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5시 무렵 예천 초간정에 도착..

조선 선조 때 학자 초간 권문해의 정자..초간정..

권문해는 최초 종합사전격인 대동운부군옥의 저자..

 

 

ㄱ자로 꺽이는 절묘한 계곡에 지어진 정자..

 

 

계곡을 건너는 출렁다리를 통해 들어간다..

 

 

 

정자에 앉아 권문해 선생이 일기에 적은 부인에 대한 제문을 경청한다..

이런 정자에 술이 없을 수 없다..

술 한순배 하면서 선조들의 풍류에 감탄 연발..

 

 

 

 

 

초간정에 권문해의 혼령이라도 나타난 느낌..흰 수염에 포스가 느껴지는 저분은 초간의 후손이 아닐런지..

 

 

 

인근 숙소에서 한방에 10명이 자는데..난 문앞에 이불 하나로 깔고 덮고 자다가 화장실 들락거리는 소리에 4시에 깨서 뒤척이다 5시에 나와 산책하다 이곳에 다시 도착..

 

 

초간정을 흐르는 계류에 세수를 하고...

 

 

정자의 기운을 받았나 소나무도 용트림하며 승천하는 기세다..

 

 

 

 

 

 

 

 

초간정과의 아침데이트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아침식사를 마치고..

 

숙소 주변 출렁다리를 산보하고..

 

 

바로 짐을 챙겨 근처 용문사로 향한다..

 

 

용문사는 대장전의 목각 후불탱과 윤장대가 유명하다..

 

 

이 윤장대는 회전식 장경각으로 고려 명종때 만들어진 것으로 우리나라 최초 모델이란다..

 

 

조선 숙종 때 만들어진 목각 후불탱..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것이란다..

 

 

 

 

 

금낭초와 장독대가 묘한 앙상블을 이룬다..

 

 

光陰乍曉仍還夕(광음사효잉환석)
草木纔春卽到秋(초목재춘즉도추)
處世若無豪末善(처세약무호말선)
死歸何物答冥候(사귀하물답명후)

시간은 잠깐 새벽이었다가 곧 저녁이 되고

초목은 겨우 봄인 듯싶더니 문득 가을

세상 살아감에 작은 일까지 최선을 다하지 못한다면

장차 죽어서 염라대왕에게 무엇으로 대답하리.

 

범종각의 목어는 꿀먹은 벙어리로 대답을 못하네..

 

 

 

말문이 막힌채로 걸어나와 초간종택으로 향한다..

 

 

초간정의 주인 초간 권문해의 종가..

예천 권씨..안동 권씨와 관계는? 전혀 달라 혼인도 한단다..

예천 권씨의 원래 성은 흔씨였는데..고려 충목왕 때 왕의 이름이 흔이라..개성을 하게된다..

하여 당시 모친의 성인 권씨로 바꾸었단다..

 

 

 

종택의 별당 대소재..무슨 뜻인지..

 

 

 

서고의 현판..

초간 권문해와 아들 권별은 14년간 일기를 써왔다..자세한 생활상이 세세히 기재되어 조선시대상를 아는데 중요한 자료란다..

 

 

 

별당에는 현재도 사람이 산다..

글씨를 보니..

治家以勤儉爲本 치가이근검위본

立身惟孝悌當先 입신유효제당선

집을 다스리는데는 부지런함과 검소함으로 근본을 삼고

입신함에 있어서는 오직 효도와 공손을 먼저한다.

 

양반집 품위가 느껴지는 글귀이다..

 

 

별당 뒷방에 서가..각종 문집이 가득..

이집이 사대부 소리 듣는 이유..초간정이라는 정자가 있고..문집이 있기 때문..

즉 학식과 풍류..그리고 경제력을 갖춘 상류 사대부다..

 

 

 

그러고 보니 입춘방도 격이 다르다..

요지일월 순지건곤..

 

요임금의 세상이요 순임금의 천하로다..

 

"요지일월 순지건곤이요 태평성대가 여기로구나"라는 청춘가도 있다.

 

그런데 요순시절 태평성대가 무엇일까?

그 시대의 격양가를 보면

 

   일출이작(日出而作) : 해뜨면 일하고

  일입이식(日入而息) : 해지면 쉰다.

  착정이음(鑿井而飮) : 우물 파서 물마시고

  경전이식(耕田而食) : 농사지어 밥 먹으니

  제력우아하유재(帝力于我何有哉) : 임금 은택 내게 미친 것이 무엇이 있더냐?

 

임금에게, 정부에게 뭐 바라는게 없다..

스스로 제가 벌어서 먹고 사는게 태평성대다..

뻑하면 정부탓하고 대통령 탓하는 요즘 사람은 태평성대가 와도 알 수가 없으리..

 

 

 

 

수령 300년되는 울향나무..

동네 후손분이 나와서 설명하는데..안내판이 잘못되엇다고 한마디하신다.

무호사화 때 권오상이 강진에 유배되었다 풀려나오면서 울릉도산 향나무를 가지고 와서 심었다..

원나무는 고사하고 이 향나무는 자손이란다..

 

 

 

그렇게 권씨 종가를 떠나 일행은 용궁면 회룡포로 간다..

 

 

버스가 산길을 뱅뱅 돌아서 마을로 직접 들어간다..

혹시 주최측이 동네 분들에게 "앞으로는 다시 않오겠다"고 다짐을 해서 "뒤로" 오나 했더니..

사실은 "내비 년"의 농간이란다..

어째거나 회룡마을에서 전망대를 향해 출발한다..

 

 

뿅뿅다리를 건너고..

 

 

 

 

 

 

참 아름다운 내성천이다..

구비 구비 감돌아 삼강주막에서 금천과 내성천이 낙동강 본류와 만나 상주로 흘러간다..

 

 

 

전망대 회룡대에서 멋진 물도리동을 바라본다..

 

 

 

 

 

반가운 표지도 보이고..

 

 

 

때죽나무 꽃을 만났다..

내 모자에 거타지의 꽃처럼 꽃혔다..

꽃은 이쁜데 이름이 좀 거시기하다..

마치 스님이 떼로 몰려 있는 것 같다 해서 '떼중나무'로 불리다가 '때죽나무' 가 된 것이라는 설도 있고,

또 열매나 잎 속에는 어류 같은 작은 동물을 마취시키는 에고사포닌이란 성분이 들어 있어서 간단한 고기잡이에도 쓰였는데

때죽나무의 잎과 열매를 찧어서 물 속에 풀면 물고기는 순간적으로 기절해 버리기 때문에

고기가 떼로 죽는다고 때죽나무가 되었다는 설도 있단다.  

 

 

 

덕담의 주인공 장안사로 간다..

 

 

 

장안사 부처님은 도력이 세다..돈도 착착 붙이고...

 

 

아이스크림을 물고 강변 벼랑길과는 또다른 황매화 핀 길을 내려간다..

 

 

 

예천군 용궁면에서 먹어야 할 것..용궁순대..

그런데 또 생겼다..용궁에서 토끼가 고이 보존하고 나온 "용궁 토꺼간 빵"도 있다..

(나도 먹어보지 못했다..파는 곳은 예천시내..)

 

 

오늘 예천의 명소를 들렀다..

초간정, 용문사, 초간종택, 회룡포..

이로써 예천 걷기는 다이제스트로 종료한다...

 

그리고 빨리 가야한다..영주 무섬마을과 죽령옛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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