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군 안내면 장계리 멋진 신세계를 들렸다가 향수바람길을 걷는다..
전에 장계유원지였으나 문닫고 다시 향토전시관과 정지용의 시를 테마로 새로 꾸민 공간인데 이 겨울엔 역시 한산하다..
옮겨다 심은 종려(棕櫚)나무 밑에
비뚜로 선 장명등(長明燈)
카페·프란스에 가자.
이놈은 루바쉬카
또 한 놈은 보헤미안 넥타이
비쩍 마른 놈이 앞장을 섰다.
밤비는 뱀눈처럼 가는데
페이브먼트에 흐느끼는 불빛
카페·프란스에 가자.
그러나, 이 겨울에 카페 프란스도 문을 닫았다..
정지용의 시 향수가 이곳의 테마..
그러나 겨울의 황량함을 견디지 못하고 침묵의 세계처럼 고요하다..
이제 장계교 직전 "뿌리깊은 나무" 카페로 가는 길로 들어서면 향수바람길 안내판이 보인다..
초입부터 계단이 에스칼레이터처럼 전개 된다..
올라서서 숨돌리고 돌아서니 또 계단..
허겁지겁 오르면 친절하게도 벤취가 있으니 따슨 물로 거친 숨을 조절하고..
또 계단..
마치 운명의 44계단을 오르는듯하다..
드디어 금강의 속살과 마주한다..
이슬봉 정상이다. 500m 안되는 곳이 엄청 가파르다..
넓은 벌 동쪽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망좋은 벤취에 앉아 정지용 작시 이동원,박인수 노래의 향수를 크게 틀고 감상한다..
그래..이 맛이야..
이 노래는 여기서 들어야 진가를 알 수 있다..
이슬봉을 지나면 급경사 길이 전개 되지만 조심스러움과 멋진 경치 때문에 마치 불륜의 사랑에 빠진 짜리함 마저 느껴진다..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황홀한 벼랑길을 지나고...
아.. 저 발아래 수북리 강변길이 실같이 보인다..
저 길이 대청호 생기기 전에 보은 가는 국도 였다지..
자세한 풍광은 http://blog.daum.net/servan/6348331 를 참조
끼풀막 내리막엔 이런 친절하게 줄을 메놓아 붙잡고 내려간다..
산은 층층 쌓아놓은 푸름이요
강은 유유히 흐르는 세월이라..
요 며느리재에서 좌측은 수변전망대로 가는 향수바람길이고..계단을 오르면 마성산으로 이어져 육영수 여사 생가로 이어지는 등산로다..
향수바람길은 중간에 갈림길이 나오는데 좌측으로 수북리 표지로 내려가면 아까 본 강변길을 걷게 되고, 직진하면 선사공원으로 내려간다..
선사공원의 장승들이 반겨준다..
요즘 장승은 웃는 모습이 최고다..
"워뗘? 좋은겨?"
선사공원으로 콜택시를 불러 타고 차를 세워둔 장계교로 간다..
걷기만 해도 행복한 날이다..
<오늘 걷기> 장계교 - 이슬봉 - 며느리재 - 선사공원 약 9km 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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