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강원랜드..하이원 골프장 부근 임도..운탄고도를 걷는다..
운탄고도..차마고도의 느낌을 차용한 이름..
옛 탄광 전성시절 연탄을 운반하던 임도길이란다..
길은 백두대간 만항재에서 화절령(꽃꺽기재)을 거쳐 강원랜드 폭포주차장까지 20km를 걷는다..
운탄고도라 하여 구름과 높은 소로를 연상하였는데..
첫인상은 길이 너무 넓다는 거..
다소 실망스런 분위기를 초장에 동행의 머릿살과 막걸리를 풀어 한순배 돌리니
그제야 길이 좀 이뻐 보인다..ㅋ
술과 조명이 남자의 팔자를 좌우한다..ㅎㅎ
1000미터 고지대인 만항재에는 단풍이 이미 끝물이다..
최백호의 노래애 나오는 마담보다는 다소 젊은 단풍이 그런대로 볼만하다..
단풍이 끝물이면 어떠냐..단풍의 붉음을 상쇄하고도 남을 하늘의 푸름이 있지 않은가..
갈 길을 잃은 뱀이 어찌 할바를 모르고 도망간다...
이 메마른 땅에 먹을 것이나 있는지..무슨 해찰을 하다가 여직 겨울 잠에 들어가지 않고 방황하는지..
군데 군데 붉음이 단풍을 기대한 일말의 마음을 위로한다..
어디 그뿐이랴..
좌측으로 펼쳐지는 영서의 산줄기들..알록 달록..
마치 점핑 예~ 점핑 예~ 점핑하듯 늘어 섰다..
저 멀리 아스라이 하이원 골프장 옆으로 이어진 운탄 길을 걷는 사람들이 평화롭다..
유장한 길을 만나니..한 동안 롱샷 카메라를 돌리듯 바라본다..
연탄대신 벌목한 목재가 수송을 기다리니 운탄길에서 운목길로 변신중..
이길에서 만나는 유일하고 멋진 정자 부근에서 100m 내려가면 아롱이 연못이 있다..
산 짐승들의 소중한 우몰터..
화절령으로 간다..꽃이 지천으로 피어 꽃을 꺽으며 올라간다는 꽃꺽기재..
가을엔 꺽을 만한 꽃은 없고 꽃 꺽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들이 걸어 간다..ㅋ
화절영 삼거리에서 직진하면 새비재로 가고(2코스)..우리는 우회전하여 동원탄좌를 지나 내려간다..
저멀리 강원랜드가 보이고..
옛 탄광의 흔적은 다 무너져 내려가고...
연탄의 시대가 끝났고..이젠 원자력의 시대도 정점을 찍은 것 같은데..
앞으론 어떤 땔거리가 등장할까?
운탄고도에서 만난 도종환 시인의 산경이란 시를 패러디하여
오늘 걷기를 마무리 한다..
하루 종일 걸었다
하늘은 하루 종일 흐리다가 맑았다
가끔 구름이 오락 가락 길 잃은 뱀은 이리 저리
잠시 머물다 곧 지나가 버렸다
내게 온 단풍잎과 바람도 잠시 머물다 갔다
하늘 아래 허물 없이 하루가 갔다
강원랜드 주차장으로 내려가니 단풍이 한창이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눈을 뜨니 달과 눈이 맞았다..
9월 기망의 달은 자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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