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남길 걷기..이번엔 강진 8구간과 영암 9구간이다..
공통의 테마는 월출산을 바라보며 걷는 길이다..
시작은 강진군 성전면 송월리 달마지마을 월각정(月角亭)에서 시작된다..
돌이 많아 돌부리..달부리..로 전화되다가 월각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월각산 중턱에 잇던 호랑이 굴을 마을 테마로 잡아 호랑이를 형상화하고 호랑이의 포효 소리를 들려준단다..
달을 보내는 송월리에서 달이 뜨는 월출산을 바라보며 걷는다..
이 길도 두개의 임무를 맡고 있다..
올레 열풍에 잠자던 길들도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욕심많은 주인을 만나면 4개의 임무를 맡는 길도 있더라..
길을 많이 만들고 이름을 붙이는게 좋은게 아니다..
본래 소통하던 자연과 조화하던 길을 발굴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저멀리 월출산이 나타나 미소짓는다..
이름은 여성스럽지만 모습은 장군 스타일이다..
매화..
옛 등걸, 피던 가지마다 또다시 피었네..
시절이 하수상한가
내 마음엔 언제 피어나려나..
월출산 아래 월하리에 흐르는
월강에 달빛 비추면
급류 따라 흐르지 아니하고 인연따라 즐기노라
노래하던 가객은 어드메 가는고..
달이 뜨는데 무슨 조작이 필요하고
달을 보는데 무슨 생각이 필요할까?
이를 이름하여 무위(無爲)라 한다..
무위사의 국락보전이 세종시대에 지어진 국보이고..안치된 불상과 후불탱화가 보물이라..
법당에 들어가 삼배올리고 자세히 살펴본다..
사진촬영이 금지되었으나, 오랜 세월 살아 남은 기품은 마음에 간직한다..
백의관음에 대한 찬시
海岸孤絶處(해안고절처) 中有洛伽峰(중유낙가봉)
大聖住無住(대성주무주) 普門峰不峰(보문봉불봉)
明珠非我欲(명주비아욕) 靑鳥是人逢(청조시인봉)
但願蒼波上(단원창파상) 親瞻滿月容(친첨만월용)
바닷가 외딴 곳 한가운데 낙가봉이 있더라
석가모니불 계시든 안 계시든 아미타불 만나든 못 만나든
빛나는 구슬 내 바라는 바 아니고 우리가 찾는 건 파랑새뿐
단지 바라는 것은 푸른 물결 위 보름달 같은 얼굴 보기를
홍매가 피었다..
붉은 빛으로 치장한 절이 봄볕에 잠겼어라..
공수래 긱다거..
빈 손으로 오셔서 차 한잔 마시고 가시라..
홀몸도 아니고 시간도 없으니 입맛만 다시며 간다..
하룻 강아지가 맞는 첫봄..신도 나겠지..
그 많던 신 다 어디로 갔는가?
백운동 차밭을 지난다..
태평양의 설록차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내가 요즘 마시는 차의 고향이 여기라는 사실은 오늘 처음 알았다..
이제 녹차를 마시며 월출산 월하리 백운동의 내음을 음미하리라..
다산과 초의의 맥을 이은 다인 이한영이 백운옥판차를 출시한 곳..
이 글씨가 무엇인가 고민했다..
다향허청(茶香虛淸) 아닐까?
다향을 즐기며 마음을 비우고 맑게 산다는 의미일까?
아니다..
서예가에게 물었더니
허자가 아니고 익(益)자 란다...
그럼, 다향익청(茶香益淸)..다향이 더욱 맑다..
붉은 오동으로 산화공덕이라도 하는 것일까?
진각국사비각 앞에 오동피가 즐비하다..
지눌의 제자 진각국사 혜심.. 송광사 16국사의 앞 2번째 고승..
혜심이 엎드린 오동에게 하는 설법 들어 볼라우?
無風湛不波 (무풍담불파)
有像森於目 (유상삼어목)
何必待多言 (하필대다언)
相看意己足 (상간의기족)
바람 자고 파도 일지않으니
삼라만상이 눈에 가득 비치누나
많은 말이 무어 필요하랴
바라만 봐도 이미 뜻이 족한 것을
메화의 하얀 무구함과 산수유의 노란 순진함 만이 월남사의 영화를 증언하고 있다..
매화 피는 마을에 매화삼롱을 들으며 간다..
봄은 어디에 왔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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