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천의 억새>

삼남길 12코스 나주 평온길을 걸어 광주까지 간다..

 

 

나주 대호동 대호제 저수지에서 출발한다.. 

 

 

 

지난 번에 저 산아래 정렬사 입구를 지나왔었지..

 

 

 

 

메리골드 나나 볼레로(공작초)와 감이 주황의 하모니를 이룬다..

 

 

길이 문득 어느 집으로 사라진다..사유지 주인이 길을 막았나 보다..

 

 

 

떨어진 양말 기우듯 어렵사리 길을 찾아 걷는다.. 

 

 

과꽃과 손을 흔들며 지나치다 보면 조선시대 청암역터를 만난다..이길이 삼남길이라는 증거..

 

 

 

 

 

석류가 익어간다..

옛노래 읖조리면 걷는다..

 

밤이 지나고 햇살이 부실때
빨간 알알이 석류는 붉는데
차거운 별아래 웃음이 지면서
메마른 가지에 석류 한송이

가을은 외로운 석류의 계절

 

**

타오르는 정열에

앵도라진 입술로

남 몰래 숨겨온

말 못할 그리움아

이제야 가슴 뻐개고

나를 보라 하더라

나를 보라 하더라

(김민부, 석류)

 

  

 

 

영산강 지류인 장성천을 따라 간다..

 

 

이 장성천에 합류하는 감정천 제방으로 건너간다.. 

 

 

 

 

 

감정천 제방에는 억새와 갈대가 사람 키보다 높이 솟았다..

 

 

 

 

 

뚱딴지와 호랑나비 멋진 살사춤이라도 추는듯.. 

 

 

 

 

 

갈대와 억새 하늘 향해 자라면 하늘은 그만큼 더 높아지네..

 

 

 

 

 

 

 

 

 

이 길은 주로 포장길이다..발바닥에서 불이 난다..

광주에 들어가 지친 발바닥을 식힌다.. 

 

 

평동저수지를 지나고..

 

 

 

논두렁으로 접어들자 발도 신났다..

벼이삭이 굵어 모두 고개를 숙엿네..

 

 

겁이라곤 모르는 이 녀석, 당랑권이라도 할 테세다..

아서라..고수는 참을 줄도 알아야 하느니..

 

 

운평저수지와 운평마을을 지난다..

주변에 복룡산과 용진산이 잇고  그사이를 황룡강이 흐르니 그야말로 삼룡이 노는 격이라..

용이 노는 곳이 구름 사이니  당근 동네 이름이 운평이란다..

 

 

 

 

황룡강에 합류하는 평림천의 죽산교에는 베스 낚시꾼들의 즐거운 소란..

 

 

이제 종착지 황룡강의 송산유원지가 눈앞이다.

 

 

불나는 발바닥을 식히는게 급선무..

도시구간이라 포장길이 많으니 발바닥에 불이 난다..

그래도 틈틈히 갈대와 억새..논두렁과 밭두렁..코스모스와 뚱딴지가 반겨주었지..

인간의 역사도 그렇다..지루한 몇만년의 구석기시대와 찬란한 몇백년의 근세 역사로 구성되었고..

인생길도 그렇다.. 지루하고 긴 유년기, 노년기와 찬란하고 짧은 장년기로 구성되었듯이

삼남길도 그렇다고 너무 타박할 일이 아니다..

그저 분수껏 타박 타박 걸으면 그뿐..

그또한 참다운 길 아니던가..

 

 

 

 

 

 <오늘  걷기> 대호제 - 청암역터 - 장성천 - 감정천 - 노안역 - 평동저수지 - 운평마을 - 죽산교 - 송산유원지 약 1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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