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오어사..원효와 선배격인 혜공선사의 일화로 알려진 절..

 

 

 

 

 

강변으로 오어사 절 입구가 있다..

오어(吾魚)..내 고기..

 

 

 

 

 

불교의 교리에 비추어 원효와 혜공이 법력 시험으로 물고기의 생사를 두고 겨루었다는 말은 뭔가 석연치 않다..

한승원이 쓴 소설 원효에서도 위 글과 같은 사연을 믿지 않는다..

혜공 선사의 도력에 대한 주변 백성들의 유언비어로 소개한다..

그러면서 혜공과의 대화 도중 원효의 께달음으로 설명한다...

"세상 사람들이 너도 나도 산 것을 먹고 똥으로 흘려놓을지언정

나혼자만이라도 피흘리며 죽거나 병들어 소멸되어가는 것을 살려내야 한다"고..

그리하여 여시오어(汝屎吾魚)..너는 똥싸라..나는 고기를 낳으련다..의 화두가 된 것이다..

 

 

 

 

 

 

 

 

 

 

 

 

 

배롱나무 붉게 피었다..

선비들의 처소나 절에 심는 이유는?

100일 동안 흐트러지지 않고 한결같이 꽃을 피우는 모습으로 공부하는 자세를 가르치고..

마치 껍질을 벗겨 놓은 듯 매끄러운 줄기에게 청렴함을 배우고..

변함없는 붉은 꽃에서 일편단심을 새긴다..

유학자나 승려나 수행이 제일의 덕목이라..

 

 

 

문을 활짝 열어라..기쁨이 찾아오게..

어찌 기쁨만 오리오만은..슬픔이 오더라도 감싸안아라..

 

 

 

간절함이란 민들레 홀씨되어 멀리 멀리 가는 듯이, 목마른자 물찾듯이, 고양이가 쥐잡듯이, 어린아기 엄마찾듯이 하는 것이라..

 

 

 

 

 

 

 

개천에 다리가 있어 다가갔더니 혜공과 원효의 설화가 다가온다..

 

 

 

난 저 이야기보다 한승원 저 "소설 원효" 내용이 더 그럴듯하다..

 

 

 

 

 

 

 

아마 젊은 원효가 화두를 품고 수행하다가 혜공이 수행하는 이곳 항사사(恒沙寺, 그 당시 절이름)에 찾아와 이 개천변에 앉아 고기를 화두로 대화를 나누었으리라..

 

 

 

원효가 수행하였다는 원효암으로 간다..

 

 

 

산길이 완주 화암사처럼 참으로 정갈하고 한적하다..

 

 

 

 

 

 

 

1400년전 길의 풍모를 보여준다.. 

 

 

 

원효암에는 참나리가 타이틀곡처럼 가득 피었다..

 

 

 

관세음보살님 소리만 보지마시고 꽃도 보아주세요!!

 

 

 

원효는 꽃을 좋아하였음이 분명하다..

요석공주와 원효의 사랑..사랑의 결과인 설총..

요석공주의 남편은 김흠운..

의자왕 초기 백제는 총궐기하여 선덕여왕 치세의 신라를 공격하여 40여성을 빼았고 전몰한 성왕의 분을 반쯤 갚는다..

무열왕은 즉위한 후 반격을 개시한다.. 무열왕 2년 신라군이 조비천성(현 충북 영동군)의 백제를 공격하는데, 그 전투에서 요석공주의 남편인 김흠운이 전사한다..그당시 신라군이 진격하면서 부른 노래가 양산가란다..

요석공주는 전쟁과부가 되었다..

전쟁과부 문제로 일부다처제를 수용하였다는 종교도 있듯이..

원효도 요석공주의 사랑을 거부하기 어려웠으리라..

 

 

 

 

 

관음전 벽화에 원효의 오도장면이 나온다..

원효와 의상은 당시 선의 황금시대를 개막한 당나라 선불교를 배우러 당항성으로 가는 도중..무덤에서 자게되었다.

