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부터 전국 올레 걷기를 시작한 행로가 5년간 누적거리 3985km가 되어 이제 15km만 더 걸으면 1만리(4000km)된다..

그래서 정한 코스 익산 무왕길이다..

지난번에 엉뚱하게 순레길과 자전거길로 걸엇던 이 길을 코스대로 제데로 걸어보기로 했다..

 

 

내비에 익산시 금마면 서고도리 연동제를 찍고 가면 차는 악산ic로 들어가 대로를 달리다 대로변저수지로 안내한다..

서동생가터라는 표지판이 있다.. 

 

 

이곳이 백제 시절 마룡지..

이곳 연못가에 한 여인이 살다가 용과 관계를 맺어 낳은 아들이 서동(맛동)이다..

마룡지엔 7-8월에 홍련이 가득하단다..

 

 

 

그옆이 생가터..

일설에는 부여 궁남지 부근이 서동의 생가터라고 하나 내가 보기엔 이곳이 더 그럴듯하다.. 

서동은 오금산에서 마를 캐서 팔아 살앗다..

그러다가 신라의 선화공주를 꾀로 부인을 삼고 백제왕위에 오른다..

 

신라향가 서동요 중 마지막 귀절

夜矣卯乙抱遣去如     야의묘을 포견거여

이 귀절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라고 해석하는데..

내 생각엔 그냥 발음을 중시해 "밤에 몰래 포겐거여"로 하는게 맞는것 같다..더 고약한 유언비요같지 않나??

 

 

생가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익산쌍릉이 잇다..

대왕릉과 소왕릉이 잇는데..무왕과 선화공주릉으로 알려져 있다..

 

 

쌍릉에서 출발한다..

약 1km정도 포장길을 걸어가면 멋진 흙길이 전개 된다..

전에 답사한 결과와 비교하면..쌍릉 주차장 앞 포장길 보다 뒷편 저수지를 지나 순레길 분기점에서 우측으로 가면 원불교 복지시설 삼정원 옆길에서 이 소로길과 만난다..그길을 추천한다.. 

 

 

 

오금산 토성이다...

서동이 선화공주와 결혼한 후 공주가 가져온 금을 보고 비로서 금의 존재를 알고

자신이 마캐던 오금산에서 금덩이 5개를 발견하엿다..그래서 오금산이라 한다..

실제 익산 금마,김제 금구 등 지명에서 보듯..일대에 금광이 개발되엇단다..

 

 

마룡지..용의 아들..선화공주..오금산..미륵사..사택왕후의 관계를 상상해보면 멋진 스토리텔링이 되지 않을까?

내 스토리는 이렇다..

백제의 왕족이 대신라 전초기지가 있던 이곳 오금산 토성으로 좌천되어 온다..토성 아래 마룡지 부근에 살던 처녀와 눈이

맞아서 서동을 낳앗다..

서동은 신분도 모르는채 마를캐며 살다가 설화대로 선화공주를 아내로 맞이하고 오금산의 금덩이를 이용하여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위덕왕, 혜왕, 법왕으로 이어지던 백제의 혼란기에 신하들의 추대를 받아 왕위에 오른다..

그러나 선화공주는 병으로 죽고 공신인 대귀족 사택적덕의 딸이 왕후에 오른다..

무왕은 왕권강화를 위한 신도시를 금강 너머 익산에 조성하면서(정조처럼) 그 핑계로 죽은 선화공주의 넋을 위로하는 미륵사지를 건립한다..

그러나 선화공주 사후 어쩔수 없는 역학관계로 대신라 전쟁의 불꽃이 튀게된다..

 

 

 

상념에 젖다보니 토성을 한바퀴 돌고 나서야 미륵사지로 가는 오솔길이 눈에 들어온다..

 

 

오솔길을 순조롭게 내려오다 임씨네 묘지부근에서 길이 헷갈린다..

 

<익산시 관계자가 이글을 본다면>

먼저 제주 올레길을 견학해보고..이 길을 걸으면서 길 표지 좀 성의 있게 해주길 바랍니다..

 

 

가을 무가 한창이다..

누가 전생에 무왕이라 하길래..당신이 무왕이면 나는 배추왕이다..ㅎㅎ

 

 

 

이길을 지나 마을 어귀 포장길에서 비를 만났다..부슬비는 내리는데 길표지는 보이지 않고..

군훈련장을 지나다 gps를 보니 쌍릉방향으로 향하길레 얼릉 되돌아 가서 확실한 차도를 따라 걷는다..

