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걷기에 나섰다..
아라메길 중 팔봉산 주변의 호리반도 코스..
6시에 대전을 출발하여 공주휴게소에서 아침요기를 하고..
팔봉산 입구 양길리 주차장에 도착했다..
팔봉산 포스가 대단하다..하루종일 팔봉산을 바라보며 걷게될 줄이야..
양길리 주차장에서 아라메길 표지가 시원치 않아 옥신각신..
아라메길 관리자여..좀 타지에서온 사람의 시선으로 표지판을 설치해다오...잘 모르겟거든 제주 올레 견학을 다녀오든지..
하여간, 팔봉산 등산로로 가다보면..바로..
팔봉면 사무소로 넘어가는 어송임도가 나온다..
그러니 여기다만 표지를 해놓으면 어찌 아는가?
임도길이 참 좋다..
이좋은 임도를 놔두고 아스팔트길을 걸어 갈뻔 했으니..
뒤를 돌아보면 팔봉산이 오야붕처럼 떡 버티고..
언넘이 해찰하는가 째려 보는듯하다..
아라메..바다와 산..이라는 의미..
역시 팔봉산에서 내려오자 바로 바닷길로 접어드는 매력..
구도항에 도착..
통상 걷기는 오전 2교시 수업하면 대개 점심시간인데..
오늘은 23km 완주한다고 오전에 3교시까지 한다고 닥달한다..
팔봉산파 행동대장이라도 강림한듯..
마침 해변은 썰물이라 바닷길로 걷는다..
뻘마다 빈배가 널렸다..
한 사람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가
빈 배가 그의 배와 부딪치면
그가 아무리 성질이 나쁜사람 일지라도
그는 화를 내지 않을것이다
왜냐하면 그배는 빈 배니까
그러나 배안에 사람이 있으면
그는 그 사람에게 피하라고 소리칠 것이다
그래도 듣지 못하면 그는 다시 소리칠 것이고
이 모든일은 그 배안에 누군가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러나 그 배가 비어있다면
그는 소리치지 않을것이고 화 내지 않을것이다
세상의 강을 건너는 그대
자신의 배를 빈 배로 만들수 있다
아무도 그대와 맞서지 않을것이다
아무도 그대를 상처 입히려 하지 않을것이다
<장자의 빈배...>
바닷길에 자갈이 많으니 발바닥에 불이 난다..
목긴 등산화를 신어야 편할듯..
트렉킹화는 복숭아뼈를 지속적으로 자극하여 나중에 아프다..
추운 바람 부는 전망좋지 않은 전망대에서 내려오면 바닷길로 걷는다..
추강(秋江)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드리우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달빛만 가득 싣고서 빈배 저어 오노라
동생이 왕좌를 차지하여 평생 빈배로 떠돌았던 월산대군의 빈배는
짐짓 고승의 정신을 흉내내본다..
밤 깊어 나뭇잎 몰고가는 차가운 바람 속
우두커니 이팝나무 그림자 뒤척이는데
어디선가 그대 날 부르며 다가오는 소리있어
더 가까이 캄캄한 심장에 귀를 대면 댈수록
멀어지는 그대 발자국 소리 아득하여라
아아 홀연히 일어나 바라본 저 허공 높이
초승달 빈배 하나 쓸쓸히 걸려 있네
<신지혜의 빈배>는 허공에 뜬 초승달이구나..
아마도 그렇게 더러는
실을 게 있다 하여도
어둡고 어두운 밤이사 바람으로 채우고
욕심도 오욕도 모두 모두 다 털어내어
이 가을 하늘도 말갛게 씻어지면
새 날에 쏟아지는 빛
빈 배에 가득 담아 빈 배에 담아
구름새 달이 가듯 세월을 저어가리
<박종은, 세월에 띄우는 빈배>
그런데..서서히 밀물이 시작되어 길 끝이 바닷물에 잠기어 선두가 다시 뒤로 후퇴한다..
저 모세의 기적도 파라오의 병사와 함께 바닷물속으로 사라지겟쥐..
호리마을회관 부근에 식당이 있으나 비수기라 운영하지 않아 버스를 타고 구도항까지 이동하여 우럭매운탕으로 점심식사..
저멀리 팔봉산의 눈초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빈배..
나는 빈배입니다.
돛대도 없지만 밧줄만 풀리면
언제든지 바다로 나아갈 수 있고
무엇인가 듬뿍 실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냥 흔들거리며 떠 있는 것입니다
다시 팔봉산 오야붕을 알현하러 양길리 주차장으로 간다..
팔봉산 슈퍼 개도 오야붕의 포스가 전염된듯..꼬붕들의 걷기가 탐탁치 않다..
오후에 땡땡이 친 사람들이라도 찾으려는듯..ㅎ
찾을 것 없다...땡땡이 친 2사람 칠판에 써놓았으니..ㅎ
<오늘 걷기> 양길리 주차장 - 어송임도 - 구도항 - 노루목- 호리항 - 마루지 - 방천다리 - 양길리주차장 약 2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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