도중에 깬 원효가 그릇에 담긴 물을 시원하게 마셨는데, 날이 밝아지자 그 그릇이 해골바가지였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 충격을 받았다..

그때 문득 온 깨달음..

심생즉 종종법생(心生卽 從從法生)

심멸즉 종종법멸(心滅卽 從從法滅)

 

마음이 일어나니 온갖 현상(감정,인연 등)이 일어나고

마음이 사라지니 온갖 현상(감정,인연 등)이 사라진다..

 

그밤의 한모금의 물이 그동안 그가 오어사에서의 혜공과의 대화에서도 해결못한 마지막 궁금증에 한 갈증을 시원하게 해결해주었다..

불경에 나오는 불이법(不二法), 연기설(緣起法), 무생법인(無生法印)의 도리를 증득했던 것이다..

그는 더이상 당나라로 구도행각할 이유가 없었다.. 

그길로 의상과 헤어져 서라벌로 돌아왔다..

물론 그가 당나라에 갔었다면 아마 그의 나이로 보아 중국 선불교 중흥조 육조 헤능보다 먼저 그의 스승 홍인선사를 만낫을 것이고, 그로부터 인가를 받았을지도...그리하여 필경 중국 선불교의 중흥조는 원효가 되었을지도 모르리..

 

 

 

요석공주도 수행하였다니 그녀는 관세음보살의 마음을 깨달았을까?

 

 

 

절담 밑에선 봉선화도 붉다..

원효는 연기법을 알았으니 그와 요석공주의 인연의 시작과 끝을 알았으리..

길고 긴날 여름철처럼 그저 붉고 붉었으면 그뿐.. 

 

 

 

한승원 저 "소설 원효" 전3권을 추천한다...

젊은 날 원효를 반전사상가로 묘사한 시선이 독특하다..

 

 

 

내려오는 길에 갈래길을 만났는데..오어지로 이어지는 우측 길이 맘에 드는데, 공사로 통행금지상태다..

 

 

 

원효암 돌아오는 길에 이 바위에 사는 고목을 보고 문득 깨달았다..

아! 기운생동(氣運生動)..생기(生氣)..생명의 기운..삶에의 의지가 바로 진실이다..

생명이야말로 우주가 하사한 기적의 선물이다..

 

 

 

 

 

 

 

 

 

혜공,원효이래 고승대덕이 인연을 맺었던 부도탑이 즐비하다..

이젠 자장암으로 올라간다..

 

 

 

상당히 가파르다..허위 허위 올라야 한다..

 

 

 

 

 

 

 

자장암의 대웅전이 우뚝하다..

 

 

 

 

 

대웅전에 서니 저아래 원효암 다리가 아련하다..

 

 

 

 

 

 

 

세존은 어찌하여 도솔천에서 오셨는가?

녹야원 가운데 온갖 꽃이 만발하여 향기가 가득하였기 때문이네..

鹿園苑中百花香 (녹원원중백화향 )

 

 

 

 

 

나는 피리부는 사나이

소를 타고가는 떠돌이

멋진 피리 하나 들고서

언제나 웃는 멋쟁이..

 

 

 

이분들 중에 부처님 꽃을 보고 웃으신 분은 누규?

 

 

 

 

 

 

 

자장암 대웅전 뒤에 적멸보궁이 있다..

태국에 유학하던 스님이 태국승왕에게 석존 진신사리를 기증받아 1998년 봉안하였다..

 

 

 

오어사의 물고기도 기뻐하니 등용문에 오르지 않고 해탈문에 오르겠다.. 

 

 

 

 

 

보궁앞 개미도 기적의 생명 아니랴..

 

 

 

 

천고의 고인들의 자취를 더듬으니 마음은 바하의 브란덴부르크협주곡이라도 듣는듯 평화롭다..

 

 

 

<오늘 걷기> 오어사 - 원효암-오어사 -자장암 왕복 약 2km

<참고 걷기> 원효교 - 자장암 - 오어사 - 원효암 - 오어지 - 출렁다리 -오어사..몇km인지는 걸어봐야..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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