇다는 거 아이가..

요즘 다문화 가족 아이들의 롤모델이 될만한 사람이다..

 

 

탈해왕이 죽고 파사왕 때 이곳 월성으로 왕궁을 옮기니 신라 천년의 왕성이 되었다..

월정교에서 월성를 감도는 남천을 따라 월성으로 올라간다..

 

 

 

아침에 월성의 경계를 따라 걷는 사람이 많다..나도 등성이를 따라 걷는다..

 

 

저멀리 걸어온 황룡사 마루길과 황룡사터가 보인다..

 

 

 

월성 내부..널찍하고 한가롭다..

그 많던 건물 다 어찌 사라졌을까? 몽고의 침략으로 황룡사 9층탑과 함께 불탔을까?

 

 

이자리에 박 석 김 왕족이 모여 담소라도 나누었을 듯..

 

 

 

어제 못본 안압지를 멀리서 바라보며 지난다..

왕궁의 별궁 역할을 하는데 안압지(월지) 앞 임해전에서는 연회를 열었다니..조선시대 경회루 역할인가 보다..

 

 

월성에 벚꽃이 반개하였다..개나리도 피었고...그 사이 푸른 풀은 유채밭이다..

유채꽃이 피는 4월말도 장관이다..

 

 

 

 

첨성대가 보인다..

 

 

가까이서 보는 첨성대..참으로 작으막하고 단아하다..

 

 

젖가슴 같은 왕릉은 산등성이와 닮았다..

 

 

여기서 택시를 불러타고 불이나케 숙소로 귀환한다...

 

 

 

아침식사 후에는 석굴암에 간다..

 

 

 

파파로티에 나오는 "행복을 주는 사람"과 딱 어울린다..

 

 

언제 걸어도 좋은 흙길..

 

 

 

석굴암안에서는 예배의식이 한창이다..실제 법회가 진행되는 것은 처음 본다..

실제 살아있는 유적이다..

 

 

 

 

석굴암을 나와 입구에서 불국사 가는 오솔길 2km를 걸어가기로 한다..

 

 

진달래도 피어났다..어여쁜 지고..

 

 

 

 

청운교 백운교를 바라보고..

 

 

 

 

오늘 불국사에는 봄꽃 경연대회라도 열린 느낌이다..

 

 

벌써 목련이 한물 가려고 하는데..

 

 

다보탑을 향한 애틋한 불심을 감출길이 없네..

 

 

사진 우측 상단 한떼의 학생들이 있다..

선생이 뭐라 한참 설명한다..학생들은 꽃과 풍광에 정신이 팔렷다..

그러자 선생이 말한다..

앞으로 여기서 10문제 내는데..3개이상 틀리면 각오해..

순간 학생들 표정에 일그러진다...

 

우리 교육의 현주소다..

그냥 배우면 얼마나 재미있고 즐거우냐

이런데 나와서 시험,성적으로 연결시키냐..

 

그냥 꽃과 경관 유물을 둘러보게하라..

궁금하면 지들이 물어보거나 찾아 보겟지..

물어보면 그때 자세히 설명하면 교육효과가 클텐데..

 

 

 

 

 

 

 

점심을 먹으러 다시 분황사 부근으로 이동..

이 곳은 벚꽃이 절정이다..

 

전체적으로 경주의 벚꽃은 4.6-13.경에 만개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부처님들도 염화시중의 미소를 머금고 꽃을 즐기고...

 

 

 중생들에게 말한다..

 

자신을 꽃피우고..꽃다운 인생을 춤추고 노래하라..

마치 오늘이 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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