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해인사 소리길 걷기에 나섰다..
천년만에 개방한다는 마애불 입상도 볼겸..무엇보다 2년전 소리길의 단풍이 그리워서..
내비로 해인사 일주문 주차장을 쳤더니 경부고속도로로(김천)-중앙고속도로(성주)-88고속도로(고령)을 거쳐가라네..
그러나, 동행이 대진고속도로를 강추하여 함양에서 88고속도로를 타고 가는 노선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아주 효자 노릇했다..
첫째. 아침에 가는 길에서 소맥산맥을 넘는데..운무가 서린 풍광이 흠사 용궁으로 가는 길 같았다..
둘째, 귀가길에 고령,대구방향은 완존 정체 상태인데, 함양,광주방향은 뻥뚤려 휑하니 달리니 월메나 통쾌하던지..ㅎ
길가에 무엇이 뛰어오른다..메뚜기보다는 크고..자세히 보니 청개구리?? 이넘 겨울잠 잘때 안되었나?
이길을 걸을 때마다 이 풍광이 가슴에 남는다..가야산 아래 들길을 걷는 사람들..
한가하기 그지없다..자유가 느껴지지 않는가??
만리의 길을 걸으며 얻은 소득은 자유(自由), 자긍(自肯), 자적(自適)을 깨달은 것이다..
꾸미지 않은 그대로가 자연이고..
인공물도 자연의 손끝이 스치면 아름다워진다..
소리길에 누우신 부처님은 무슨 소리를 들으실까?
자연이 주는 그림은 흑백도 아름다거니..
가을이 되면 왜 인간들은 붉음에 탐익하는지..
무념무상의 담담한 경지를 추구하는 총림도 단풍의 흐름을 어짜지 못하니 아에 단풍으로 들어간다..
이름하여 홍류문이라..붉음이 흘러간다..
갑자기 절이 개판으로 변했네..ㅎㅎ
흐르는 물로 산을 감싼다는 농산정(籠山亭)..
가을에는 붉은 흐름으로 산을 감쌀수 있겠구나..
그래서 들여다 봤다...세상이 다 따라 들어왔다..
꼭 이런 대목에서 생각나는 두목의 시..
서리 맞은 단풍이 봄꽃보다 더 붉네..(霜葉紅於二月花(상엽홍어이월화)
단풍보다 유산객의 옷이 더 붉네..
1951년 8월, 공군 김영환 대령은 “해인사를 폭격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당시 지리산·가야산 일대를 무대로 활동하던 빨치산 소탕을 위한 것. 하지만 그는 폭격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렸고, 국보인 팔만대장경은 소실될 위기를 면했다. 김 대령은 이후 군법회의에 불려나가 “팔만대장경을 지키기 위해 철수했다”고 당당히 항변했단다..
그를 기리는 비가 서있다..
오우! 칼라풀 해인사! 원더풀 해인사!
경판고 마당에 앉아 한참 묵상을 한다..
우리의 정체성을 찾게 해준 몽고의 침략..
30년간의 지독한 괴롭힘 속에 칼과 활을 만들 돈으로 목판에 글을 새기던 정신이
오늘날까지 자식을 일류대 보내려고 달달 볶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교육열의 원류 아니던가..
경판고를 나와 청화당을 지나 1200년만에 개방된다는 마애불 입상을 찾아 올라간다..
약 2.3km 정도 되는 길에 붉음이 가득하고 사람도 가득하다..
마애불을 300미터 남기고는 길은 가파르고 트래픽이 넘 심하다..
좁은 장소에 비해 사람이 넘쳐 마애불을 정면에서 마주하기 어렵다..
잠시 한 모퉁이에 앉아 있으려니..
스님의 주도하에 대중들이 반야심경의 독경하면서 예불을 마친다..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 아제 모지 사바하..
<오늘 걷기> 해인사 축전 주차장 - 소리길 - 농산정 - 일주문 - 천왕문 - 청화당 - 마애불- 천왕문 앞 셔틀버스승강장
약 1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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