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더니 토요일 오후밖에 시간이 없단다..
오전엔 옥녀봉에 가서 도리깨질하고 돌아와 잠시 오수를 즐기고 늦이감치 계족산에 오른다..
뉘엿 뉘엿한 오후에 걷는 임도..중년이후의 한가로운 산책길과 딱 맞아 떨어진다..
열정은 너무 뜨겁지 않고 한가로움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 지금의 극락을 즐길 줄 아는 시점이기에..
오늘 이길에 찔레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꽃말이 고독, 자매의 사랑인데, 전설마저 슬프고 다양한 찔레꽃 노래들도 슬프다..
백난아의 찔레꽃
장사익의 찔레꽃
이연실의 찔레꽃
송문헌의 찔레꽃 피는 산길..
봄날이 다가도록 기척도 없는 오솔길
호젓한 산길을 나홀로 오고 갈적에
마른검불 헝클어진 넝쿨 사이로 피는
찔레꽃 싱그럽게 새싹을 피워내던 곳
내 고향 뒷동산 그 산길이 그리워지네
초록잎 하얀 꽃이 너무너무 어여뻐서
나 홀로 찾아가도 괜시리 설레던 산길
꿩 꿩 산꿩이 우는 외따른 길을 열고서
아지랑이 꿈 속에서 환한 손짓 발그레
발그레 웃음 짓는 우리 님 그리워지네
임도길에서 아이스께끼로 더위를 다스리고..
맨발로 황토길을 즐기는 사람이 많은 이곳..
일 삼아 좋다는 푸랭카드를 걸어놓은 마음은 진심이리라..
여기서 손발을 씻고 다시 등산화를 신고 걸어도 되고..
아카시아향과 이팝나무꽃이 길가에 가득하다..
5월말에 흰꽃이 득세하는 것도 무슨 사연이 있음직하다..
주말농장에서의 땀흘림도 즐겁겠지..
무엇을 키우면 사랑하는 마음이 싹드겠지..
오후 반나절 각종 버전의 찔레꽃을 들으며 걸으면 좋을 7KM의 산책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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