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연 폭포 입구의 돌하르방>

쇠소깍에서 6코스 이어걷기를 계속한다..

 

 

쇠소깍은 효돈천이 바다와 만나는 끝지점에 형성된 협곡 분위기의 장소..

 

 

효돈천..효돈..원래는 쉐둔이라 부르고 한자로는 우둔(牛屯)이라 섰는데..

우둔이 효돈이 되었다는 것..

그래서 효돈동 유래비에 소가 한마리 누워있다..

쇠소깍의 지명도 분석해보면..쇠는 소(牛)..소는 못..깍은 끝..쉐둔촌의 개천 끝머리 연못이라는 말이렸다..

 

 

 

놀며 쉬며 보며 가세요..

하르방이 돼지를 안고 있네..

 

 

해가 저물녁이라 서둘러 보목포구 직전의 제지기 오름에 오른다..

제법 가파르다..평탄한 길에 포장길이 많아 발바닥이 아프다고 툴툴거리던 동행은 신났다..

 

 

오름 정상은 시야가 트이지 못해 별루고..요기 전망대에서 보목포구와 숙소가 있는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침에 남원포구를 출발할 때 손톱만하게 보이던 섶섬이 이젠 고래등처럼 보이는 지점에 도착..

강쥐풀은 꼬리를 흔들며 인사한다..

 

 

 

보목포구에서 자리돔 물회를 먹었어야 하는데..

시간이 좀 일러 숙소에 가서 쉬다가 나와서 저녁을 먹을려고 갔는데..

 

 

섶섬할망카페를 만났다..

허름한 간이음식점인데..해녀인 섶섬할망이 잡아온 성게 등으로 국수를 말아 파는 곳..

 

 

저녁 6시까지만 문연다고 하여 숙소로 돌아가지 않고 일단 성게국수 1그릇을 시켜본다..

기다리는 사이 파전이 써비스로 나오는데, 할망 딸이 순다리(쉰다리)를 권한다..

쉰밥으로 만든 순한 술인데 막걸리라고 하기엔 순하고 식혜라고 하기에 쉰듯하다.

 

 

성게국수가 나왔다..진짜 성게가 그득하다..

시내가면 이정도 성게국수 5그릇을 만들수 있는 양이라고 자랑한다..

 

 

숙소에 들어가 자고..사실 밤중에 전화받느라 잠을 설쳐 좀 피곤하다..

아침에 일어나 산책하는데  화산암 돌담위에 자라는 푸른 귤이 아름답다..

 

섶섬을 바라보는 이 집..노란벤취가 평화로워 보인다..옆에 놓인 전화기 용도는??

 

 

아침식사는 다시 섶섬할망집에서 하기로 하였다..

핸폰으로 전화하니 불이나게 나와 해물라면과 성게국수를 차려낸다..

해물라면이 일품이다..

그런데, 목수한분이 들어와 아침부터 막걸리를 마시는데, 주머니에 고양이가 들어있네..

몇달전에 어미 잃은 새끼를 주워다 호주머니 속에서 키우고 있단다..

이름을 물으니 꽃순이란다..

자기는 사람이건 짐승이건 여성은 모두 꽃순이란다..

 

이 양반..기인다운 면모를 과시한다..

서울법대를 나와 사법고시 2차까지 합격하였는데, 삼촌이 좌익이라 연좌제에 걸려 3차에서 떨어지고(믿거나 말거나??)

생계를 위해 목수일을 시작했단다..

자기는 후배에게 이렇게 가르친다고 한다..

" 못을 박을 때도 그냥 망치를 치지마라..왜 이렇게 못을 박는지 생각하라..어떻게 박는게 더 좋은지 생각하라"

 

 

카페에 있는 저 물든 투명 손장갑은 왜 걸었을까?

물어보니..저 물주머니가 이리저리 반사되면서 파리들이 들어오지 않는다 한다..

 

 

섶섬을 바라보며 걷다가 갑자기 잊혀졌던 노래가 떠오른다..

꽃순이를 아시나요..꽃처럼 어여쁜 꽃순이..

어딜 가면 찾을까요..첫사랑 꽃순이..

그 양반 첫사랑은 쌍년이 아니라 꽃순이였나보다..ㅎㅎ

 

 

여기는 소천지..바닷가에 백두산 천지 모양의 못이 있다..

 

 

문섬이 보이는 해변길을 걷다보니..