 

 

차도를 따라가다보니 용순리 경로당앞에서 지난번 걸었던 자전거 길과 만난다..

 

 

 

안개에 젖은 미륵산과 석탑이 아름다운 날이다..

 

 

 

 

 

 

완성당시의 모습..동시대에 백제기술로 건립된 일본 법륭사처럼 장쾌한 모습이다.. 

 

 

 

포대화상은 오늘도 웃는다..

나날이 좋은 날 아니런가..

꽃과 미소의 불법을 확실히 알려주던 그는 중국에서는 미륵보살의 화현으로 알려져 있다..

 

 

삼색의 국화가 다모였다..

내 누님같은 꽃이여..

 

 

익산을 걷다보면 길이 무겁다..

한 길에 무왕길..순례길..미륵산둘레길이란 너무 여러가지 사명을 씌웟다..

마치 어린아이 방학계획표와 같이 의욕만 앞서고 지킬 수 없듯이..

이길 표지는 엄청 햇갈리고..분기점마다 표지가 부족하다.. 

 

 

 

 

미륵사지를  지나 미륵산 둘레길과 겹치는 이 코스는 참 아름답다..

 

 

 

 

 

청설모가 잠시 포즈를 취해주네..

한때 번창하던 외래종 청설모..이제는 야생 고양이의 밥이되고..토종 다람쥐의 연합전술에 말려 점점 줄어든단다..

마치 황소개구리의 전성기가 지나듯이.. 

 

 

 

 

웬 물개가 질을 지키고 있네..

 

 

햇갈리는 표지판에서 좌충추돌하다보니 뜬바위도 지나치고..

구룡마을 당산나무에 도착..

 

 

잠시 빗방울 전주곡을 들으며 오수를 즐기고..

 

 

이 표지판과 길 안내 표시를 보고 갔는데..촬영지 대나무 숲은 보지도 못하고 통과하게 만드네..

무척 열받게 하는 길이다..

그래서 자주 오게 만드는 것이 이 길의 전략인가??

 

 

 

 

참새가 전기줄에 가득하다..

어릴 적 봄,가을에 전기줄에 가득하던 제비떼들의 추억이 떠오르고..

 

 

또다시 길표지가 사기쳐서 위험한 차도길을 걸은 뒤에야 서동공원 입구로 안내한다..

 

 

 

 

 

금마면 동고도리에 위치한 금마저수지..

동(東)고도리라는 지명은 고스톱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다..

고도리(古都里)..옛 도읍지라는 뜻이다..

금마의 엣지명 금마저엔 4번의 도읍이 섰단다..

1. 고조선 멸망후 준왕의 남천지

2. 마한의 도읍지

3. 무왕의 신도시

4. 고구려후예 안승의 보덕국.. 

 

 

 

서동이 선화공주와 결혼하고 왕이 되는 스토리..알라딘이 공주와 결혼하는 스토리 못지않게 멋지다..

 

 

한 어린아이의 멋진 꿈이 천년을 전해내려온다..

젊은이여! 꿈을 꾸라..꿈을 가져라..천년을 전해 줄 그런 장쾌한 꿈을... 

 

 

 

 

<오늘 걷기> 익산 쌍릉 - 삼정원 - 오금산 토성 - 오솔길 - 임씨 묘소 - 용순마을 경로당 - 용순이 앞들 개천길 - 미륵사지-

               - 뜬바위 - 구룡마을 대나무 숲길 - 금마저수지 - 서동공원 약 15km  

 

<길평>

익산의 길과 스토리텔링은 멋지다..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무왕길의 코스 변경 디자인과 길표지를 도보자 입장에서 친절히 꼼꼼히 하라..

시청 공무원이 하기 어렵다면, 한시적 계약직으로 길해설사를 두고, 그에게 코스 디자인과 길표지를 제데로 하게 지원하라..

익산에도 괴산 양반길 못지않게 사람이 몰려들테니.. 

 

 

어쨋거나 빗 속에 나의 만리행이 이루어졌다..

천녀가 내려와 꽃을 뿌리며 축하해주고...

 

 

아프로뒤태, 아르태미스. 아테나 여신이 다투었다는  천상의 사과를 가져다 공양해주니..

 

 

 마치 천지자연과 프렌치 키스를 나눈둣 황홀한 하루다..

 

걷고 걷고 또걷고

무쇠나무에 꽃이 필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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