 

 

바닷가에 활터가 있네..

절묘한 위치..145m 거리 중 100m에 활이 미치지 못하면 활은 바다로 떨어지네.. 

 

 

서귀포 시내에 접어들었는데..담장 곁 낙엽 속에서 한 중년신사가 뭔가를 줍는다..

뭐냐고 물으니..재밤(잣밤)이라며 건네준다..

먹어보니..도토리 맛에다가 잣맛도 나는 것 같다..

 

 

소정방폭포에 도착했다..

소정방이라해서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여기까지 왔나 했더니 작은 정방 폭포라 한다..

 

 

소정방폭포위로 올라가니 올레길 사무국이 있다..

 

 

정방폭포... 비류직하삼백척..

 

 

서복공원을 지나간다..

서복이는 진시황시절 불로초를 구하하는 명을 받아 동남동녀 삼천명을 배에 태우고 동해 상에 있다는 삼신산을 찾아 떠났다는 사람..

서복이 서귀포에 도착하여 정방폭포에 서복과지(徐福過之)라 쓰고 같단다..

서귀포도 서복이 돌아간 곳이라 하여 생긴 지명이다..

 

 

공원 석부조 중에도 서복과지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서복이 새긴 서복과지란 글씨는 위에 보이는 저 글자란다..진시황 시절의 과두(올챙이)글자란다..

 

 

 

이제 섶섬이 저마치 멀어져 보인다..

 

 

손을 내밀어 그림을 그린다..

천지는 손 없고 묵 없어도 세상에 멋진 그림을 펼쳐보이더라..

 

서귀포 항 부근을 지나다가 이중섭 생가 가는 표지를 잃고 무작정 사람들을 따라가다보니 천지연폭포가는 길이다..

입구에 왜가리의 포스가 신선 비서급니다..

 

 

 

 

 

오리와 잉어는 한편의 동양화다..

 

 

수많은 하르방 사이에 아이의 심기가 불편하다..

 

 

 

 

 

천지연 폭포 앞에서 고운 한복을 빌려입고 한번 박는 처자의 표정이 황홀하다..

 

 

오! 요기는 음수대가 제주 초가지붕이다.. 

 

 

 

 6코스는 거의 포장길이라 힘든데..특히 천지연폭포에서 삼매봉가는 길은 오르막까지 겹쳐 더 피곤하다..

서귀포항 전경이 보인다..

 

 

고개길에서 만난 멋진 풍광..

좌측 숲속에 앙증맞은 천지연폭포가 보석처럼 박혀잇고 멀리 한라산이 날개를 펼치고 있다..

아름답고 아름답다..

 

 

 

삼매봉에 오르니 범섬이 그림처럼 떠잇다.. 

 

 

3개의 매화차럼 봉우리가 이어진 삼매봉에는 방송국 송신소 소속 강쥐가 엔돌핀이 넘친다..

초면에 어찌나 살갑게 굴고 달려붙어 아양을 떠는지 가방 속에 든 빵을 께내 주니 좀 진정이 된다...

 

 

이제 외돌개가 보이는 해안에 도착햇다....

 

외돌개엔 일본인, 중국인 관광객이 버글거린다..

 

 

 

거시기같은 외돌개가 역광에 더 우뚝하다..

 

 

그런데..외돌개 건너편에 웬 사람이?? 

저걸 보더니 동행이 자기도 저 바위를 타고 가고 싶단다..

 

 

가까이 가보니 출입금지 구역인데..저 양반 저기서 뭐라고 한참 기도하더니..

무엇인가 주섬 주섬 꺼내든다..

 

 

오잉!! 생전 처음보는 거대한 대금이다..

은은한 대금소리가 외돌개를 감싼다..대단한 퍼포먼스다.. 

 

 

아름다운 7코스의 벼풍같은 벼랑위의 길을 걷는다..

 

 

언제나 국딩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칸나.. 

오늘의 힘든 걷기를 격려한다..젖먹던 힘까지 쓰라우..ㅋ

 

 

6코스는 시내관광코스라 거의 포장길이라 발바닥이 무척 피로하다..

돌하르방이 꽃을 건네며 위로한다..

"폭싹 속았수다"

"뭐 속았다구.."

"그게 아니구 매우 수고하셧다구요.." ㅎㅎ

 

그렇게 제주 올레 5,6코스 걷기  2박 2일의 일정은 막을 내린다..

내년 봄에 보자우..제주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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